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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핵실험장 폐쇄 5월 공개" 비핵화 진정성 부각,...文, 트럼프-아베 통화 ‘포스트 남북정상회담’ 잰걸음

  • Editor. 김민성 기자
  • 입력 2018.04.2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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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민성 기자] “종전·불가침 약속하면 왜 핵 갖고 어렵게 살겠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의지를 밝히며 평화와 번영을 위한 길에 들어섰다는 자신의 진정성을 호소한 대목이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북부 핵실험장 5월중 폐쇄 입장을 밝혔다.

연내 정전협정에 이어 평화협정을 추진하는 데 남북의 노력을 합치자는 내용의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 '4.27 판문점 선언'에서 명시적인 ‘비핵화’ 방식이나 일정이 언급되지 않아 일각에서는 아쉬움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이 같은 비핵화의 첫 걸음과 호소는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인 평가를 가능하게 만드는 대목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내용은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29일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브리핑을 통해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잇따라 정상 간 통화를 통해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를 공유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회동을 고대했다.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는 일본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김 위원장의 뜻도 전했다.

북한의 '비핵화 시침'으로 돌아가게 될 '한반도 평화 시계'는 이제 남북정상회담을 출발점으로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간 셈이다.
 
◆ 김정은 위원장 비핵화 진정성 부각, “북부 핵실험장 5월중 폐쇄”

윤영찬 수석의 브리핑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이 북한에 대해 체질적 거부감을 갖고 있지만 우리와 대화해보면 내가 남쪽이나 태평양상으로 핵을 쏘거나 미국을 겨냥해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앞으로 자주 만나 미국과 신뢰가 쌓이고 종전과 불가침을 약속하면, 왜 우리가 핵을 가지고 어렵게 살겠느냐"며 이 같이 강조한 것이다.

미국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해법으로 압박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국제사회에서 확인받고자 하는 조치로 그동안 6차례 도발이 진행됐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공개 방침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소집해 핵 무력 도발 중단을 공표하면서 던진 약속의 이행을 투명하게 공개해 검증받겠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북부 핵실험장 폐쇄를 5월 중에 실행하고 이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며 "한국과 미국 전문가와 언론인을 조만간 북으로 초청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일부 갱도가 붕괴되고 있어 사실상 용도 폐기된 풍계리 핵실험장을 문 닫는 것이 과연 비핵화 의지로 볼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나왔던 상황. 김정은 위원장은 이런 평가절하 시각을 염두에 둔 듯 “일부에는 못 쓰게 된 것을 폐쇄하겠다고 하는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보다 큰 실험장이 2개 더 있다. 이는 건재하다”고 강조했다.

윤 수석은 김 위원장이 "조선전쟁(6.25 한국전쟁)의 아픈 역사는 되풀이하지 않겠다. 한민족의 한 강토에서 다시는 피 흘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결코 무력 사용은 없을 것임을 확언한다"는 발언도 했다고 전했다.

◆  文대통령 트럼프와 통화 “역대 최장 1시간 15분‘, 남북 정상회담 결과 공유와 공조

한미 정상은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하루 뒤 지난해 11월 30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의 성공을 주장했을 때 가진 60분 간의 한미 정상 통화를 뛰어넘는 '75분 통화'를 통해 한미 공조를 재확인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서면브리핑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합의에 이르기 위해 한미 간의 공조가 매우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비핵화 담판'이 요체인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개최방안 등 다양한 논의를 진행한 데 따라 역대 최장의 통화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배석자 없이 도보다리를 산책하는 과정에서 진지하게 나눈 둘만의 대화에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질문과 조언이 포함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상황이어서 이번 한미 정상 통화는 세세한 부분까지 회담 결과를 공유하는데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까지 성사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통 큰 결단이 크게 기여했다"며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이 북미정상회담 성공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 실현 목표를 확인한 것은 남북한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고 환영했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고대한다"며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매우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미 두 정상은 남북 정상회담 성공의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 북미 정상회담을 가급적 조속히 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공감했고, 2~3곳으로 압축된 북미 정상회담 장소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고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방금 한국의 문 대통령과 길고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일이 잘 진행되고 있으며 김정은과 만날 날짜와 장소도 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달 말 또는 6월 초 열릴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가 몽골과 싱가포르로 좁혀졌다는 관측이 팽배한 가운데 러시아 일간지 이즈베스티야는 이날 북한과 미국 모두 비슷한 우호 관계를 맺고 있는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가 최종 개최지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 한일정상 통화 文대통령, 아베 총리에 “일본과 대화 용의” 김정은 의사 전달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아베 총리와도 45분 간 한일정상 통화로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북일 사이에 다리를 놓는 데 기꺼이 나서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김 위원장에게 아베 총리도 북한과 대화할 의사를 갖고 있고, 특히 과거사 청산에 기반한 북일 국교 정상화를 바라고 있다는 점을 전달했다"며 "김 위원장도 북한이 언제든지 일본과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동안 ‘일본 패싱’ 우려로 자국 내에서 입지가 좁아들 위기에 처했던 아베 총리는 남북정상회담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북한의 대일 자세에 주목했다. 아베 총리는 "남북의 두 정상이 판문점 선언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밝힌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북한의 움직임은 전향적이다. 이 선언이 구체적 행동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본도 북한과 대화할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문 대통령에게 도움을 청하겠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이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파견해 이날 자신에게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해준 데 대해 깊은 감사의 뜻도 표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북부 핵실험장 5월중 폐쇄를 공개하겠다고 밝히면서 비핵화 의지를 문 대통령를 통해 전달했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위원장 신뢰 확인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한반도 운전자론'의 기조를 높여온 문 대통령이 트럼프-김정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비핵화 중매자’로서 존재감이 한껏 커지면서 꼭 12시간 동안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이 마주한 남북정상회담의 성과가 어떻게 북미 정상회담에서 열매 맺을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제 공은 확실히 트럼프의 손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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