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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송월 호피목도리와 옅은 미소에 숨겨진 카리스마와 미스터리

  • Editor. 엄정효 기자
  • 입력 2018.01.2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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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엄정효 기자] 검정색 계열의 롱 코트에 화려한 호피목도리까지 두른 채 엷은 미소를 보이며 남녘땅을 밟은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

‘북한의 걸그룹’ 모란봉악단을 이끄는 나이 마흔일곱의 김정은 ‘음악 정치’의 실세로 꼽히는 현송월을 향한 남측의 취재 열기는 예상대로 뜨거웠다. 일거수일투족에서 플래시 세례가 터지는 데도 당황하지 않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 현송월 단장은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 6명을 이끌고 방남 첫날 서울을 거쳐 강릉으로 행보를 이어갔다.

21일 현송월 단장을 위시한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강릉에 도착했다. 오전 10시 50분에 서울역에서 강릉행 KTX에 탑승한 이들은 2시간을 달려 강릉역에 도착했다.

강릉역에 나와 있던 취재진들은 현송월 단장에게 방남 소감과 방남이 당초 일정보다 하루 늦어진 이유 등을 물었으나 답하는 대신 엷은 미소를 보였다. 현송월 단장 일행은 숙소인 강릉의 한 호텔에서 점심식사 후 공연장으로 유력한 강릉아트센터를 찾는 일정을 이어갔다.

이곳의 무대 조건과 필요한 설비, 객석의 규모 등 공연장 전반을 살펴본 뒤 필요한 제반 사안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공연장 후보인 황영조체육관도 둘러볼 것으로 전해졌다.

현송월 단장 일행은 강릉에서 하루 묵은 뒤 22일 서울로 올라와 나머지 일정을 소화하고 1박 2일 방남 일정을 마무리한 후 다시 경의선 육로를 통해 방북할 계획이다.

지난 15일 북한 예술단 파견을 위한 남북 실무접촉 때부터 현송월이 등장하면서 남측 언론에서는 현송월 따라잡기가 시작됐고 우리 국민들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현송월 단장이 한 차례 연기되는 우여곡절 끝에 막상 방남하자 그 관심도는 더 높아졌고 현송월의 커리어가 대중의 화젯거리에 오르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옛 애인이라는 루머가 돌기도 했던 현송월 단장은 앞서 2013년 한 매체에 의해 은하수 관현악단원들과 음란물을 제작해 판매한 혐의로 북한 유명 예술인 10여명과 함께 공개 총살됐다는 오보가 나올 정도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행적이 베일에 가려지기도 했다.

당시 이 같은 가짜뉴스를 보도한 매체는 중국 내 대북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주요 예술단원과 사형수 가족이 지켜보는 상황 속에 기관총으로 공개 처형됐다고 전해 충격을 던졌지만 허위사실로 드러났다.

정반대의 시각에서 나온 보도도 있다. 당시 체포됐던 가수들 중 나머지는 최고 수위의 처벌을 받았지만 현송월 단장만은 김정은의 총애로 처벌을 면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었다.

이어 현송월 단장이 김정은과 북한의 '퍼스트레이디' 이설주가 결혼하기 전 사귀었으며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지시로 관계를 정리했다고 보도까지 나왔다. 김정은은 1984년 생으로 나이 34세, 현송월은 1972년 생으로 나이 46세로 띠 동갑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실제로 현송월 단장이 자취를 감춰 온갖 억측이 퍼져나갔다. 그러나 2014년 현송월 단장은 평양에서 열린 전국예술인대회에서 무대의상이 아닌 군복을 입고 모란봉악단이 2년 만에 큰 명성을 얻었다며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맹세해 건재를 과시했다.

2015년에는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모란봉악단이 중국 베이징에서 공연을 앞두고 북한으로 돌연 복귀해 많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한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일각에서는 중국 내에서 현송월 단장을 김정은의 옛 애인으로 보도된 데에 김정은 위원장이 크게 분노했기 때문이라는 주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연에 불참하게 되자 이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갑작스럽게 귀국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았다.

그러나 공연에서 김정은을 찬양하는 노래를 빼 달라는 중국 측의 요청을 강하게 거부하며 현송월이 현장에서 즉각 철수 결정을 내리는 ‘카리스마’로 김정은 위원장의 신임이 더욱 두터워졌다는 것이 정설처럼 알려져 있다.

김정은 위원장을 둘러싼 묘한 행적과 미스터리에 휩싸였으면서도 남북 관계 개선의 신호탄 격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군사분계선을 넘은 첫 북측 인사가 된 현송월. 아버지 김정일에 이어 ‘음악정치’를 표방하는 김정은 위원장이 믿고 맡긴 평창 올림픽 파견 북한 예술단의 책임자 현송월의 공개 행보와 여유 있는 미소가 그 입지를 방증해주는 듯하다.

모란봉악단은 과감한 의상과 안무로 북한판 걸그룹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방남해 많은 취재진들 앞에서 여유로운 모습과 미소를 보이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현송월. 과연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삼지연 관현악단이 얼마나 인상적인 공연을 보여주게 될지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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