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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황창규 회장 '고 또는 스톱' 그것이 문제로다!

  • Editor. 이선영 기자
  • 입력 2018.06.2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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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선영 기자] 화투 패를 받는 순간 그런 고민이 든다. ‘고인가? 스톱인가?’ 뭔가 그럴싸한 패를 얻지 못한 경우 우리는 으레 스톱을 외치기 마련이다. 타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은 저잣거리에서 푼돈을 모아놓고 벌이는 화투판이 아니다.

‘사퇴할 것이냐 말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현재 황창규 KT 회장이 스스로 묻고 있는 질문일 수 있다. 그는 KT란 대기업 수장을 놓고 일생일대의 고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황창규 KT 회장. [사진=연합뉴스]

경찰이 18일 황창규 회장 등 KT 전·현직 임원 4명에 대해 정치자금법 등 위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하자 KT 내부가 일순 술렁였다. 설마 했던 악재에 직원들은 당혹해 하며 황창규 KT 회장의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경찰은 KT 전·현직 임원들이 2014년 5월부터 작년 10월까지 소위 ‘상품권 깡’을 통해 조성한 현금 4억4190만원을 19·20대 국회의원 99명의 후원 계좌에 입금하는 과정에 황 회장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KT가 후원금을 준 것은 특정업체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을 제한하는 '합산규제법' 입법, SK브로드밴드-CJ헬로비전 합병, 황 회장의 국정감사 출석 여부 등 여러 현안과 관련해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황창규 회장을 둘러싼 창과 방패 대결도 뜨겁다.

KT는 “황창규 회장은 해당 건에 대해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어 “사실관계 및 법리적 측면에 대해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경찰은 후원 계획부터 실행까지 황창규 회장에게 보고됐고 황창규 회장으로부터 일부 지시도 있었다는 CR부문 임원들의 진술과 문서자료 등을 확보한 상태다.

앞으로 KT 불법 정치자금 후원 의혹 관련 사법 절차에서 황창규 회장이 국회의원 후원에 대해 알고 있었는가가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또한 이번 경찰의 사전 구속영장 신청은 황창규 회장의 향후 거취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KT 내부에 위기감이 형성되고 있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법원의 영장 발부 여부 결정을 전후로 황창규 회장이 스스로 물러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황창규 회장처럼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고도 연임에 성공했던 포스코 권오준 전 회장의 지난 4월 사퇴가 이런 시각에 힘을 실어준다.

사진은 지난 16일 오전 서울 KT 광화문지사 입구. [사진=연합뉴스]

치열한 법리 공방이 벌어질 수도 있는 위기 속에서 KT의 대응도 눈길을 모은다.

19일 연합뉴스와 업계 그리고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황창규 회장 등 KT 전·현직 임원들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가운데 KT가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들을 선임해 만반의 준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사들은 검찰·경찰 출신이 두루 포진했고 황 회장에게는 2명이 선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KT는 지난 1월 서울중앙지검 검사 출신 양진호 전 김앤장 변호사를 법무담당 상무로, 지난 3월에는 양희천 전 대검찰청 사무국장을 KT에스테이트 감사로 선임했다. 대검 사무국장은 검찰 일반직 공무원이 오를 수 있는 최고위 직급으로 고위공무원단 가급(1급)이다.

일각에서는 KT가 경찰 수사와 사전 구속 영장 신청, 이어지는 검찰 수사 등에 대응하고자 검찰 출신을 잇달아 영입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KT는 “양진호 상무·양희천 감사는 현재 진행 중인 경찰 조사와 상관없이 일반적인 경력임원 수시채용 절차에 따라 채용됐다”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이런 가운데 KT 새노동조합은 “황창규 회장은 경영 실적으로 인정받으려는 노력보다는 온갖 정치 줄 대기로 회사 공금을 최순실 재단, 국회 등 가리지 않고 전 방위로 로비해왔다. 아무런 반성 없이 계속 교묘한 언론플레이로 피해자 행세하며 버티기로 일관했고, 그 결과 회사는 더욱 망가져왔다”며 회사를 떠나 자연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아야한다고 주장했다.

고 또는 스톱, 황창규 회장이 언제 어떤 결론을 낼지 지켜볼 대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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