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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흑자 실적 기업들, '美 세이프가드' 넘어 올 1분기에도 하하?

  • Editor. 엄정효 기자
  • 입력 2018.02.02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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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엄정효 기자] 지난해 미국 IT 제품 평가매체인 리뷰드닷컴은 LG전자의 드럼 세탁기를 '대가족을 위한 최고의 세탁기' 1위로 꼽았다. 이유는 세탁 기능뿐 아니라 스팀, 살균세척 기능과 34분 만에 세탁이 가능한 큰 용량은 대가족이 함께 사용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는 것이 이 매체의 설명이다. 뒤를 이어 삼성전자의 애드워시 세탁기와 통돌이 세탁기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소비자들의 신뢰도 상위권을 차지한 삼성전자와 LG전자지만 美 시장조사기업 트랙라인 자료의 2017년 세탁기 시장 업체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17%, 14%를 차지한 반면 미국 업체 월플이 38%로 가장 많은 점유율을 나타냈다.

지난 25일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668억59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음을 밝혔다. MC사업본부(스마트폰)와 VC사업본부(전장)에서 기록한 각각의 영업손실 2132억원, 411억원을 가전제품 분야인 HE사업본부(TV)와 H&A사업본부(생활가전)가 각각 3835억원, 80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손실의 폭을 줄여 4분기 실적 반전을 이뤄낸 덕분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1일 지난해 4분기에만 영업이익 15조원을 넘어섰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53조원을 돌파하며 당기순이익 42조186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중 4분기 생활가전 사업은 북미 등 선진국 수요 증가 속에 플렉스 워시 세탁기, 듀얼오븐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괄목 성장했다.

하지만 이렇게 미국 소비자들에게 두터운 신뢰를 쌓아 전체의 31% 점유율을 차지한 한국산 세탁기에도 위기가 닥쳤다. 4분기 실적에서 흑자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던 삼성전자와 LG전자에도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바로 미국 정부가 가동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23일 삼성전자와 LG전자 브랜드 등 한국산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발동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는 수입산 가정용 세탁기에 대해서 저율관세할당(TRQ) 기준을 120만대로 설정하고, 시행 첫 해에는 120만대 이하 물량에 대해서는 20%,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5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2년차에는 120만대 이하에는 18%, 그 이상에는 45%의 관세를 부과하고 3년차에는 16%, 40%가 각각 붙는다.

세이프가드 조치가 향후 1분기 실적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LG전자 관계자는 "미국 테네시주에 짓고 있는 세탁기 공장을 올해 3분기 말이나 4분기 초까지 가동할 수 있도록 앞당기고 있다"면서 "2019년 초 가동할 계획이었으나 세이프가드로 인해 시기를 앞당기고 있는 특수상황 때문에 현지에 공급하는 물량에 대해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완제품 재고를 상당 부분 확보했기 때문에 관세를 내며 공급해야 할 물량은 크지 않다"며 "초기에 영향은 있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부품 관세와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삼성전자도 미국법인 홈페이지에 "2018년 초 사이스캐롤라이나 삼성전자 공장에서 세탁기를 생산할 예정이라 관세부과 조치는 필요치 않다"는 내용의 글이 실릴 정도로 반응이 민감하다.

우리나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23일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기구 정례 회의에서 세탁기 분쟁과 관련해 미국에 대한 양허관세 정지 승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우리 측이 신청한 양허정지 금액은 7억1100만달러로 미국 측의 협정 위반 조치로 인해 발생한 한국산 세탁기의 대미 수출 차질액을 계산한 결과다.

양허관세는 관세율을 정한 뒤 특정품목의 관세를 그 수준 이상으로 부과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말한다. 양허관세 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미국의 한국 수출 상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산업부는 지난달 26일 부당한 세이프가드 조치에 대해 보상협의, 분쟁해결절차 등 세계무역기구 협정상 보장된 권리를 적극 행사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또 우리 기업의 미국 공장 조기 가동,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공공부문의 세탁기 구매 물량을 포함해 국내 내수 확대를 통해 기업의 피해를 완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문제는 한국산 세탁기뿐 아니라 중국, 한국 등에서 수입한 태양광 셀과 모듈에 대해 2.5기가와트를 기준으로 1년차에는 30%, 2년차에는 25%, 3년차 20%, 4년차 15%의 관세가 부과된다는 것이다. 한국은 말레이시아와 중국에 이어 3위 대미 수출국으로 미국 수입 태양광시장의 15.6%를 차지하는 만큼 세이프가드 조치에 우리 태양광 산업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태양광전지와 세탁기에 이어 페트수지에도 세이프가드 권고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업체들은 현지에 생산 공장을 확대해 조치를 피해가려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정부도 무역 장벽을 낮추기 위해 국제적 협정에 참여하는 등 시도를 하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세이프가드 조치와 관련된 기업들의 향후 1분기 실적이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예상대로 실적이 나타날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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