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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감독 '동성애자의 해명'에도 뜨거운 논란…'동성 성폭행' 피해 여감독의 반박은?

  • Editor. 박지효 기자
  • 입력 2018.02.0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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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박지효 기자] 안태근 성추행 사건으로 불붙은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운동'이 영화계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영화계에서는 배우 조덕제와 김기덕 감독 등의 성추행 사건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런 와중에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동기 출신인 동성 감독 성폭행 논란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여감독이 자신의 실명을 공개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현주 감독은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성폭행 논란에 대해 "이 사건으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는 것보다 부모님이 받으셨을 충격과 아픔을 먼저 위로해 드리는 것이 자식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동성 감독 성폭행 논란에 대해 이현주 감독이 자신의 실명과 함께 억울하다는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사진출처=SBS '청룡영화상']

이현주 감독은 여전히 무죄를 주장하며 "피해자 B가 성관계를 원한다고 여길만한 여러 사정이 있었고 자연스레 피해자 동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후에도 피해자와 함께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면서 "그 이후 한동안 연락이 없다가 한 달 뒤에 고소한다는 말을 전해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판 과정에서 동성애에 대한 편견과 왜곡된 시선은 감당했으나 자신의 주장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아 너무나 억울하다고 덧붙였다.

이현주 감독은 "성 소수자로 살아가는 것은 힘든 일이기에 저는 제 양심에 거리낌 없이 행동하고 스스로에게 거짓말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왔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매우 참담하다"면서 "제 의도나 당시 가졌던 생각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큰 처벌을 받고 살아가는 것도 힘든 상황에서 사실과 다른 얘기가 사실인 듯이 퍼지고 있다. 저는 여성이며 동성애자고 관련된 영화를 찍었던 입장으로 너무나 괴롭다"고 주장했다.

이현주 감독이 이같이 억울하다고 주장하자 피해자인 여감독 A씨도 자신의 SNS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피해자 A씨는 "가해자가 '밥 먹고 차 마시고 대화하고 잘 헤어졌는데 한 달 뒤 갑자기 신고했다'고 했으나 이는 거짓말"이라며 "해당 통화 후 두 번의 통화에서 가해자는 나에게 화를 내고 다그치며 심지어는 '모텔비를 갚아라'고 했다. 사과를 받기 위해 내가 먼저 전화를 했으나 나를 탓하는 얘기만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달이라는 시간은 사건이 발생한 날 동석한 동기오빠들에게 이 사실을 알린 시간이기도 했다. 동석자 오빠들은 당시 상황을 말해줬고 조금씩 이게 범죄라는 걸 깨달아간 시간이기도 했다"며 1심 판결문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피해자 A씨는 "그 길고 치졸한 변명 속에 나에 대한 사죄는 어디 있나? 순수한 마음으로 당신을 응원한 영화팬들에 대한 사죄는 어디에 있는가?"라며 "내가 몹쓸 짓을 당했던 그 여관이 당신의 영화에 나왔던 그 곳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을 때 느낀 섬뜩함을 다시금 당신의 입장문을 읽으며 느꼈다"고 글을 맺었다.

이현주 감독의 동성 감독 성폭행 논란에 한국영화감독조합은 이현주 감독을 제명했으며 여성영화인 모임도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수상 취소를 결정했다. 사진은 이현주 감독이 동성애를 그린 영화 '연애담.' [사진출처=영화 '연애담' 포스터]

앞서 지난 1일 피해자 A씨는 이현주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해 영화계에 ‘미투 운동’을 불러왔다. A씨는 "2015년 봄 이현주 감독이 만취해 정신을 잃은 나에게 유사성행위를 해 준사유강간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이현주 감독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성폭력 교육 40시간 이수 명령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지난해 12월 12일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을 받은 이현주 감독이 성폭력 범죄에 대한 사실이 A씨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지자 사단법인 한국영화감독조합은 지난 5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이현주 감독을 제명했다.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주최 측인 사단법인 여성영화인모임도 그날 이사회를 통해 이현주 감독의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수상 취소를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이런 가운데 한 매체는 영화진흥위원회가 이현주 감독의 동성 성폭행 사건에 대해 조사팀을 꾸려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영진위 관계자는 "사건과 무관한 내부 직원과 외부인들로 구성해 조사팀을 꾸리고 있다. 상황과 경위를 조사한 후 그 결과에 따라 관계자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과 향후 혹시라도 유사 상황이 생길 때 대응할 수 있는 메뉴얼을 만드는 것까지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여성영화인모임 등 관련 단체들과 논의를 거쳐 상담, 법률지원, 성폭력 실태조사 등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2월 말 정도에 조사결과 보고서가 나올 것"이라며 "이런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다루고 지원하기 위해 '한국영화성평등센터'를 열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안태근 성추행 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영화계 동성 성폭행 사건까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현주 감독은 억울하다는 입장으로 해명했고 피해자 A씨는 이현주 감독이 사과도 없었으며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같은 공방 속에 대법원 판결로 유죄까지 확정된 이 사건이 영진위의 조사를 통해 영화계에서는 어떤 식으로 재조명될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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