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궐련형 전자담배에도 ‘담뱃갑 경고그림’ 부착하는 까닭은?

  • Editor. 이선영 기자
  • 입력 2018.05.1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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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선영 기자] 산업화시대의 아버지들은 월급날 소주 한잔하고 골목길에서 하늘 한 번 쳐다보았다. 이때 담배 한 대 태우며 한시름 달래던 풍경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흡연자들의 기호도 날로 변하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는 일반 궐련형 담배보다 덜 해로우며 흡연 후 담배 냄새가 몸에 덜 밴다는 이유로 포장돼 특히 20-30대 젊은층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렇다면 궐련형 전자담배는 흡연자들에게 덜 해로운 것일까? 물론 아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외 연구결과 궐련형 전자담배에는 각종 암을 유발하는 포름알데히드, 아크롤레인, 벤조피렌 등이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나 흡연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학협회 학술지 자마(JAMA)에 실린 연구 등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에는 일반담배 대비 4~82% 정도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었다. 이 가운데 아크롤레인(82%), 포름알데히드(74%), 피렌(7%), 벤즈안트란센(6%), 벤조피렌(4%) 등은 발암물질이다.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자문위원회는 지난 1월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iQOS)에 대해 “흡연과 관련된 질병의 위험을 줄인다는 필립모리스의 주장에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위원 9명중 8명(1명 기권)이 자문했다. 아이코스 사용이 일반 궐련형 담배를 계속 사용하는 것보다 위험성이 낮다는 주장에도 5대4로 반대 결정을 내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10월 “아이코스 같은 가열식 담배가 일반 궐련담배보다 덜 해롭다거나 유해성분이 덜 배출된다는 어떤 근거도 없다. 간접흡연 피해가 줄어든다는 주장도 근거가 불충분하다”며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 따라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14일 복지부에 따르면 국내학계는 “대표적인 궐련형 전자담배인 아이코스에서 담배 주요 독성물질이 상당한 수준 배출되고 있다”며 “궐련형 전자담배는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 따라 다른 담배제품과 동일한 수준으로 규제돼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인체에 유해한 타르 역시 일반 담배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코스 제조사인 필립모리스의 자체 연구를 보면 전자담배와 일반담배의 1개비당 타르 함량은 ISO 시험법에선 9.39㎎와 9.01㎎, PM 자체시험법에선 4.71㎎과 8.64㎎이 각각 검출됐다.

이에 14일 보건당국 제2기 경고그림위원회는 최종안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포장에 암 유발을 상징할 수 있는 그림을 넣기로 결정했다. 행정예고와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12월 23일부터 모든 궐련형 전자담뱃갑에는 암 사진이 부착된다.

이에 담배업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담배협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세계적으로 궐련형 전자담배 경고그림은 사례가 없으며 유해성 논란이 진행 중이므로 궐련형 전자담배 경고그림 도입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사단법인 한국담배판매인회도 15일 “생계를 위협할 것"이라며 "혐오스러운 경고그림이 판매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생각할 때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방적인 결정"이라고 공식 반대 입장을 밝혔다.

궐련형 전자담배를 둘러싸고 보건당국, 담배업계, 흡연자들의 갈등이 팽배해지고 있는 가운데 비흡연자들은 한 가지 의문을 던지고 있다. ‘담배가 덜 해롭다고? 예초에 해로운 것과 덜 해로운 것의 차이는 뭐지? 둘 다 몸에 백해무익하다는 소리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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