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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제63회 현충일 추념식 추념사, 평범한 이웃의 '의인'으로 확장한 애국관

  • Editor. 김민성 기자
  • 입력 2018.06.0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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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민성 기자] # 2006년 카센터 사장을 꿈꾸다 아홉 살 아이를 구한 뒤 바다에서 숨을 거둔 채종민 정비사.
# 2009년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을 돕다가 뒤따르던 차량에 목숨을 잃었던 김제시 농업기술센터 황지영 행정인턴과 어린이집 금나래 교사.
# 2016년 성우를 꿈꾸다 화재가 난 건물에 들어가 이웃들을 모두 대피시켰지만 정작 자신은 돌아오지 못했던 대학생 안치범 군.
# 2018년 3월, 구조 활동을 하다 안타깝게 사망한 세 명의 소방관.

문재인 대통령이 6일 국립 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63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 속에 담아낸 우리 이웃의 애국자들이다.

촛불 민심을 통해 지난해 취임한 지 바로 맞은 현충일 추념사를 관통했던 ‘진보도 보수도 없는 애국’의 메시지가 1년 뒤 새롭게 구체화됐다. 이웃의 희생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한 추념사로 애국의 개념이 더욱 넓어지고 일상과 밀착됐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역사는 우리의 이웃과 가족들이 평범한 하루를 살며 만들어온 역사"라며 "아침마다 대문 앞에서 밝은 얼굴로 손 흔들며 출근한 우리의 딸, 아들들이 자신의 책임을 다하며 일궈온 역사"라고 강조했다.

국민들이 ‘나라다운 나라’에서 안전하게 삶과 행복을 영위하는데 평범한 이웃으로서 자신을 희생한 차량 정비사도, 인턴도, 어린이집 교사도, 대학생도, 소방관들도 모두 우리 사회가 기억해야 할 의인들이고, 국가가 보듬어야 할 영웅들이라는 시각이다. 그동안 국가 안보나 큰 재난 같은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서나 적용할 법한 추상적인 애국관이 평범한 일상으로 넓혀지고 구체화됐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인식은 물론 정부의 보훈정책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제63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문 대통령 추념사에 담긴 단어 중에서 ‘이웃’은 9차례, ‘가족’은 11차례나 됐다. 우리를 지키고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영령들은 우리의 이웃이고, 우리의 가족이라고 규정한 문재인 대통령은 "일제 치하 앞장서 독립만세를 외친 것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쟁터에 나간 것도,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하며 경제발전에 이바지한 것도,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을 때 두 주먹 불끈 쥐고 거리에 나선 것도, 모두 평범한 우리의 이웃, 보통의 국민들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일상 생활 속의 의인들에게 초점을 맞추며 “우리 후손들이 선대들의 나라를 위한 헌신을 기억하고 애국자와 의인의 삶에 존경심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가져야 한다.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일에 국민들께서 함께 마음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런 이웃과 가족에게 답해야 할 것 중에 하나를 법령 정비에 찾았다. 지난 봄 고속도로에서 구조활동을 하다 세상을 떠난 소방관들 중에서 교육생이었던 고(故) 김은영 문새미 소방관이 정식 임용 전이라는 이유로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을 수 없었던 점이 현충일 추념사에 담겼다. 문 대통령은 “똑같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 희생했는데도 신분 때문에 차별 받고 억울함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정부는 두 분을 포함해 실무수습 중 돌아가신 분들도 순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소방공무원임용령을 개정했다. 눈물로 따님들을 떠나보낸 부모님들과 가족들께 각별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평범한 이웃과 가족들의 헌신과 희생으로 우리 사회를 안전하게 만들고 나라를 지켜온 역사성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면서 애국에 대한 시각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제63회 현충일 추념식 추념사는 국민들의 눈높이와 맞춘 공감 메시지로 볼 수 있다. 평범한 우리의 이웃, 보통의 국민들이 숨은 헌신과 희생의 가치를 새롭게 생각해보게 하는 화두이기도 했다.

“우리 안에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용기가 깃들어 있다는 것을 그들이 우리에게 알려줬다. 이웃을 위한 따뜻한 마음이 의로운 삶이 됐다”는 문 대통령의 강조는 의인으로 확장된 일상의 애국이 결코 소박한 용기만으로 쉽게 잊혀서는 안 된다는 울림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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