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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사진 공개 후 진중권 박훈 한겨레 비판 자초?

  • Editor. 이선영 기자
  • 입력 2018.03.26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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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선영 기자] 일찍이 정보 교류가 차단된 산골 마을에 약장수가 등장해 “자 한 번 들어보시라! 이 약으로 말한 것 같으면! 한양서 벽에 똥칠하던 이씨 양반 하나가 이 약 한 번 잡숫고 벌떡 일어나 백수까지 무병장수 했다더라”고 혓바닥을 놀려 염소 똥과 말아 올린 쥐꼬리를 진시황 불로초라 속여 팔았다는 설이 있다. 순박한 산골 사람들은 진실을 파악하기가 어려웠으리라.

혹세무민은 언제나 존재했으며 제대로 된 진실 파악은 정보가 범람하고 있는 2018년 현재에도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사진출처=‘김어준의 블랙하우스’ 방송 화면]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22일 저녁 방송서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2011년 12월23일 하루 동안 정봉주 전 의원이 찍힌 사진 780장 가운데 일부를 공개해 네티즌들의 타오르고 있던 진실 게임에 기름을 부은 격이 돼버렸다.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이날 방송에서 “2011년 12월23일 오후 1∼2시경 정봉주 전 의원은 홍대 녹음실과 식당에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정봉주 전 의원은 23일 낮 12시부터 1시간 정도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를 녹음한 후 오후 2시경 녹음실 근처 식당으로 이동했으며 오후 2∼3시 사이 명진 스님과 만난 것으로 추정된다. 방송은 또 23일 ‘민국파’ 정대일 씨가 당시 정봉주 전 의원과 함께 있었다는 걸 증명해줄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그러자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을 두고 프레시안을 통해 강한 비판을 가했던 진중권 교수가 다시 한 번 나섰다. 진중권 교수는 24일 ‘봉도사, 축지법 쓰신다’란 제목의 프레시안 기고문 형태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시청 소감을 밝혔다.

진중권 교수는 “역시 승부사다. 달랑 사진 몇 장으로 정리되어 가던 판을 다시 뒤흔든다.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를 통해 정봉주 전 의원은 2011년 12월 23일에 찍었다는 사진들을 공개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사진 전부가 아니라 일부만 공개했다. 의문을 해소하려면 당연히 23일 오후의 행적 전체를 공개해야 하나, 어떤 알 수 없는 이유에서 그는 이번에도 일부만 공개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럼 어떤가. 민국파가 주장하는 1시~2시대에 그 시간에 거기에 없었음만 증명하면 되지 않는가. 과연 그는 그 사진들로 자신의 알리바이를 증명했다. 전문가도 그 사진이 원본일 가능성이 크단다. 그로써 진실게임은 끝났다. 정봉주는 이겼다. 승리의 정봉주. 그럴까? 그럴 리 없다”라고 장담했다.

진중권 교수는 여세를 몰아 “그 사진은 외려 한 가지 치명적 의문을 남긴다. 12월 23일 정봉주 전 의원의 어머님께서 쓰러지셨다. 정봉주 전 의원 자신도 그날 자신이 "1시가 훌쩍 넘은 시간"에 병원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사진들은 그 시간에 노원구의 병원에 있어야 할 사람을 엉뚱하게 홍대에 데려다 놓는다. 홍대에 있던 사람이 동시에 을지병원에도 있었던 것이다. 한 사람이 같은 시간대에 자동차로 30분 넘게 떨어진 두 곳에 동시에 나타난다? 아무튼 한반도에서 축지법 능력을 가지신 분은 딱 두 분, 북한의 김정일과 남한의 허경영뿐이라 믿었는데, 이번에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가 봉도사도 축지법을 쓴다는 대특종을 했다. 2018년 언론대상감이다.”라고 꼬집었다.

