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북미정상회담 취소, 한반도 외교 지형 어떻게 달라지나

  • Editor. 이상래 기자
  • 입력 2018.05.25 16: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역사상 첫 북미 정상의 만남은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결정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들에도 영향이 적지 않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트럼프 북미정상회담 취소로 한반도 북핵문제 해결에 있어 관련 당사국 정상들의 입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북미정상회담 취소로 가장 큰 수혜를 받는 국가로는 중국이 거론되고 있다.

'차이나 팬터지’ 저자 제임스 맨은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가능한 오랫동안 회담을 연기시킬 뿐만 아니라 미결상태로 두는 것이 시진핑에게 유리하다”며 “중국이 특히 무역에 있어 미국에 레버리지를 갖게 됐다”고 전망했다.

중국 런민대의 북한 전문가 청샤오허 교수는 북미회담 취소에 대해 “시진핑 주석이 중재자(mediator)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이 취소된 (북미)회담을 구하기 위해 뭔가를 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에 강경한 자세를 취하면서 회담 무산된 배경에 중국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NBC 뉴스는 25일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전문가를 인용해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둘러싼 요구사항을 늘리고 싱가포르 서밋 개최 준비를 중단한 이유는 중국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시진핑 주석이 중국 중심이 아닌 한반도 통일 가능성 때문에 조바심을 내 북미정상회담 진행 과정에서 ‘보이지 않은 손’으로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도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북한의 태도 변화의 배후가 중국일 수 있다는 의구심을 내비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 자리에서 “약간 실망스럽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에서 시 주석과 두 번째로 만나고 나서 그의 태도에 약간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 회담 이후 일이 변한 것 같다. 나로선 좋다고 얘기하진 못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북미정상회담 좌초를 중국이 바랐다는 주장에 중국정부는 반발하고 있다. 외교부 루캉 대변인은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줄곧 대화를 설득하고 회담을 촉진하는 작용을 해왔다”고 밝혔다.

일본 또한 북미회담 취소가 나쁠 것이 없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대화의 물꼬가 트일 때 깊은 우려를 표명한 쪽이 바로 일본이었다. 심지어 남북 화합무드가 북미정상회담으로까지 번져가는 추세로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재팬 패싱’이라는 단어는 이러한 일본의 입지를 잘 보여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안도의 한 숨을 내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북미회담 취소로 가장 타격이 큰 국가는 단연 한국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고민하는 ‘중재자’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실제로 23일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머리를 맞댔다. 일각에서는 이번 세기의 핵담판 기회 무산을 계기로 북미 중재자로서 시진핑 주석의 등판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한반도 내 입지가 줄어들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트럼프 북미회담 취소 결정에 대해 바로 북한은 이를 재고하고 회담을 하자는 반응을 보였다. 내달 12일 싱가포르로 장소와 날짜까지 합의해놓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방식과 상응조치 이견으로 힘겨루기의 불씨를 지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를 통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판은 깨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마음이 변하면 주저하지 말고 전화를 하거나 편지를 보내라”며 대화 재개 가능성은 열어놓은 상태다.

다시 풍향계가 혼란스럽게 돌아가는 한반도 정세 속에 북미정상회담에 완전한 마침표가 찍힌 것이 아니라면 과연 어떤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