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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운동' 발화점 와인스타인의 철저한 몰락과 '위드유' 속 안태근 성추행 사건의 답보

  • Editor. 엄정효 기자
  • 입력 2018.04.0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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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엄정효 기자] 안젤리나 졸리, 기네스 펠트로, 애슐리 주드, 로즈 맥고완.

새로운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아니다. 할리우드에서도 유명한 이 여배우들은 유명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에게 성추행 등 원치 않는 신체접촉과 성추행 피해자들이다. 이외에도 와인스타인 사의 여직원 등 많은 여성들이 와인스타인을 폭로하며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에 불을 지폈다.

지난해 10월 하비 와인스타인은 유명 제작자라는 권력을 이용해 지난 30년 동안 유명 여배우, 그가 대표로 있던 영화제작사의 여직원들을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했다는 폭로가 쏟아지며 할리우드가 발칵 뒤집어졌다. 와인스타인의 성추문을 시발점으로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공개하는 여성들이 늘어나며 미투 캠페인이 미국 사회 전 분야로 확대됐으며 대서양 건너 유럽은 물론 국내에도 미투 열풍을 몰고 왔다.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에서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하비 와인스타인은 자신이 대표로 있던 와인스타인컴퍼니에서 해고됐고 각종 영화협회에서도 회원자격을 박탈당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월 미국의 한 매체는 미투 운동의 시발점이 됐던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 폭로로 위기를 겪은 영화제작사 와인스타인컴퍼니가 5억달러 규모의 영화제작 스튜디오 매각 계약 체결에 실패하면서 파산 신청을 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이 회사의 전 대표인 와인스타인을 직장 내 인권 침해 혐의로 기소한 뉴욕주 검찰이 스튜디오 매각에 제동을 걸며 계약이 무산됐다. 이에 담당 검사는 기자회견에서 "와인스타인컴퍼니의 어떤 매각이라도 피해자들이 보상을 받고 회사 직원들이 보호받는다는 확신 아래서만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 등 외신들은 한 달여 뒤 와인스타인컴퍼니가 연방파산법 제11조에 따라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파산보호는 국내의 법정관리와 유사한 제도로 법원은 기업의 존속 가치가 청산 가치보다 높다고 판단되면 파산보호 신청을 받아들여 회생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앞서 지난 1월 미국의 연예전문 매체는 하비 와인스타인이 최악의 스캔들의 장본인이 된 남편을 떠날 것이라고 말해온 부인 조지나 채프맨과 지난해 12월 합의 이혼했다고 전했다.

지구촌에 '미투 운동'을 불러온 하비 와인스타인이 쓸쓸한 몰락을 맞은 가운데 국내에서 큰 용기를 내서 첫 '미투' 폭로에 나선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는 여전한 고통 속에 휴직을 신청한 상태다. 국내 첫 미투 폭로 피해자의 그늘이 걷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서지현 검사는 지난 1월 29일 JTBC '뉴스룸'에 나와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 사건을 폭로한 직후 병가를 내고 외부와 접촉을 끊은 채 휴식을 취해 왔다. 뉴시스에 따르면 서지현 검사는 두 달여가 지났음에도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의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 병가 기간이 끝나 거취 여부를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지현 검사는 병가가 끝난 지난달 29일부터 연차를 내며 출근을 하지 않다가 지난 2일 휴직을 신청했다. 휴직기간은 오는 9일부터 6월 8일까지 두 달이다.

안태근 전 검사장 성추행 사건을 폭로한 후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이 조사에 나서 서지현 검사와 안태근 전 검사장 등 핵심 인물들과 사건 관련자들을 조사한 후 안 전 검사장의 직권남용 혐의 등 범죄 구성요건에 집중해 보완 조사를 진행해왔다.

하비 와인스타인으로 시작된 '미투 운동'이 미국을 뒤흔들고 국내로 상륙한 뒤 용기를 내 첫 '미투' 폭로한 서지현 검사. 서 검사는 현재 휴직을 신청한 상태로 알려져 많은 이들의 큰 응원을 받고 있다. [사진출처=JTBC '뉴스룸']

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사단은 안태근 전 검사장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 신병처리 여부와 기소 시점 등 사법처리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할리우드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이 국내에 상륙해 사회 전반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여성가족부는 6일 성폭력 근절 의지를 확산시키기 위해 진행한 '위드유(WithYou) 캠페인'의 온라인 국민참여 행사에 모두 1811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여가부 홈페이지에서 지난달 진행된 이 행사는 성희롱, 성폭력 근절을 위한 개선방안 제안과 사회조직 문화 개선에 대한 바람, '미투 운동'을 지지하겠다는 '위드유' 다짐이나 자신의 피해 경험 등을 댓글로 작성해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여가부는 '방관하는 문화를 버리자'. '피해를 밝혀도 비난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자' 등 참여 댓글 중 일부를 '사회, 조직문화 개선 행동수칙' 제작에 활용하고 웹툰과 동영상으로 제작해 온라인 홍보채널을 통해 확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할리우드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으로 시작된 ‘미투 운동’이 국내로 넘어와 안태근 전 검사장을 시작으로 이윤택 연출가, 배우 조재현, 오달수, 최일화, 김기덕 감독, 안희정 전 충남지사 등을 향한 폭로로 이어졌다.

이 같은 폭로가 여기서 끝나지 않고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자신의 행동에 응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보다 명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파편화된 성폭력 피해자 개인의 고통은 치유되고 권력화된 성폭력 문화가 바뀔 수 있을 것이다. ‘말해야 바뀐다’는 공감이 확산될수록 미투 운동은 ‘함께 바꿀 수 있다’는 위드유 운동으로 진화되면서 젠더 감수성에 등 돌린 닫힌 사회의 빗장도 풀릴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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