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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출구조사 압승, 24년 집권 '21세기 차르' 등극…'스트롱맨' 삼국지에 신냉전 우려까지

  • Editor. 이상래 기자
  • 입력 2018.03.19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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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21세기 ‘차르’ 탄생이 임박해 지구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현 대통령이 출구조사에서 압도적 표차로 승리할 것이 점쳐지면서다. 푸틴 출구조사로 사실상 4선을 앞둔 푸틴 대통령이 2024년까지 장기집권으로 ‘신 차르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투표가 오후 8시 마감된 후 러시아 국영 여론조사기관 'VTsIOM(브치옴)' 이 공개한 출구조사에서 푸틴 대통령은 73.9% 득표율을 획득한 것으로 집계됐다.

압도적 표차의 푸틴 출구조사가 나오면서 푸틴은 4년 대통령 중임으로 8년, 실세 총리 4년, 현 6년 임기 대통령에 이어 이번에 또다시 6년 재집권에 성공, 무려 24년 동안 권좌를 누리게 됐다. 이는 옛소련을 1922년부터 31년 동안 통치한 스탈린 전 공산당 서기장에 이어 두 번째 장기 집권이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푸틴이 2024년 임기를 끝으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연임금지 조항이 담긴 러시아 헌법을 바꾸고 푸틴이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푸틴은 2030년에 다시 대통령 선거에 나갈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웃기는 질문이다. 여러분은 내가 100세까지도 이 자리에 앉아 있을 것으로 생각하냐”며 반박했다.

푸틴의 연임 배경은 강력한 러시아를 원하는 국민들의 열망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애국주의’ 마케팅을 적극 펼쳤다.

푸틴은 미국 등 서방이 강하게 반발하는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에 대해 반환조치는 없다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또한 푸틴은 최근 국정 연설에서 미국의 미사일 방어막을 뚫을 수 있는 신형 핵무기를 개발했다며 군사력도 과시했다.

‘강력한 러시아’를 표방하는 푸틴 대통령 연임은 최근 국제적인 분위기와 맞물린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러시아 주변국이면서 또 하나의 강대국인 중국도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집권 시대의 토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중국 헌법은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은 물론 원칙적으로 종신집권을 가능케 수정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또한 중국 헌법 서문에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삽입하기도 했다. 중국 역사상 현직 국가주석의 이름을 명시한 ‘사상’이 헌법에 삽입되기는 이번이 처음인 만큼 시진핑 주석의 위상이 과거 어떤 지도자보다 권력이 집중됐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를 처음 정복한 진시황제에 빗대어 ‘시황제’라고도 불리는 이유다.

중국에 이어 러시아 또한 장기집권의 강력한 지도자 시대를 맞은 배경은 미국과 관련이 없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지난해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며 ‘스토롱맨’을 자처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연설에서 “오늘부터 새로운 비전이 미국을 지배한다. ‘미국 우선주의’다. 무역·세금·이민·외교 정책의 모든 결정은 미국 노동자와 가정이 혜택을 누리도록 이뤄진다. 우리의 물건을 만들고 우리의 회사를 훔치며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는 외국으로부터 우리 국경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한 대목은 ‘미국 우선주의’를 잘 보여준다. 그리고 주요국들과 무역전쟁을 통해 그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 등장에 자연스레 그동안 외교적 긴장관계를 유지했던 중국과 러시아 내부는 그만큼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푸틴 대통령 연임 비결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 포위당했다는 러시아 국민들의 전통적 피해의식을 푸틴이 영리하게 자극해 강력한 지도자상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한 대목은 이러한 분위기와 일맥상통하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미국과의 세계 패권 경쟁 속에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시진핑 장기집권 정당성을 부여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세 강대국에 새로운 ‘스토롱맨’들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일각에서는 신냉전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관세폭탄 등의 ‘무역전쟁’은 이미 총성을 울렸다. 중국 러시아 지도자들도 미국과 경쟁할 뜻을 분명히 했다. 시진핑 주석은 “서구식 자유주의나 자본주의를 더이상 추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푸틴 대통령도 “미국과 새롭게 무기 경쟁을 하겠다”고 천명했다.

‘신냉전’ 우려 속에 과거 냉전시대 그늘에서 자유롭지 못한 우리나라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러시아 대선에서 압도적 푸틴 출구조사 결과로 21세기 차르 시대의 공식 대관식만 남겨둔 가운데 ‘스트롱맨’들이 대립하는 열강들 틈바구니 속에 위치한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적 행보가 더욱 중요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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