이번에는 정봉주 전 의원 성추행 의혹의 진실을 두고 1억원을 내걸었던 박훈 변호사의 경우다. 박훈 변호사는 지난 17일 정봉주 전 의원이 제시한 알리바이 사진이 사실이라면 1억원을 지급하겠다고 한 바 있다.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서 정봉주 전 의원의 알리바이 사진을 방송에서 공개한 것을 두고 박훈 변호사는 23일 본인의 SNS에 "가관이고 황당한 짓"이라며 "공중파 정규프로그램에서 사진을 깐 것은 어이가 없다. 무슨 이런 황당한 짓을 하느냐"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박훈 변호사는 "그들(김어준의 블랙하우스) 논리라면 정봉주는 그날(2011년 12월23일) 아예 어머니가 쓰러진 을지병원에 가지도 않았다는 것"이며 "완전 기만행위를 한 것은 11시 54분 사진은 시간을 자세히 보여주고 '민국파' 등장사진 시간은 블랭크로 처리하면서 초만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당시 정봉주를 따라다닌 사진작가 최영민 씨(닉네임 미니TM)는 을지병원에 따라 가지 않고 홍대에 있었다"며 "그러니 그 을지병원과 돌아오는 길에 들른 렉싱턴 호텔 사진이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훈 변호사는 "식당가는 사진은 명백히 2시 40분 이후 사진"이라고 단정하며 "이런 문제제기에 모든 사진의 시간을 공개할 수 있음에도 11시 54분 것만 공개하고 다른 사진 시간대는 블랭크 처리하면서 시청자를 속이고 있다"고 전했다.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논란을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인 가운데 한겨레는 2011년 12월23일 당일 김어준과 주진우 ‘시사인’ 기자, 김용민, 정봉주 전 의원 등이 참여한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의 녹음실 현장을 취재했던 권귀순 기자의 취재 메모를 바탕으로 정봉주 전 의원의 알리바이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해 대중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한겨레에 따르면 정봉주 전 의원은 본인의 말과 달리 적어도 이날 오후 1시부터 2시 사이 을지병원으로 어머니 병문안을 가지 않았으며 서교동 나꼼수 녹음실에 있었다. 또 정봉주 전 의원은 성추행 폭로 이후 배포한 보도 자료에서 밝힌 ‘나꼼수’ 녹음 시간에도 오류가 있다. 

정봉주 의원은 지난 9일 첫 번째 입장 발표 보도자료에서 “저는 2011년 12월22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나는 꼼수다’ 방송을 녹음하고 멤버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헤어졌다”고 밝혔다. 

정봉주 전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 번째 해명을 할 때도 “이날(23일) 오전에 민변 변호사들을 만나다가 갑자기 팔순의 어머니께서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 응급실로 급히 달려갔다”고 밝힌 바 있다.

정봉주 전 의원이 공개한 어머니의 병원기록지에 따르면 정봉주 전 의원의 어머니가 응급실에 온 시간은 23일 낮 12시17분이고 병실에 입원한 건 오후 1시다. 

하지만 2011년 12월22일 녹음된 나꼼수 방송에서 정봉주 전 의원은 “집안에 우환도 생겼어요. 어머님이 쇼크받아서 쓰러지셔 가지고”라고 말하고 있다. 정봉주 전 의원의 첫 번째 입장발표 보도자료 그대로 22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나는 꼼수다’ 방송을 녹음했다면 방송에서 저런 말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 한겨레 측 주장이다.

또 한겨레는 정봉주 전 의원이 지난 12일 저녁에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민국파’라는 사람은 카페지기 중 한 명으로 본인의 직업이 있는 사람이지 저를 수행하는 사람이 아니다. 마치 2011년 12월 23일 저와 계속 같이 있었던 것처럼 말했다고 했지만 이것도 거짓말”이라고 한 사실은 허위라고 주장했다.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당일 나꼼수 녹음이 끝난 직후인 오후 1∼2시경 홍대 근처 식당으로 이동하는 정봉주 전 의원과 ‘민국파’ 정대일이 함께 찍힌 사진도 22일 공개했기 때문이다.

실로 진실은 무엇일까? 해명하면 해명할수록 꼬여가는 상황, 정봉주 전 의원과 진중권 교수 박훈 변호사, 거기에 한겨레까지 나서 뜨거운 진실공방을 벌이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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