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전에는 안 그랬다' 미세먼지와 싸우다 맞은 초여름, 낯선 날씨 변화에 달라지는 우리의 삶

  • Editor. 이상래 기자
  • 입력 2018.04.20 15: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학창 시절 역사 첫 학기 중간고사를 앞두고 고대국가를 공부할 때 힘들었던 기억들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지 않았을까. 한두 개도 아니고 부여, 고구려, 옥저, 동예, 삼한 등 여러 나라들의 문화와 풍습을 시험 직전에 정확히 암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뜬금없이 2000년도 지난 고대국가 얘기를 하는 이유는 각 나라의 문화와 풍습이 형성되는 데 그 지역의 환경에 커다란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최근 들어 새삼 깨닫게 되면서다.

△ 곡우인 20일 낮 최고기온은 서울 24도, 대구 29도, 광주 27도에 이른다는 예보. 미세먼지도 ‘나쁨’이다.

△ 지난 10일 강풍이 불어 거리의 표지판이 넘어지고, 건물 간판은 떨어지는 등 사고가 발생했다.

△ 편의점 GS25에서 지난달 23~26일 마스크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914.5% 증가했다.

△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롱패딩 '리빙스턴' 여성용은 완판, 남성용 판매율 80%을 기록했다.

이처럼 우리의 삶이 변하고 있다. 왜? 다름 아닌 과거와 다른 낯선 날씨 때문이다.

매일 아침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일은 우리의 일상습관이 됐다. 많은 사람들이 ‘KF(Korea Filter)’를 확인하고 미세먼지 마스크를 구입해야 된다는 사실도 이제는 상식이다. 거리에 마스크를 착용하는 이들을 보면서 과거 빅뱅 맴버 ‘탑’이 유행시킨 마스크 패션을 따라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아마 없을 듯하다.

이렇듯 미세먼지 농도가 과거와 달리 심해지면서 우리의 생각과 삶의 양식을 바꾸고 있다. 우리의 이러한 변화는 비단 ‘미세먼지 농도’에 국한되지 않는다. 위에서 봤듯이 예년과 다른 날씨가 우리에게 새로운 생활양식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상에 ‘대한민국의 패션’이라는 제목을 달아 월별로 정리해놓은 유머 글에 많은 누리꾼들이 공감을 해 주목을 끈 바 있다.

# 1~3월 = 롱패딩.

# 4월 = 지금을 즐겨요. 입고 싶은걸 입어.

# 5~9월 = 반팔.

# 10월 = 지금을 즐겨요, 입고 싶은걸 입어.

# 11~12월 = 롱패딩.

봄이라고 부르는 3~5월 옷은 롱패딩과 반팔이 함께 한다. 9~11월 가을도 마찬가지다. ‘봄, 가을에는 트렌치코트’라는 공식이 깨진 것이다. 사실상 봄과 가을이 실종된 달라진 대한민국을 재치 있게 표현한 대목이다.

봄을 보내는 마지막 절기인 곡우. 초여름 날씨가 봄 겉옷을 벗어던지게 만드는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낮 최고기온은 △서울 24도 △대구 29도 △전주 27도 △광주 27도 △부산 22도 △춘천 26도 △강릉 25도로 예보됐다. 4월 중순에 이미 20도 중후반에 이르는 초여름 날씨는 위 유머 글에서 5월부터 반팔이라고 명시된 부분이 과언이 아님을 잘 알 수 있게 해준다.

지난해에만 해도 봄만 되면 곳곳에 울려 퍼지는 노래가 있었다. 바로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 ‘벚꽃시즌’을 맞아 솔로들에게 다소 아픔을 안겼던 이 노래는 이미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벚꽃이 피기 무섭게 꽃샘 한파와 봄샘 강풍이 휘몰아쳐 이미 ‘벚꽃시즌’을 내몰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문화도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봄을 보내고 여름을 맞는 징검다리 절기 곡우. 하지만 날씨는 봄날의 끝 절기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이미 초여름 날씨가 찾아들었다. 이미 여름에 입었던 반팔 옷을 꺼낸 이들이 한둘은 아닐 듯싶다. 달라져도 너무 달라진 날씨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삶이 변하고 있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