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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금감원장이 새삼 부끄럽다는 '농협은행 사건' 그리고 농협 관련 의혹이란?

  • Editor. 이상래 기자
  • 입력 2018.06.2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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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국내 금융사 내부통제 수준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부끄러운 사건이다.”(윤석헌 금융감독원장)

“국내 은행들 최고경영진부터 경각심을 갖고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최종구 금융위원장)

미국 감독 당국의 농협은행 뉴욕지점 자금세탁 제재 사태에 대한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을 관리하는 기관장들의 평가다. 위기의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원장은 20일 금융기관 내부통제 혁신 TF에서 최근 발생한 삼성증권 배당 사고와 농협은행 뉴욕지점에 대한 미국 감독 당국의 자금세탁 제재 등을 언급하며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광수 신임 농협금융 회장이 지난 4월 30일 서울 서대문구 농협 본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에게 ‘부끄러움’까지 안겨준 ‘농협 사건’은 지난해 12월 미국 농협은행 뉴욕지점이 뉴욕 주 감독청(DFS)로부터 자금세탁방지 등 준법감시 시스템 미비를 이유로 1100만 달러 제재 금을 부과 받은 일을 뜻한다.

농협은행 뉴욕지점은 지난해 수익 67억 원에 무려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을 과태료로 부과 받는 망신살을 자초했다. DFS가 한국계 은행을 상대로 자금세탁방지 관련 과태료를 부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서 당시 비상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견고한 내부통제는 비용이 아니라 수익과 성장 기반이라는 인식 대전환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윤석헌 원장의 지적처럼 향후 개선책 마련이 시급한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지난 4월 26일 주주총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최종 선임한 지 어느 덧 두 달이 다가오는 NH농협금융지주 역시 여기서 예외는 아니다.

뉴욕지점 과태료 폭탄처럼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 까닭이다. 정치권에선 농협 운영 실태 비판은 단골 메뉴라는 평까지 나올 정도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2012년 농협 신경분리 당시 농협중앙회가 100% 출자해 출범시킨 지주사로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40여 년의 농협 상호금융 역사상 유일한 적자였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2008년 캐나다 부동산투자 사업명목으로 210억을 대출했다가 모두 손실 처리한 투자실패를 거론하면서 이렇게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김현권 의원은 “농협 상호금융은 2008년 인도네시아 발리 풀빌라, 캐나다 토론토 주상복합빌딩, 미국 텍사스 유전개발 펀드 등에 투자해 1777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며 “사정이 이런데도 농협은 2016년 8월부터 말레이시아, 호주, 미국 등에 2천207억 원 규모, 8건의 해외부동산 투자를 했다”고 목청을 돋웠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미국 감독 당국의 농협은행 뉴욕지점 자금세탁 제재 사태에 대해 “국내 금융사 내부통제 수준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부끄러운 사건이다"고 질타했다. [사진=연합뉴스]

심지어 캐나다 부동산 투자 실패에 대해서는 권력 개입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 “농협 사기대출 사건은 거대한 권력자의 비호 아래 진행됐다는 강력한 추론이 가능하다”며 “농협이 왜 캐나다 부동산 투자 대출을 졸속으로 처리를 했는지, 범죄 사실을 인지한 뒤에도 왜 덮기에 급급했는지,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이 왜 솜방망이로 끝났는지 의문이 든다”고 주장했다.

2008년 이명박 정권 시절 농협은 캐나다 부동산 투자에 대한 의혹만 제기된 것은 아니다. 당시 이명박 정부가 공을 들인 해외자원 투자 실패에 대해 농협이 사실상 방치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김현권 의원은 “농협중앙회 상호금융특별회계는 단위 농·축협으로부터 위탁받은 자금으로 농협이 탄생한 이후 철저히 위험을 피해 보수적으로 운용돼 왔다”며 “실제 수익성과 안전성을 모두 검증한 다음에 투자하는 게 일반적인 패턴인데 지금까지 유례도 없었던 해외자원개발 펀드에 다른 금융사보다 훨씬 서둘러 뛰어든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비단 이 뿐만이 아니다.

농협은 한진해운 회사채 매입으로 1085억 원의 투자 손실도 입었다.

박완주 의원이 지난해 10월 농협으로부터 제출받은 ‘조선 ·해운업 회사채 보유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역 농·축협이 조선·해 전액 손실처리 된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 실패에 지적과 별개로 농협 전산망 해킹 사태도 여전히 논란 속에 있다.

농협 전산망 해킹 사태는 2011년 4월 12일 농협 전산망 자료가 대규모로 손상돼 수일에 걸쳐 전체 또는 일부 서비스 이용이 마비된 사건이다. 사건 초기에는 협력 업체에 의한 사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이후 농협 측에서는 내부 전문가 사이버 테러일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당시 이명박 정부 검찰은 이 사안에 대해 북한의 해킹 소행이라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막대한 투자 실패, 해킹 사태 논란 등 농협에 관한 숱한 의혹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이 지난 4월 ‘농협적폐 청산, 노동존중 실현, 농 축협 인사 업무협의회 해체 촉구 결의대회’에서 캐나다 210억원 불법대출 의혹, 상호금융특별회계 전용 해외투자로 인한 막대한 손실, 한진해운 회사채 매입으로 1085억원 투자 손실, 북한의 소행이라던 농협 전산망 해킹 사태 등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벌어진 각종 농협 관련 의혹에 대한 재수사 촉구 주장에 대해 대중들이 귀를 기울이는 이유는 여기에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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