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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김정은-트럼프 보이지 않은 고도의 기싸움, 그 미세한 현미경 분석

  • Editor. 이상래 기자
  • 입력 2018.06.1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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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가끔은 여러 말보다는 간단한 제스처가 효과적일 경우가 더러 있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신중의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도 그러하다. 특히 준비과정에서 협상 주도권 싸움으로 무산될 위기까지 직면했던 북미정상회담인 만큼 실제 두 정상의 보이지 않지만 치열했던 신경전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내내 김정은 위원장에게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싱가포르의 컨설팅업체 ‘인플루언스 솔루션스’(Influence Solutions)의 캐런 렁 이사는 이날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점을 아주 잘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자신이 판을 깔고 리더로 보이게 할 필요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날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 안팎을 산책하면서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 측 인사들에게 호텔 앞에 세워진 캐딜락 원 내부를 보여준 장면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자신의 전용차 캐딜락원 뒷문을 열면서 승차를 권하기까지 했다.

오전 회담을 종료하고 이어진 업무오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여유는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찬장에서 취재진을 쳐다보며 “멋지고(nice), 잘생기고(handsome), 날씬하게(thin), 완벽하게(perfect) 찍어 달라. 모든 사람이 잘 나오게 찍어 달라”고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띄웠다. 통역사가 바로 “잘생기고 아름답게 찍어 달라”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통역을 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어색하게 미소만 지었고, 함께 배석한 북한 측 수행원들은 가만히 무표정한 표정으로 서 있을 뿐이었다.

그렇다고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주도권 싸움에 가만히 끌려가지만 않았다는 분석이다. 회담 도중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 도중 자신의 팔에 손을 얹자 곧바로 그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팔에 손을 대며 통제력을 보여주려 했다고 렁 이사는 강조했다.

두 사람의 긴장감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도 포착됐다. 렁 이사는 두 정상이 회의장으로 들어와 나란히 앉았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해서 손을 꼼지락거렸고 김정은 위원장은 몸을 약간 숙이고 바닥을 쳐다봤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캐딜락 원을 권하는 등 여유 있게 주도권을 가져가려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에 적절히 대응해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으려는 김정은 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 구도는 실제로 북한과 미국의 외교전 양상을 대변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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