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조승연 기자]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2연속골을 퍼부으며 4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는 반면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는 2경기 동안 12차례의 슛 세례에도 골 침묵에 빠져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이들과 발롱도르를 다퉈온 브라질 에이스 네이마르로서는 부담 백배의 코스타리카전이었다. 호날두와 메시의 희비를 바라보는 세계축구 최고 몸값 스타 네이마르의 심경은 실로 복잡했을 터다.

네이마르는 22일 밤(한국시간) 상트페테르부르에서 벌어진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E조리그 브라질-코스타리카 2차전에서 전광판이 멎은 지 7분 뒤 코스타의 패스를 왼발 쐐기골로 작렬해 2-0 승리를 이끌었다.

네이마르는 프랑스리그에서 당한 부상 후유증으로 러시아 월드컵 첫 판 스위스전에서 집중견제를 풀어내지 못하고 1-1로 비겨 쏟아진 비난을 씻어냈다. 극장골을 터뜨린 뒤 피치에 무릎을 꿇고 한동안 눈물을 쏟아냈다. 네이마르 어깨에 얹어진 삼바군단의 에이스라는 무게가 그렇게 컸던 터다.

두 차례나 결정적인 슛이 빗나가고 페널티킥이라도 건져내려고 몸을 던졌지만 '할리우드 액션'으로 판정돼 수포로 돌아갔던 네이마르. 후반 정규시간이 끝난 뒤 필리피 쿠티뉴가 지각 선취골을 터뜨리자 마음의 짐을 벗어던진 듯 월드컵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묘기까지 부렸다. 오른쪽 코너플래그에서 공을 양발에 끼워 점프하며 상대 키를 넘기는 발재간를 보여주는 등 자신감을 회복한 끝에 쐐기골을 넣자 경기 직후 감격에 겨워 얼굴을 감싸쥐며 오열했다.

FIFA 공식 경기 통계에서 따르면 전광판 시계가 멎은 뒤 7분 만에 터진 네이마르의 골은 월드컵 사상 '가장 늦은 극장골’로 기록됐다.

같은 조의 스위스는 23일 오전 칼리닌그라드에서 벌어진 세르비아와 2차전에서 전반 5분 만에 알렉산드르 마트로비치에게 선취골을 내줬지만 후반 7분 크라니트 자카가 왼발 중거리포로 동점을 만든 뒤 종료 직전 ‘알프스 메시’로 불리는 제르단 샤키리의 결승골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스위스-세르비아 승부는 러시아 월드컵 1호 역전극. 브라질과 스위스는 1승1무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차로 각각 1,2위에 랭크됐다.

앞서 D조의 나이지리아는 볼고그라드에서 열린 2차전서 아메드 무사의 멀티골을 앞세워 2-0으로 완승, 월드컵 본선 데뷔국 아이슬란드의 돌풍을 잠재웠다. 월드컵에서 유럽팀들만을 상대로 6승째를 거둔 나이지리아(1승1패)는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크로아티아(2승)에 이어 조 2위로 올라섰다.

스위스-세르비아 전까지 개막 이후 26경기를 소화한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0-0 무승부 없는 월드컵 타이기록이 세워졌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서 최장 26경기 무득점 무승부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러시아 월드컵 24번째 경기인 브라질-코스타리카 전에서 그 퍼레이드가 멈춰설 뻔 했지만 인저리타임에서만 쿠티뉴, 네이마르의 연속골이 터져 최다기록 경신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개막 12경기 만에 무득점 무승부가 나온 점에 비춰보면 이번에 처음 도입된 비디오판독(VAR)에 따른 페널티킥골 증가가 ‘재미없는 무승부’의 퇴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