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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3연속 메달 피날레는 은빛, 고다이라 나오 품은 눈물은 금빛 "올림픽 12년, 그대는 영원한 챔피언입니다"

  • Editor. 박지효 기자
  • 입력 2018.02.1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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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박지효 기자] '빙속 여제' 이상화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하지 못했으나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며 네 번째 올림픽의 아름다운 여정을 마무리했다. 강력한 라이벌인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는 4년 전 이상화가 소치 올림픽에서 세운 37초28의 올림픽 기록을 경신하며 36초94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상화는 18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단판 레이스에서 37초33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2006년 5위로 시작해 2010·2014년 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 최단거리의 여왕으로 우뚝 선 이상화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12년 동안 4번의 올림피아드를 누볐다. 이상화는 여자 500m에서 사상 세 번째로 3연속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미국의 토니 블레어는 1984년 사라예보 올림픽 8위, 1988·1992·1994년 500m 유일의 3연패를 차지, 10년 동안 빙속 최단거리 여왕의 자리에 오른 바 있다. 동독의 카린 엔케-카니아도 1980년 금, 1984년 은, 1988년 동메달로 3연속 메달을 따냈다. 그렇지만 이상화는 이들보다 더 오랫동안 올림픽 도전을 이어갔고 평창에서 아름다운 피날레를 고한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결승선을 통과한 뒤 이상화는 뜨거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태극기를 들고 링크를 돌면서도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숙적관계로 그간 경쟁해왔던 고다이라 나오가 일장기를 어깨에 두른 채 이상화에게 다가와 위로의 말과 포옹했다.

이상화는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당시 고다이라 나오와 어떤 얘기를 나눴냐는 질문에 "존경스럽다"고 말했으며, 고다이라 나오도 이상화에게 "당신에게도 배울 점이 많다"며 서로를 격려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시즌 이상화를 번번이 이겼던 고다이라 나오는 이상화가 레이스를 포기한 1000m에서 은메달에 그쳤지만 500m에서 끝내 일본 여자선수로는 처음으로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이상화의 어머니 김인순 씨와 아버지 이우근 씨가 올림픽 무대에서 처음으로 딸 딸을 보기 위해 강릉링크를 찾았다. 이에 이상화는 "그래서 더 의지가 됐고 힘이 됐다"고 울먹이며 "우리나라에서 해서 더 힘이 됐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마지막 올림픽 레이스가 조금 아쉽지만 이미 지나가버린 것이라며 특유의 솔직하고 시원스런 답을 내놓은 이상화는 혼신의 힘을 링크에 모두 쏟아냈다. 메달 색깔만 다를 뿐 뜨거운 눈물로 3연속 포디엄에 선 이상화에게 국민들은 위로와 축하를 보내고 있다.

고질적인 왼쪽 무릎 부상과 싸우다 지난해엔 그렇게 받기 싫어했던 하지정맥류 수술로 평창의 아름다운 도전만을 위해 달려온 이상화. 소치의 영광에 만족하며 은퇴할 수도 있었지만 삼수 끝에 유치한 평창에서 한국 빙속의 프라이드를 지키고자 고통과 싸워왔고 끝내 후회없는 승부로 강릉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금빛만큼 찬란한 은빛 질주였다.

이상화뿐 아니라 상대 선수를 이용해 38초251로 12위에 오른 김현영과 첫 출전하는 올림픽에서 38초534로 16위에 오른 김민선에게도 큰 박수가 이어졌다.

이상화가 값진 은메달을 거머쥔 가운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대표팀이 준준결승에서 상쾌한 첫 발을 내딛었다. 맏형 이승훈을 비롯해 1500m 깜짝 동메달을 따낸 김민석, 2001년 생으로 올해 고교 2학년이 되는 막내 정재원까지 태극트리오가 찰떡같은 호흡을 맞추며 3분39초29의 기록으로 전체 8개 팀 가운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남자 팀추월팀은 오는 21일 준준결승에서 4위를 차지한 뉴질랜드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준준결승에서 1위를 차지한 한국은 최강 전력으로 불리는 네덜란드를 피해 4위 뉴질랜드와 만나는 대진까지 스스로 엮어냈다. 2위를 차지한 네덜란드는 3위 노르웨이와 준결승에서 만난다.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하며 12년 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올림픽 시계의 스톱워치를 누른 이상화의 아름다운 역주와 뜨거운 눈물에 격려가 이어지고 있다. 이상화-고다이라 나오의 열전을 중계한 제갈성렬 해설가는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당신이야말로 이 시대 진정한 챔피언입이다”라고 후배에게 뜨거운 헌사를 바쳤다. 박지성처럼 무릎 통증으로 오랜 선수생명을 이어가지 못하게 됐지만 살신투혼을 빛냈던 이상화의 고단한 여정은 그렇게 아름답게 끝났고 올림픽사에 영원한 빙속 레전드로 이름을 아로새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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