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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구속 “모든 것이 내탓”...장제원 유인촌 배웅 속 최첨단 서울동부구치소 수감 왜?

  • Editor. 조승연 기자
  • 입력 2018.03.23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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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조승연 기자] “지금 이 시간 누구를 원망하기보다는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한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22일 밤 서울지방법원 박범석 영장전담판사가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전날 새벽 친필로 준비했던 입장문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하면서 구속 수감되는 심경을 이같이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16일 자신의 ‘집사’격인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구속 수감된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 수사는 보수 궤멸을 겨냥한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보고 있다”고 문재인 정부에 직격탄을 날린 뒤 두 달여 뒤 영어의 몸이 된 것이다.

지난 14일 전직 대통령으로는 사상 네 번째로 검찰에 출석하면서 “전직 대통령으로서 물론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지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며 ‘정치 보복’ 프레임에서 톤은 낮췄지만 여전히 ‘표적수사’를 암시하며 밤을 넘겨 조사를 받은 지 8일 만에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되는 운명을 맞았다.

1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두 번째 전직 대통령’이라는 불명예 대신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불출석의 불리함을 알면서도 ‘정치투쟁’을 선택한 끝에 수감 상태에서 검찰 수사에 이어 법정싸움을 벌이게 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10개월 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며 "바라건대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 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라고 밝힌 뒤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했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부장판사는 이날 밤 11시 6분께 서울중앙지검이 110억원대 뇌물수수, 350억원대다스 횡령 등 14개 혐의로 청구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정치보복 프레임 속에 항전의 의지를 담은 포석으로 승부수를 던져 자신을 변호할 마지막 기회를 포기함에 따라 MB 구속영장 발부는 법원 통계 상으로 어느 정도 예견됐다. 지난해 피의자가 불출석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101건 중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사례는 단 1건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박범석 부장판사는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의견서, 변호인 의견서 등 서류를 검토해 영장 발부를 결정했다. 박 부장판사는 "범죄의 많은 부분에 대하여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 범죄의 중대성 및 이 사건 수사과정에 나타난 정황에 비추어 볼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으므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타당성)이 인정된다"고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대기하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정께 호송차량을 타고 서울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구치소로 이동해 독거실에 수감됐다. 

이 전 대통령이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할 때는 유인촌 전 문화부 장관과 이동관 공보수석, 이효재 수석비서관, 이재오 전 의원 등 측근 인사들과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과 권성동 의원 등이 배웅했다. 드라마에서 MB역을 맡아 인연이 깊은 유인촌 전 장관은 검찰 조사 뒤 귀가하는 MB를 찾았으며, MB정부 때 정계에 발을 내딛은 장제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눈물이 자꾸 흐른다. 지금 이 순간 결코 잊지 않겠다“는 심경을 밝혔다. 아들 이시형 씨도 자택 앞에서 울먹이며 서울동부구치소로 행하는 아버지를 바라보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골목길 성명’ 대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자필편지로 입장을 밝힌 뒤 자택을 나와 일일이 측근들과 인사를 나누고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했다. 

이에 따라 전두환·노태우 구속 이후 23년 만에 박근혜·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 동시 구속되는 역사의 악순환이 재연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들에 이어 사상 네 번째로 부패 혐의로 구속된 대통령으로 헌정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경호 상의 이유 등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서울동부구치소에서 검찰의 방문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정치인이나 기업총수, 고위공무원 등의 경우 구속 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지만 현재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명박 전 대통령 수감 장소가 서울동부구치소로 결정됐다. 서울구치소 측에서 전직 대통령 2명을 동시에 수감하는 것에 부담을 느껴 분산 수감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공범인 김백준 전 기획관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돼있는 점도 반영됐다. 

지어진지 1년도 채 안되는 서울동부구치소는 지상 12층의 최신식 건축물로 들어서 ‘도심속 교정시설’로불린다. 지난해 6월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서 문정동 법조타운 자리로 옮겨 신축하면서 이름도 성동구치소에서 서울동부구치소로 바뀌었다. 

지난해 9월부터 운영에 들어간 서울동부구치소에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혐의를 받는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국정농단 사범 최순실씨가 각각 7.33㎡(2.2평), 5.15m²(1.5평) 크기의 독방에 수감돼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된 독거실(3인용 혼거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독방(12.01㎡)과 비슷한 11㎡(3.3평) 규모로 알려졌다.

영장심사 불출석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뒤 자필편지로 “모든 것이 내 탓”이라는 심경을 밝히며 서울동부구치소에 구속 수감되는 운명을 맞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앞으로 방대한 혐의에 대해 검찰과 얼마나 팽팽한 법리싸움을 벌이게 될지 그 공방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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