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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도립공원 등 자연공원의 음주 금지구역 내 소주·막걸리 마시며 냄새 폴폴 풍기는 행위 이젠 사라져야

  • Editor. 이두영 기자
  • 입력 2018.06.1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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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두영 기자] 술 좋아하는 걸로 치면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에 비해 꿀리지 않는다. 자살률, 이혼율, 노인 빈곤율, 낙태율 등 사회경제적 측면은 물론 대장암, 위암 발생류, 간암사망률 등 건강문제에서도 세계 1위에 올라 보통 수치스러운 게 아니다.

이런 결과가 나온 데는 음주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한국은 독한 증류주 소비량 면에서 세계 챔피언급이다. 한 시장조사업체가 2016년 세계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든 술 종류의 판매량을 조사해 밝힌 바에 따르면 ‘소주’는 180개국 증류주 중에서 10년째 1,3위를 차지했다. 서양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조니워커 판매량보다 소주 판매량이 5배나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등산객들의 음주 광경. [사진=KBS 뉴스화면 갈무리].

 

“부장님 오늘 점심은 뭘로 하실래요?” “어제 너무 달려 속이 쓰려서 국물 있는 걸로 간단히 먹어야 할 것 같은데.” “네. 약주를 하셨군요.” 점식시간을 앞둔 시각, 어느 직장에서나 일어날 법한 대화다. 이 경우 전날 마신 술은 약주가 아닌 독주임이 분명하다.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알코올을 1급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1급’은 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이 확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도 애주가들은 절주 내지 금주 하라는 조언을 들으면 “내버려 둬. 길게 사는 것 바라지 않고 이렇게 즐겁게 적당히 살다 죽을래.”라는 말을 하곤 한다.

만사태평 의식은 산에 가서도 드러난다. 숲의 나무그늘이나 계곡 암반 위에서 소주나 막걸리를 내놓고 술판을 벌이는 광경은 아직도 없어지지 않고 있다. 정상 정복의 기쁨을 ‘쐬주’와 함께하는 낭만파 '아재'도 있다.

그러나 장소 가리지 않고 벌이는 음주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지적받고 통제를 받아야 마땅하다.

건강을 잃어 자신과 가족을 부양하지 못하는 것은 차치하고 공공에 끼치는 피해도 적지 않다.

등산 중 족발, 닭강정,김치 등을 펼쳐놓고 술 마시는 곳을 지날 때면, 그런 행위 자체가 시각적으로 불쾌하다. 또 냄새가 풀풀 나서 얼굴이 찡그려지게 마련이다. 골절, 타박상, 실족 등 사고 위험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사진=KBS 뉴스화면 갈무리]

이런 위험을 줄이고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2018년 3월 14일부터 전국의 국립공원 22곳을 비롯해 도립공원 29곳, 군립공원 27곳 등 총 78곳에 대해 음주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이들 자연공원 내 대피소,탐방로,산 정상부 등에서 음주행위를 하다 적발되면 1차 5만원, 2차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런데 아직도 법을 우습게 여기는 등산객이 적지 않다. 현실적으로 그런 ‘추태 아재’들을 단속하는 데도 한계는 있다. 산 면적이 워낙 넓은데다가 적발되는 자의 불만 등 저항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심지어 음주 금지구역에서 술을 마시고도 나라가 앞장서서 행복추구권을 해친다며 푸념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6년간 산에서 음주로 인한 사고가 62건뿐이고 그 중 사망한 경우는 10건에 그쳐서 그런 수치는 무시하자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그런 불만은 그들이 이기적이라는 것을 대변할 따름이다. 우선 산에 가서 술을 마시는 사람보다 마시지 않는 사람이 훨씬 많다. 소수의 행복추구를 위해 다수가 불쾌함을 참으라는 건 난센스다. 소수 의견은 받아들일 가치가 있을 때 수용되는 것이다.

기분 좋게 자연을 호흡하려고 산에 갔는데 술 냄새가 난다면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올라가는 건 당연하다. 침묵이 동의를 의미할 거라는 착각은 접어야 한다. 다수의 비음주자는 반대 의견을 표현하거나 전달하기 뭐해서 그냥 참고 지나갈 뿐이다.

전북 진안군은 지난 14일 마이산 도립공원 합미산성∼고금당 탐방로 구간과 암마이봉 정상부 일대를 음주행위 금지구역으로 공고했다. 6개월 간의 계도를 거쳐 집중 단속할 방침을 밝혔다.

산에 가는 사람은 단속 이전에 스스로 선진 국민임을 깨달아야 한다. 국민총생산(GNP) 세계9위 국가 국민의 위상에 걸맞은 행동이 요구된다. 등산배낭을 꾸릴 때 물통에 소주를 넣을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술은 산이 아니어도 마실 곳이 많다. 술을 테마로 한 축제도 여럿 있다. 부산센텀맥주축제, 대전수제맥주축제&뮤직페스티벌, 진주맥주페스티벌, 인천 송도맥주축제.... 올여름에 시작돼 끝났거나 곧 진행될 맥주 관련 축제행사들이다.

주최측 입장에서 축제의 주제를 ‘먹고 마시고 것’으로 내세우면 흥행할 가능성이 낮다. 6월 15~18일 진주종합운동장 야외공간에서 진행되는 진주맥주페스티벌의 경우 입장료 1만원을 내면 맥주는 무한리필로 제공된다. 맥주를 좋아한다면 ‘껌값’을 내고 마음껏 마실 수 있으니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가 없다.

술은 술판에 가서 즐기고 산에는 맑은 물과 숲 향기만 흐르게 하자! 소수의 기분을 위해 쓰레기, 소음,안전사고 등의 문제를 다수가 떠안게 하지는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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