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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미친개 발언’ 후폭풍에 배현진 조련 ‘들개전사’ 김성태 원내대표의 진땀나는 진화

  • Editor. 조승연 기자
  • 입력 2018.03.2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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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조승연 기자] ‘시안견유시 불안견유불(豕眼見惟豕 佛眼見惟佛)’

돼지 눈으로 보면 세상이 돼지로 보이고 부처 눈으로 보면 세상이 부처로 보인다는 뜻의 경구다. 경찰 내부망에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의 ‘미친개 발언’을 성토하는 문구로 등장했다.

장제원 의원의 부산 사상구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는 전국 경찰 온라인 모임인 '폴네티앙'의 회원 경찰관들이 ‘사냥개나 미친개가 아닙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경찰관입니다’‘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경찰관이며 언제나 시민의 편이다. 시민은 미친개가 아닌 사람 경찰에게 신고한다’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여왔다.

지난 22일 자유한국당 소속 김기현 시장 측근에 대한 울산지방경찰청의 압수수색 등을 겨냥해 장제원 수석대변인 “정권과 유착한 정치공작 게이트.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까지 걸렸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는 논평을 내자 이에 경찰이 강하게 반발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철성 경찰청장이 26일 정례간담회에서 "냉정을 찾았으면 좋겠다"며 일선 경찰관들에게 직접 대응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지만 퇴직 경찰관 단체인 대한민국재향경우회(경우회)까지 한국당에 대한 집단적인 항의에 나서기로 해 파장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에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미친개 발언’에 대해 해명하면서 연일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15만 경찰의 반발 기류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 상황이다.

150만 퇴직경찰관이 가입한 경우회는 26일 중앙회 회장단, 혁신위원단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한국당 의원들의 경찰 비하 발언에 강력히 대처하기로 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경우회는 "이번 사태로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의 산간 오지 벽지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밤을 지새우면서 전국의 치안 일선 현장에서 묵묵히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있는 15만 현직 경찰의 사기 저하 등이 우려된다"며 "제1야당의 평소 경찰 인식에 대해 큰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우회는 앞으로 한국당을 공식 항의 방문하고 규탄집회를 여는데 의견을 모은 한편 장제원 의원과 그의‘미친개 발언’을 두둔한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사퇴 촉구 성명서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반발이 거세지자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간담회를 통해 "이번 사안은 전국 치안 현장에서 밤낮으로 수고하는 일선 경찰의 명예와 직결된 사안이라 어떤 경우에도 본말이 전도돼서는 안 된다"며 장제원 의원의‘미친개 발언’에 대해 해명하면서 공세의 타깃을 경찰 전체 조직이 아닌 황운하 울산경찰청장과 일부 '정치 경찰'로 수정했다.

이런 해명도 미흡했던 것일까. 김성태 원내대표는 경찰을 향해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발언한 장제원 자유한국당 대변인의 논평에 대해 “우리 자유한국당 대변인 발언이 좀 강했던 건 사실이다”며 다시 진화에 나섰다. 김 원내대표는 27일 YTN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울산경찰청에 선거를 앞두고 선거에 정치공작적인 정치경찰의 일면을 가지고 특정인에게 이야기한 부분이 마치 경찰 전체에게 모욕감을 준 내용처럼, 본말이 전도돼버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저희들은 대단히 안타깝고 가슴 아프게 생각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장제원 의원의 ‘미친개 발언’이 나오던 날, 맥락은 다르지만 김성태 원내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은 기자간담회‘들개’를 언급해 주목을 받았다.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를 영입해 서울 송파을 재선거에 투입하는 것과 관련해 김 원내대표는“나는 들개조련사”라면서 “배현진을 조련시켜서 반드시 6.13 지방선거(송파을 국회의원재선거)에 당선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들개를 인용한 이유로 “제가 사우디아라비아 건설현장에서 일할 때 그랜드 캐니언 같은 계곡에서 유일하게 살아 있는 동물이 들개였다”며 “저와 닮은 모습에 제 별명이 들개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그때 들개를 저는 아주 인상 깊게 봤고, 어떻게 보면 제 생활의 모토다”며 “그런 처절한 삶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의 제가 있기 때문이다. 매일 하루하루 그렇게 살아간다”고 덧붙였다.

원내 사령탑으로 취임할 때 “한국당은 거센 모래벌판, 엄동설한에 내버려진 들개처럼 문재인 정권에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며 강한 야당을 만들기 위해 ‘들개전사론’을 들고나왔던 김성태 원내대표. ‘미친개 발언’에 반발한 경찰 가족이 지방선거에서 표심으로 한국당에 응답하겠다는 기류가 확산되자 그가 “미친개 발언이 강했던 건 사실”이라고 과격한 공세에 대해 자세를 낮추는 스탠스로 취하며 사실상 유감을 표명한 가운데 한국당과 경찰의 갈등이 풀릴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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