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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불행한 역사 유감의 뜻”,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에 첫 공식석상 유감 표명…한-베트남 정상 ‘미래지향 공동선언’

  • Editor. 이상래 기자
  • 입력 2018.03.2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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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우리 마음에 남아있는 양국 간의 불행한 역사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 가진 양국 정상회담에서 '한·베트남 미래지향 공동선언'을 발표하기 전 밝힌 대목이다. 공개석상에서 우리나라 대통령이 베트남 민간인 학살 사건에 ‘불행한 역사 유감의 뜻’을 표명한 것은 문 대통령이 처음인 만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베트남 하노이 주석궁에서 열린 한-베트남 정상회담에서 한·베트남 미래지향 공동선언을 하기 전 꽝 주석과 만나 “모범적인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가고 있는 가운데 우리 마음에 남아있는 양국 간의 불행한 역사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양국이 미래지향적인 협력 증진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당초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베트남에 대한 과거사를 언급할 가능성이 낮다는 해석이 지배적인 분위기였다. 뉴시스에 따르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베트남 국민들은 한국인 마음을 이미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측을 깨고 우리와 베트남 과거사에 대해 ‘불행한 역사 유감의 뜻’이라고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것은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11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호찌민-경주 세계문화엑스포 2017’ 행사 때 문 대통령이 영상 축전을 보내 “한국은 베트남에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제 베트남과 한국은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경제 파트너이자, 친구가 되었다”고 언급한 대목은 이러한 해석을 잘 뒷받침해준다.

공개석상에서 유감을 표명한 것은 문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중 처음이지만 앞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도 언급한 적이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1998년 베트남 방문 시 쩐 득 렁 당시 베트남 국가주석에게 “본의 아니게 베트남 국민에게 고통을 준 데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당시 역대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호찌민 전 국가주석의 묘소를 찾아 헌화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2004년 베트남을 국빈방문해 “우리 국민은 마음의 빚이 있다”며 베트남전 참전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이날 문 대통령과 꽝 주석은 정상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를 심화시켜 나가기로 하고, 오는 2020년까지 연간 교역액 1000억달러 목표 달성을 위해 균형적이고 지속적인 교역을 증진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한·베트남 미래지향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양 정상은 "미래지향과 상호존중이라는 정신 하에 지난 25년간 양국 관계 발전성과를 계승하고 이어나가 호혜적이고 적극적이며 창의적인 협력관계의 토대를 더욱 공고히 하며 각 분야에서의 교류협력을 확대, 심화시켜 향후 한·베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격상시키고 보다 더 풍부하게 해나가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베트남 민간인 학살 사건에 대해 ‘불행한 역사 유감의 뜻’을 표명한 문 대통령 모두 발언에 꽝 주석은 “훌륭한 말씀 감사하다”고 화답한 뒤 한·베트남 미래지향 공동선언까지 발표한 만큼 이번 계기로 양국 관계가 한 단계 도약할 수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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