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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탱크를 개조한 서울 상암동 마포문화비축기지, 주말마다 밤도깨비야시장도 열려 가볼만한 곳으로 눈길

  • Editor. 이두영 기자
  • 입력 2018.04.20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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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두영 기자]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문화비축기지를 아시나요?

월드컵공원 하늘공원에 인접한 문화비축기지는 여러 한강시민공원이나 각 동네의 근린공원 등 서울 곳곳에 즐비한 기존 공원과는 조성 취지가 전혀 다른 공원형 복합문화공간이다.

1970년대 중후반 상암동 매봉산 자락에 건설된 석유 저장 시설이 지난해 전시 및 공연 공간으로 재탄생해, 휴식 및 문화나들이 공간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유류 저장 탱크 2개를 헐어 나온 철판등을 재활용해 지은 커뮤니티센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도 안에 있다.

요즘엔 주말마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이 열려 방문자들의 즐거움이 크다.

기존의 유류 저장 탱크는 모두 5개. 유사시에 대비해 서울 시민들이 한 달 동안 사용할 기름을 저장하던 시설이다.

산자락을 파고들 듯이 다소 은밀하게 늘어선 거대한 석유 탱크들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동작 그만’ 처분을 당했다.

북한의 폭격 등 불상사가 있을 경우 바로 옆에 있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위험에 빠진다는 일부 월드컵 참가국들의 우려를 반영한 조치였다.

이후 10여 년 동안 방치됐던 마포석유비축기지는 2013년 시민아이디어공모를 통해 문화비축기지라는 새 이름을 얻었고, 2017년 9월1일에 개방됐다.

넓은 빈터가 문화마당이고 둥그런 커뮤니티센터 뒤 산자락에 기존 탱크의 흔적들이 있다.
석유비축 탱크의 흔적. 내부는 공연장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축구경기장 스물두 개 넓이의 석유저장 시설은 도시재생 작업을 거쳐 공연장, 전시실, 강연회장, 야외놀이장, 휴식 등 다양한 문화 행위를 위한 장소로 바뀌었다.

가장 크게 눈에 띄는 탱크는 1·2번 탱크를 해체하고 나온 철판을 재활용해 새로이 조립한 커뮤니티센터 건물이다. 강의실, 회의실, 카페테리아 등의 역할을 담당한다.

과거 주차장이었던 야외공간은 ‘문화마당’으로 불리며, 다채로운 전시공간으로 활용된다.

탱크는 산자락에 박힌 듯이 5개가 띄엄띄엄 늘어서 있다. 파빌리온으로 명명된 T1(첫번째 탱크)은 탱크를 걷어내고 남은 옹벽 내부를 보여준다. 매봉산 암반지형을 이용해 수직 굴 형태로 조성한 탱크다.

바위를 깎아 만든 탱크를 해체하고 유리로 천장을 지어 색다른 느낌을 준다.

현재 옹벽과 지붕을 유리로 만들어 환한 자연채광을 받으며 과거의 흔적을 느끼도록 했다.

T2는 공연장, T4는 기존 탱크의 고유한 형태를 살린 복합문화공간이다. T3은 탱크 원형이 보존되고 있는 유일한 시설로 항상 외부만 구경할 수 있다.

문화비축기지의 40여년 역사는 ‘이야기관’으로 명명된 T4에서 상세하게 보여준다. 탱크, 콘크리트 옹벽, 암반, 절개 등 석유저장기지에 관한 자료가 망라돼 있다.

이곳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줄기차게 추진해 온 ‘도시 재생’의 결과다. 낡은 것들을 무조건 허물고 새로 짓기보다 기존자원을 활용해 지난 역사와 문화를 반추하고 그것들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설계해 문화놀이터를 확산하고 문화적 자부심을 높이는 노력이 도시 재생이다.

커뮤니티 센터 내부. 달팽이처럼 이어진 길이 흥미를 당긴다. 

그 결과, 서울은 최근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싱가포르 '리콴유 세계 도시상'의 영예를 안았다. 문화비축기지를 비롯해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보행재생), 청계천 복원(역사문화재생), 동대문디자인플라자(산업재생) 등의 재생작업 덕분이다.

세계 100여개 도시가 응모한 이번 도시상에 서울은 일본 도쿄, 독일 함부르크, 러시아 카잔,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와 함께 최종 후보 5개 도시에 올랐고 결국 1위를 차지했다.

리콴유는 작은 도시국가 싱가포르를 세계적 일류국가로 발전시킨 영웅이다. 그는 금융,물류 등 경제적 발전은 물론 정의롭고 깨끗한 도시 및 청렴한 공직사회 확립에도 열정을 바친 정치가였다. 그의 이름을 딴 도시상은 2010년부터 2년마다 시상되고 있으며 서울은 다섯 번째 수상 도시가 됐다.

서울은 오는 7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2018 세계도시정상회의’에서 상장과 2억5,000만원 상당의 상금을 받는다.

문화비축기지는 연중무휴로 개방하고 있으나, 전시관(모든 탱크)은 월요일마다 휴관 한다.

서울밤도깨비 야시장의 하나인 ‘문화비축기지 숲속 피크닉마켓’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4시부터 9시까지 열린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푸드 트럭의 먹을거리를 사먹고 버스킹공연도 구경하며 벼룩시장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다.

문화비축기지 가는 길과 방법은 매우 쉽다. 인근에 서울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성산)과, 6호선과 경의중앙선이 교차하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이 있다. 주차장은 꽤 넓은 편이며 소형 자동차는 10분당 300원, 중형은 600원이다.

한편, 2018년 서울밤도깨비 야시장은 문화비축기지를 비롯해 여의도한강시민공원,반포한강공원 달빛광장,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청계천, 청계광장 등에서 주말에 열린다.

그중 문화비축기지는 아직까지 가볼만한 곳으로 충분히 알려지지 않아 평일에는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에서 걷기나 관람을 즐길 수 있다. 전국에 갈만한 여행지가 널려 있지만 서울 및 경기도 주민이라면 하루쯤은 여행가는 기분으로 짬을 내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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