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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고농도 미세먼지 '잿빛 불안' 체험, 미세먼지가 몰고 온 봄날의 변화상

  • Editor. 엄정효 기자
  • 입력 2018.04.0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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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엄정효 기자] 3월 고농도 미세먼지로 비상저감조치가 잇따라 내려질 정도로 연일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였다. 잿빛 3월로 한반도를 휘감은 미세먼지는 우리 생활에도 많은 변화를 낳았다.

3월 고농도 미세먼지 엄습으로 가장 큰 변화를 가져 온 곳은 쇼핑업계가 아닐까.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마스크는 물론이고 공기청정기 시장이 뜀박질 성장세를 이어가게 됐고 뷰티업계에서는 클렌징 제품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미세먼지로 인해 가까운 편의점에서 생필품을 구입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 규모는 200만대로 추산되며 지난해에 비해 42.8%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대우전자, 샤오미, 위닉스 등이 공기청정기 시장의 점유율을 나눠가지고 있는 가운데 이 중 샤오미, 위닉스 등은 값싸고 성능이 좋은 이른바 '가성비 갑' 제품들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옥션 자료에 따르면 공기청정기 외에도 미세먼지와 관련된 로봇청소기, 의류건조기 등의 판매량도 각각 80%, 29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 가전으로 분류되던 제품들이 미세먼지로 인해 많이 찾는 가전으로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공기청정기와 함께 미세먼지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미세먼지 마스크 판매량도 크게 증가했다. 위메프에 따르면 지난달 23~26일 3월 고농도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을 나타낸 기간 동안 전주 동기 대비 미세먼지 마스크는 54배, 일회용 마스크는 27배 이상 판매량이 급증했다. 편의점 GS25에서도 같은 기간 마스크 판매량이 91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로 인해 쇼핑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 미세먼지로 인해 외부활동을 꺼리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대형 마트보다는 집 앞에 있는 편의점이나 온라인몰을 이용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달 27일 GS리테일에 따르면 24~26일 GS25에서는 전주 대비 렌즈세정액이 29.1%, 목캔디나 호올스 등 캔디 26.4%, 물티슈 24.8% 등 매출이 증가했으며 식사대용으로 섭취하는 식빵은 273.6%, 사과는 119.6%, 바나나는 62.5%로 각각 판매량이 큰 증가세를 보였다. 이밖에 생수, 쌀, 계란, 흰우유 매출도 늘었다.

편의점에서 특별한 행사 없이 매출이 갑작스럽게 20~30% 증가세를 기록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GS25 측은 “미세먼지가 심각해지자 외부활동을 자제하며 집과 가까운 편의점을 이용하거나 출퇴근길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쇼핑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같은 기간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티몬에서 지난달 19~25일 기저귀 등 육아용품, 라면, 물, 생리대가 매출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미세먼지로 외부 활동을 자제하며 집에서 필요한 품목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미세먼지로 외부활동을 자제하며 봄 특수를 기대했던 여행, 레저 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봄꽃여행 상품 매출이 13% 감소했으며 국내여행 전체 매출 역시 7% 떨어졌다. 이에 비해 미세먼지를 피해 실내에서 활동할 수 있는 키즈카페 매출은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의 영향은 이뿐이 아니다. 3월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난 뒤 교육부는 지난 6일 '학교 고농도 미세먼지대책'을 마련했다. 이는 미세먼지로부터 취약한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건강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전국 유치원, 초등학교, 특수학교의 공기정화장치 설치율이 62%로 확대된다.

또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일 경우 천식, 아토피, 알레르기, 호흡기질환 등 미세먼지 민감군 학생의 질병결석을 인정하고 유치원 원아의 경우 결석으로 인정하고 유아학비 지원금 산정시 반영되는 결석일수에서는 제외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될 예정이다.

미세먼지는 스포츠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6일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미세먼지로 인해 처음으로 세 경기(잠실, 수원, 인천)가 취소됐다. KBO는 2016년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면 해당 경기운영위원이 심판위원 등과 협의해 경기를 취소할 수 있다'는 규정을 도입했다. 이후 첫 사례가 이날 나온 것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미세먼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연맹 측은 경기를 연기할 수 있는 규정을 명문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연맹 대회 요강에는 프로야구와 달리 구체적으로 미세먼지에 대한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 다만 2016년 3월 '미세먼지 농도가 300㎍/㎥를 2시간 이상 지속하면 경기 연기를 결정할 수 있다'는 권고안은 마련한 상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축구의 경우 연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축구의 경우 올림픽, 월드컵, 아시아축구연맹의 챔피언스리그 일정, 승강제 플레이오프 등 빡빡한 일정이 있기 때문에 추후 일정을 배정하기 힘겹다는 것이다. 미세먼지는 호흡기 질환이나 폐암 등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선수, 관중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세밀한 부분을 논의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축구팬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세먼지가 생활에 영향을 끼친 가운데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9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과 지난달 22일~27일 고농도 미세먼지 원인을 지상, 위성자료, 대기질 모델링 결과 등을 종합분석한 결과, 3월 고농도 미세먼지지는 22~24일 중국 등 국외로부터 들어왔다가 25~26일 오전 국내 배출 효과가 더해지며 기승을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초반 국외 미세먼지 유입 근거로는 이동성 고기압에 의한 미세먼지 유입 기상조건 형성, 백령도 및 서울 미세먼지 농도 급증, 위성 통한 국외 에어로졸 유입관측, 일본 미세먼지 농도 동시 증가, 국내 배출원이 비교적 적은 황산염 증가 등 5가지다.

후반 국외 기여율이 낮아진 이유는 남해상 고기압 및 한반도 북쪽 저기압 영향으로 형성된 강한 남풍기류에 의한 국외 미세먼지 유입 차단, 내륙 낮은 환기 효과로 인한 대기 정체, 25일 오전 기점 한국, 일본 미세먼지 농도 증가 정체 등 3가지다.

3월 고농도 미세먼지 사태를 계기로 미세먼지는 쇼핑 트렌드부터 스포츠까지 다방면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미세먼지를 감소시킬 수 있는 보다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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