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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군사훈련 연기에 이어 9일 고위급 남북회담 성사…文, ‘한반도 운전대’ 결국 잡았나

  • Editor. 이상래 기자
  • 입력 2018.01.05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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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문제가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북한 대표단 평창올림픽에 대한 고위급 남북회담 성사는 바로 문 대통령 ‘평창 구상’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인 셈이다. 최근 경직된 남북관계에서도 고위급 남북회담을 이끌어 낸 문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고위급 남북회담과 관련해 “오늘 북한은 10시 16분경 우리 측에 회담과 관련한 전통문을 보내왔다”며 “북측은 우리 측이 제의한 9일 판문점 평화의집 회담 제안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백 대변인은 “회담 개최와 관련한 실무적인 문제들은 문서 교환 방식으로 협의하기로 했다”며 “의제와 관련해서는 평창올림픽 경기대회를 비롯한 남북관계 개선 문제이다. 명의는 북한의 조평통위원장 리선권, 수신은 대한민국 통일부 장관 조명균으로 돼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우리 측이 제안한 고위급 남북회담 수용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평창올림픽 이후로 연기하기로 합의한 것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김정은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무엇보다 남북 사이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적 환경부터 마련하여야 한다”고 강조한 대목은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실어준다.

한미군사훈련 연기는 전날 오후 10시부터 30분간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통화에서 전격적으로 합의됐다.

당초 남북 대화에 회의적인 입장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 대화한 후 생각을 바꾼 것이다. 도널드 대통령이 지난 2일 트위터에 “누군가가 (김정은에게) 나에게도 핵 버튼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길 바란다”며 “그의 것보다 훨씬 크고 강력하다. 그리고 나의 버튼은 작동한다”고 북한 노동당 김정은 위원장에게 경고를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배경에는 문재인 대통령 ‘한반도 평화구상’에 공감을 하면서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통화에서 “남북대화 과정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며 우리는 남북대화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과 북한의 대화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고 언급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대화 성사를 평가하고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희망한다”며 “남북대화 과정에서 우리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알려달라”라며 화답한 대목은 이러한 분석을 잘 뒷받침해준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부터 줄곧 천명한 대한민국이 주도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한반도 운전대론’을 재조명시킨다.

문 대통령 ‘한반도 운전대론’은 그동안 여러 비판에 직면해왔다. 북한의 무력도발은 끊이지 않았고 우리 측의 적십자 회담과 군사회담은 북한에 외면당했다. 이런 가운데 ‘코리아 패싱’까지 대두돼 문재인 대통령 ‘한반도 운전대론’은 부족한 현실 인식이었다는 질타가 쏟아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포기하지 않았다. ‘코리아 패싱’에 대해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국빈방문한 자리에서 “한국은 굉장히 중요한 국가다, 그리고 한국을 건너뛰는(스키핑 skipping) 일은 없다고 이 자리에서 명확히 밝힌다”고 언급해 논란을 잠재웠다.

이러한 동력으로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평창 구상’을 꺼내들었고 실제로 지난해 12월 미국 측에 한미훈련 연기를 제안했다. 그로부터 판문점 대화채널이 693일 만에 복원, 한미훈련 연기합의에서 남북회담까지 성사됐다.

문재인 대통령 ‘한반도 평화구상’에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통화에서 “미국은 100% 문 대통령을 지지한다”며 전폭적인 신뢰를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제 한반도 문제에 있어 조수석이 아닌 운전석에 앉았다는 풀이가 나오는 이유다.

9일 고위급 남북회담에 대해 청와대는 평창·남북관계 개선 논의와 더불어 이산가족 상봉 문제도 다룰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낸 상태다.

전 세계가 한반도 문제에 대해 운전대를 잡은 문재인 정부가 한미군사훈련 연기 합의와 고위급 남북회담 성사를 이뤄낸 흐름 가운데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관계의 새로운 전환점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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