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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주 똑 부러진 현답, 왜 안경 쓰고 뉴스 진행했냐고요?

  • Editor. 이선영 기자
  • 입력 2018.04.1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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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선영 기자] 앙다문 입술, 반짝반짝 빛나면서 커다란 눈, 거기다 동그랗고 빨간 안경까지 스마트함이 물씬 풍겨난다. 지난해 3월 10일 BBC 방송사고로 유명해진 로버트 캘리 교수 딸 예나의 모습이다. 당시 생방송 도중 아빠 방으로 난입했던 예나의 당당한 돌진에 대중들은 웃으며 열광했다. 예나의 경우 빨간 안경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안경이 어색한 직업군이 존재한다. 방송계에서 앵커, 그것도 여성 아나운서가 안경 쓰고 뉴스를 진행한다면, 아무래도 낯선 풍경인 것만은 틀림없다.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나와 2013년 MBC에 입사한 지상파 여성 앵커 임현주가 안경 쓰고 12일 뉴스를 진행해 그야말로 뉴스가 됐다. [사진출처=임현주 아나운서 SNS 화면]

12일 MBC '뉴스투데이'의 임현주 앵커가 안경 쓰고 뉴스를 진행해 종일 장안에 화제가 되고 있다. 임현주 앵커는 이날 안경을 쓴 채 뉴스를 진행한 이유에 대해 언론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편한 것도 있으며 사회적으로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9월 KBS 파업 당시 유애리 앵커도 안경을 쓴 채 '뉴스광장'을 진행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지상파 방송사에서 남성 앵커가 안경을 쓴 경우는 드물지 않지만 여성 앵커가 안경을 쓴 풍경은 여간 찾아보기 힘들다. 여성 앵커는 예뻐 보여야 한다는 세간의 고정관념과 방송계 분위기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임현주 앵커가 안경을 쓰고 뉴스를 진행한 모습을 지켜본 대중들은 자연스레 국내서 ‘유리천장’을 깬 여성들을 떠올린 것도 이 때문이다.

유리천장은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이 1970년 처음 사용한 말로 충분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 직장 내 성차별이나 인종차별 등 이유로 고위직을 맡지 못하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용어다.

우선 지난해 6월 18일 문재인 정부로부터 외교부 장관으로 임명된 강경화는 한국 최초 여성 외교부 장관으로 유리천장을 깬 대표적인 인물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외무고시 출신이 아니며 국내 기반 없이 UN 고위직에 이어 해당 장관까지 임명된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지난해 12월 28일 여성 장군이 동시에 3명이나 탄생했다. 군 장성급 인사에서는 창군 이래 최초 일이었다. 육군의 강선영·허수연·권명옥 대령이 각각 항공작전사령부 참모장과 육군본부 안전관리차장, 국군간호사관학교장으로 임명됐다. 전투병과에서 여군 두 명이 동시에 장성으로 진급한 것 또한 창군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질병관리본부의 경우 전신인 국립보건원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단 한 번도 여성 수장이 임명된 적이 없었다. 지난해 7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처음으로 유리천장을 부수고 감염관리 조직의 여성수장으로 임명됐다.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나와 2013년 MBC에 입사한 지상파 여성 앵커 임현주가 안경 쓰고 뉴스를 진행해 그야말로 뉴스가 됐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자연스러운 풍경이지만 이렇듯 파격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이지 않는 편견이라는 유리천장이 존재하기 때문은 아닐까.

계층 이동과 승진이라는 사다리만 유리천장이 아닐 터. 임현주가 안경을 쓰고 금기를 깨는 것 자체가 보이지 않는 여성의 성 역할로 굳어져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던 고정관념을 넘어서고 여성의 유리천장도 깨는 신선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임현주 앵커가 왜 안경을 쓰고 뉴스를 진행했느냐는 우문에 “사회적으로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라고 현답을 내놓으며 대중들에게 더욱더 큰 울림은 던지는 것은 이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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