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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 신규 환자 감소에 안심은 금물, '잠복 결핵'의 소리 없는 습격이라면?

  • Editor. 조승연 기자
  • 입력 2018.03.2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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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조승연 기자] 서울시는 제8회 결핵예방의 날(24일)을 앞두고 의미 있는 성과를 내놓았다. 지난해 결핵에 걸린 노숙인을 시설에 입소시켜 96%를 완치시켰다는 결과다. 1년 동안 노숙인 결핵관리 민관협의체 사업을 통해 입소형 결핵관리시설인 미소꿈터 치료성공률 96%, 보건소와 결핵연구원 등 지역사회 기반 돌봄 사업 치료성공률 82%를 달성했다는 것이다. 이는 일반 노숙인 결핵환자 치료성공률 58%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이렇게 ‘후진국 병’으로 일컬어지는 결핵은 보건당국과 지방단치단체가 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해결할 수 있는 질환이다. 

결핵 신규 환자가 줄어들고 있지만 '잠복 결핵'에 대한 경각심이 유지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출처=질병관리본부]

이런 노력의 덕에 과거에는 결핵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결핵 신규 환자가 지난해까지 6년째 연속 감소해 처음으로 2만명대로 진입했다. 하지만 결핵 신규 환자 발생은 이렇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결핵발생률과 사망률에서 동반 1위라는 불명예의 현실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결핵예방의 날을 맞아 발표한 ‘2017년 결핵 환자 신고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결핵 신규 환자는 2만8161명(10만명 당 55.0명)으로 전년 3만892명(60.4명)에 비해 9.0% 감소했다. 2011년 3만9557명에서 6년 동안 1만명 줄어든 것이다.

결핵 신규 환자는 모든 연령층에서 감소한 가운데 특히 20대 젊은층에서는 2564명으로 전년 대비 20.0% 급감했다. 하지만 결핵 신규 환자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층은 1만1798명으로 전년보다 2%포인트증가, 전체의 42%를 차지했다. 통계청 사망자 자료(2016년 기준)으로 살펴보면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중 노인층의 비율은 81.7%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에서 결핵발생률이 10만명 당 77명으로 2위 라트비아(37명), 3위 멕시코(22명)보다 압도적으로 높으며 평균치 11.7명보다는 7배나 웃돈다. 결핵사망률도 한국은 5.2명으로 라트비아(2.8명), 포르투갈(2.5명)을 제쳤고 평균치 1명을 훨씬 넘어서 있다.

호흡기 결핵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져야 결핵관리 후진국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호흡기 결핵이란 결핵균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으로 다른 감염성 질환에 비해 장기적으로 천천히 진행된다. 주로 공기로 퍼져 나가며 폐를 통해 감염이 시작되고 폐를 제외한 우리 몸의 여러 장기 등을 침범해 각 기관의 결핵을 유발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통해 최근 5년(2011~2016년) 동안 호흡기 결핵 질환 진료 실태를 분석한 결과 면역력이 약한 70대 이상 노인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만명당 연령대별 진료인원은 남성은 70대 이상이 627명으로 가장 많고 60대 297명, 50대 204명 순이며, 여성은 70대 이상이 387명으로 가장 많고, 60대 129명, 50대 92명 순이다.

결핵 신규 환자가 줄어드는 추세지만 이처럼 활동성 결핵에 대한 대처가 중요하다. 활동성 결핵환자 1명이 비환자 100명과 가까이했을 때 결과를 예상해보자.

1명으로 인해 30명이 감염돼 잠복결핵 상태가 되며 그중 대부분 건강해지지만 10%, 즉 3명은 결핵환자가 된다. 감염된 3명 중에 절반은 2년 내 발병하고 나머지도 2년 후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발병하게 되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활동성 결핵은 치료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타인에게 전염을 시키게 되며, 폐를 비롯한 감염 조직의 파괴가 동반돼 심각한 신체 기능 장애를 남길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결핵 신규 환자 발생을 줄어들고 있지만 한국은 결핵발생률과 사망률에서 OECD 1위의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자료출처=질병관리본부]

다른 전문가는 면역력이 약한 노인층과 어린이층에서만 주의해야 할 결핵 문제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젊은층도 결핵의 연령대만으로 안전층이 아니라는 것이다. 과도한 다이어트와 운동 부족으로 면역력이 감소해 결핵 감염에 취약한 10~20대의 경우가 특히 그렇다. 도서관이나 학원에서 학습을 이어가느라 햇볕을 적게 쬐면 비타민D 부족 현상이 일어나 면역력 감소로 뒤따르고 앓고 지나갈 만한 결핵에도 쉽게 걸릴 수 있게 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결핵 신규 환자가 줄어드는 추세라고 보건당국이나 국민들이 대책수립과 경각심을 늦춘다면 결핵 후진국의 오명은 좀처럼 벗을 수 없다. 그동안 결핵 환자를 찾아내 치료를 지원하는데 그쳐 환자 주위의 감염의심 사례를 적극적으로 찾아내 2차 전파를 막는 데 등한시했다는 문제점을 계속 해결해 나가야 하는 게 중요하다. 

결핵균은 있으나 90%는 증상이 없는 잠복 결핵 그룹이 계속 결핵을 옮기는 일이 악순환되는 사태를 막아야 메르스보다 더 위험할 수 있는 결핵의 ‘소리없는 공포’에서 벗어나는 길이 앞당겨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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