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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목표 추진에 박상기·최종구는 보이는데…'김동연 패싱'?

[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가상화폐를 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투기·도박 수단으로 보는 것이고, 하나는 새로운 혁신적인 금융상품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가상화폐 열풍이 전국을 휩쓸면서 정부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11일 가상화폐를 ‘투기도박 수단’으로 바라보는 법무부 기존 입장을 채택하고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 추진에 나설 방침을 발표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추진을 발표한 반면 경제수장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침묵을 지켜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상화폐 폭락?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1일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목표 방침을 발표한 가운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입장을 내놓지 않아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은 김동연 부총리 경제수장. [사진=뉴시스]
 

박상기 장관은 “가상화폐 거래가 사실상 투기, 도박과 비슷한 양상으로 지금 이뤄지고 있다”며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한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고, 거래소 폐쇄까지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가상화폐가 금융투자와 투기의 성격을 띠고 있는 만큼 경제부처로서는 중요한 이슈라는 점을 고려하면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반응이라는 분위기다.

일각에서 정부 결정 과정에서 기재부가 배제됐다는 이른바 ‘김동연 패싱’이라는 말이 오갈 정도다. 실제로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 공식입장을 법무부 장관이 발표하는 것도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실어주기도 한다.

박상기 장관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관련 부처 협의 상황에 대해 “폐지 법안에 대해 부처 간 이견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그간 정부의 결정 과정을 짚어보며 ‘김동연 패싱’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가상화폐 열풍이 불어오면서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김동연 부총리는 가상화폐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김동연 부총리는 “가상화폐는 새로운 분야로서 확장성이 큰 반면 규제가 없어 투자 피해가 염려돼 우리도 상당히 고민하는 부분”이라며 “금융위원회(금융위)가 하는 게 좋을지, 우리가 좀 더 역할을 할 게 있을지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가상화폐의 혁신성과 부작용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해 대책을 마련 중이라는 얘기다.

가상화폐 폭락?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목표 방침 발표하는 박상기 법무부장관. 기재부 장관인 김동연 부총리는 경제수장이지만 별다른 입장이 없었다. [사진=뉴시스]

그로부터 두 달 뒤에도 김동연 부총리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김 부총리는 지난해 12월 11일 취재진과 만나 “금융이나 거래 측면에서 혁신인 측면도 없지는 않다”면서도 “투자자 보호나 투자 과열과 관련해 일부 규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 두 가지 측면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투기 과열과 해외 동향, 추세를 같이 검토하며 예의 주시 중”이라며 “부처 간 고민과 협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같은날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회는 기재부와 다른 입장을 내놓는다. 최종구 금위원장은 당시 취재진과 만나 가상화폐를 놓고 “지금으로선 부작용 최소화에 맞춰져 있다”면서 “절대로 거래소를 인가한다든가 선물 거래를 도입하는 방식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상화폐 거래를) 금융 거래로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혁신성보다는 부작용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그 뒤 정부 입장은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발언을 통해 명확하게 정리됐다. 김 부위원장은 “가상통화(가상화폐)와 관련해 큰 규제는 법무부가 맡는다”며 “(규제안은) 법 근거와 시장 영향을 종합 분석해서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위는 제도권 금융회사가 가상통화 거래에 뛰어들지 못하도록 막는 일을 주로 한다”며 “시간이 지나서 가상화폐 시장이 잠잠해진다면 모를까, 앞으로도 금융회사는 가상화폐와 관련된 거래를 취급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등 가상화폐 대책과 관련해 법무부와 금융위원회 역할을 명확히 제시한 것이다.

그로부터 기재부는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 분야에 국한돼 입장을 발표했다. 김동연 부총리의 가상화폐에 대한 관점은 더 이상 없었고, 최영록 기재부 세제실장이 지난 7일 2017년 세법개정 시행령 개정안 사전 브리핑에서 가상화폐 과세에 대해 “기본적으로 법인세 등 일부는 현행법으로 과세할 수 있다”면서 “양도소득세를 매기는 것이 타당한지 검토를 하고 입법을 해야 한다. 세원 포착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을 뿐이다.

박상기 장관은 이날 가상화폐 과세와 관련해 “과세는 거래를 인정한다는 방향으로 오도될 수 있다”며 “과세한다고 해서 정부가 앞으로 거래소를 인가한다는 입장과는 전혀 무관하다. 이득이 있으므로 과세해야 한다는 일반론에서 나온 얘기”라며 기재부 과세 검토는 법무부와 금융위가 정한 투기·도박 관점에서 이뤄지는 것임을 명확히 확인했다.

일각에서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추진 등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 대책 마련에서 법무부와 금융위가 전면에 나선 반면 기재부가 다소 소외당한 것이 아니냐며 ‘김동연 패싱’을 거론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상래 기자  srblessed@updow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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