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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역풍 맞은 文정부, 2030세대 지지기반 흔들리는 원투 포인트는

  • Editor. 이상래 기자
  • 입력 2018.01.1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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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한 주 만에 무려 6% 포인트가 떨어졌다. 덩달아 지지율 70%대 지지선도 무너졌다.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에 대한 2030세대의 반감이 컸다는 분석이 제기돼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6~18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해 19일 발표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 비율은 67%로 지난주 대비 6%p가 떨어졌다. 반면 부정평가는 24%로 7%p 올랐다.

특히 부정평가 항목에서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이 5%로 지난주 대비 5%p 이상 큰 폭으로 올랐다. 20대 연령대에서 문 대통령 직무수행 부정평가 지난주 11%에서 17%로 6%p 상승했다. 20대에서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을 두고 반대 여론이 두드러졌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1일 국회의장실·SBS가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72.2%가 ‘단일팀을 무리해서 구성할 필요가 없다’는 결과가 나온 가운데 20대인 19~29세 응답자 중 82.2%, 30~39세 응답자 중 82.6%가 반대한 결과 또한 이러한 해석을 잘 뒷받침해준다.

2030세대가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 관점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선 절차상의 문제다. 절차와 관련해서는 문재인 정부가 자기당착에 빠졌다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바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평가를 거론하면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하면서 “할머니들 의견을 제대로 듣지도 않고, 할머니들 뜻에 어긋난 합의를 일본하고 하게 돼서 정말 할머니들에게 죄송스럽다는 말씀드리고 싶다”며 “대통령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이전) 정부가 일방적으로 합의를 한 것이어서 절차적으로도 아주 잘못됐다고 생각하다”고 덧붙였다. 당사자인 할머니들 의견을 듣지 않고 박근혜 정부가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합의한 것이어서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남북 단일팀 구성이 이같은 일방통행식의 한일 위안부 합의 과정을 되풀이하고 말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남북 단일팀 추진 소식은 정부 관계자 등을 통해 알려졌고 선수단은 논의가 한참 진행된 뒤에야 추진 사실을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새러 머리 감독을 비롯해 선수단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이유다.

2030세대의 북한에 대한 인식이 기성 세대와 다르다는 점도 이유로 제시된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남북 단일팀 논란이 일자 이날 1991년 일본 지바세계탁구선수권에서 현정화·리분희로 대표되는 남북 단일팀 사례를 언급하며 “당시 저는 동아일보 도쿄특파원으로 일했고, 그 때의 감동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며 “이번에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이 거론되자 91년의 감동이 되살아났다”고 회상했다. 당시는 동구 사회주의 국가들이 개혁과 개방으로 냉전시대가 종식되면서 한반도 정세 변화도 국제사회에 주목을 끄는 상황에서 단일팀 구성이 대내외적으로 큰 폭발력을 지녔다.

하지만 새로운 세기로 바뀌면서 세대들의 인식은 크게 격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7월 통일연구원이 발표한 ‘2017년 통일 국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남북이 단일 민족으로서 단일 국가를 이뤄야 한다는 주장에 찬성하는 비율은 나이가 어릴수록 낮았다. 60대 이상 47.3%가 단일 국가에 찬성하는데 비해 20대는 20.5%에 불과했다. 같은 민족이니 단일팀을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가 2030세대에게 큰 공감을 얻지 못한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여전히 고공행진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뜨거웠던 촛불집회를 통해 나라다운 나라를 기대하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아낌없는 지지를 보냈던 2030대가 흔들리고 있다.

평창올림픽을 통해 남북관계의 새로운 전환기를 열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평창구상’이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 논란으로 역풍을 맞고 있는 형국이다. 대의도 중요하지만 수평적인 의사소통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는 절차적인 방법론도 중요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어떻게 흔들리는 2030세대를 포용할 수 있을지 향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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