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성 대립'으로 번진 홍대 누드크로키 사건, 청와대 국민청원부터 편파수사 규탄시위까지

  • Editor. 엄정효 기자
  • 입력 2018.05.14 16: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엄정효 기자] 홍대 누드크로키 모델 몰카 사건이 연일 화제가 되는 가운데 이 사건이 성 대립으로 번져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홍대 누드 몰카 사건이 발생한 후 동료 여성 모델의 소행임이 밝혀지고 구속되는 등 빠르게 수사가 이뤄졌다.

그러나 홍대 몰카 사진이 유출된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 회원들은 물론 적지 않은 여성들이 남성이 당한 몰카 사건이기에 적극적으로 수사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뿐만 아니라 피의자를 빠르게 잡을 수 있음에도 그간 발생한 몰카 사건은 왜 방관한 것이냐는 내용의 글들이 줄을 이어 게재되기도 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성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성별에 관계없는 국가의 보호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인은 "홍대 누드크로키 모델의 불법촬영 사건이 있었다. 경찰은 20명의 용의자를 모두 조사하고 피해자의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직접 자료수집까지 나섰다"며 "피해자가 여성이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고 피해자가 남성이기에 재빠른 수사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성과 남성 둘 다 동등한 대한민국의 국민이기 때문이다"라며 "가해자가 여성이기에 수사를 달리하는 국가에서 남성도 역시 안전하지 않다. 누구나 범죄를 저질렀다면 벌을 받고 누구나 피해자가 됐다면 국가에게 보호받을 수 있는 그런 대한민국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14일 낮 현재 30만명 넘게 동의를 얻은 해당 청원글에는 몰카 사건의 피해자가 여성일 때 피의자들이 집행유예, 무죄 받은 기사들을 링크돼 있다.

이로 인해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는 오는 19일 오후 3시 서울에서 시위를 연다고 예고했다. 이들은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은 일반 여성들이 진행하는 여성들만의 시위라고 소개하며 참여자 수요 조사와 시위 아이디어를 모집하고 있다.

10일 개설된 이 카페는 3일 만에 가입 회원수가 1만5000명을 넘어섰다. 이들은 SNS를 통해 "다른 몰카 범죄에도 적극적으로 수사하길 바란다면 참여해주길 바란다"며 "남성들이 저지른 불법촬영에는 불구속기소로 수사했으며 얼굴 사진을 찍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여성들은 직접 찾아가도 수사 불가 통보를 받는다. 명백한 여성혐오적 편파수사"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란이 이어지자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1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경찰이 성별에 따라 수사 속도를 늦추거나 그런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수사 장소와 시간이 특정된 상황이었다. 피의자가 최근 휴대폰을 교체한 사실이 확인돼 바로 특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에 대한 비난이 있기에 모든 수사를 신속하게, 특히 여성과 관련된 수사는 더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대 누드크로키 사건이 발생한 후 청와대 국민청원은 물론 편파수사 규탄시위까지 예정돼 성 대립으로 번진 이번 사건에 대해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출처=청와대 국민청원]

이런 가운데 그간 몰카 범죄로 인한 처벌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바른미래당 김삼화 의원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카메라 등 이용 촬영으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위반해 적발된 인원은 2014년 1327건에서 2016년 1720건으로 29.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범죄특례법에서 카메라 등을 이용해 다른 사람의 신체를 촬영하거나 촬영물을 판매, 임대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 상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1심 재판결과 벌금형, 집행유예 등으로 풀려난 비율이 86%로 나타났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 몰카 범죄 1940건 중 69.7%가 기소됐으나 해마다 기소율이 낮아져 2013년 54.5%, 2014년 44.8%, 2015년 7월 32.1%로 나타나 기소율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한 번의 촬영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몰카 범죄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이 아닌 보다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홍대 몰카 사건이 성 대립 양상으로 변하고 있는 가운데 대중들은 조심스런 입장을 밝히며 성대결을 만드는 이 같은 사건들이 또 다시 나오지 않길 바란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