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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바른미래당 탈당…'남원정'의 회자정리 거자필반 18년

  • Editor. 이상래 기자
  • 입력 2018.04.1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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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

불교경전 ‘법화경’에 나오는 경구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다는 뜻으로 불교에서 인연의 이치에 대해 설명한 구절이다.

2000년 한 자리에 모여 보수정당 개혁에 앞장섰던 남경필-원희룡-정병국, 이른바 ‘남원정’의 18년간 행보에 어울리는 한자성어가 아닐까? 원희룡 제주지사가 바른미래당 탈당을 선언해 오랜 만에 뭉쳤던 ‘남원정’이 다시 흩어졌으니 말이다.

원희룡 지사는 10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가 정치를 시작하면서 가졌던 개혁정치의 뜻을 현재의 정당구조에서는 실현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저는 오랜 고뇌 끝에 오늘 바른미래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원희룡 지사는 6·13 전국지방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할 예정이다.

바른정당에 함께 있던 ‘남원정’ 중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남경필 경기지사였다. 남경필 지사는 지난 1월 9일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합당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생각이 다른 길에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남경필 지사는 탈당 6일 뒤인 지난 1월 15일 자유한국당에 복당했다.

남경필 지사는 지난달 21일에는 한국당 경기지사 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남경필 지사는 “그만큼 저에게 주어진 기대와 책임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저를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듭 선택해준 당과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회를 밝혔다.

원희룡 남경필 지사가 떠난 가운데 정병국 의원은 바른미래당에 남아 당에 힘을 적극 보태고 있다.

정병국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기식 금감원장 사건에 대한 문재인정부의 자세를 보면서 ‘문재인정부 관계자들은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적용됐던 잣대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지를 늘 명심해야 할 것이다’라고 했던 한 정치평론가 말이 떠오르다”며 “그 잣대가 지금 같이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한다면 그 어느 국민이 문재인 정부가 평등하고 공정하고 정의롭다고 하겠냐”며 반문했다.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 예산으로 외유성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식 금감원장을 검찰에 고발한 당의 입장에 정병국 의원이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남원정’의 시작은 2000년 16대 총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6대 국회에 나란히 입성한 ‘남원정’은 보수정당 한나라당의 당내 혁신을 위해 개혁적이고 소신 있는 발언들을 내놓아 주목을 끌었다. ‘미래를 위한 청년연대’ 주축이었던 ‘남원정’이 한나라당의 젊은 개혁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다같이 보수개혁 목소리를 모았던 ‘남원정’은 2007년 제17대 대선을 계기로 서로 다른 행보를 보였다. 남경필 지사와 정병국 의원이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 후보를 지지한 반면, 원희룡 지사는 경선에 출마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 세 정치인의 간극은 더욱 커졌다.

남경필 지사는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 이명박 전 대통령 친형 이상득 의원이 ‘참 나쁜 사람들’이라고 비판하는 등 이 전 대통령 측과 대립각을 세웠다.

원희룡 지사는 서울시장 경선에서 나경원, 오세훈 후보에게 밀려 낙선하고 총선 불출마를 정당 대표 선거에서 4등으로 떨어지며 최고위원이 되지만 이듬해 중앙 선거권을 떠나게 된다.

반면 정병국 의원은 2010년 한나라당 사무총장.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장에 선출되는 등 친이(친이명박)계 정치인으로 입지를 다졌다. 2011년에는 이명박 정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역임했다.

오랜 기간 헤어졌던 ‘남원정’이 다시 만나게 된 계기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었다. ‘남원정’은 지난해 1월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과 함께 바른정당을 창당하면서 한 자리에 모였다.

그리고 남경필 지사에 이어 원희룡 바른미래당 탈당으로 ‘남원정’의 동행은 15개월 만에 끝이 났다. ‘거자필반’이라고 했다. 과연 남경필-원희룡-정병국 ‘트리오’가 다시 한 자리에 모이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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