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SC제일은행, HSBC, 한국씨티은행의 우울한 민낯

  • Editor. 이선영 기자
  • 입력 2018.07.09 12: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이선영 기자] “돌고 도는 돈이 제일 많은 곳은 금융권이다.”
    
정재계 안팎서 널리 퍼진 이야기다. 그리고 돈은 역시 돌아야 한다는 말에는 분야를 막론하고 어느 정도 고개를 끄덕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국내의 외국계 금융사들은 사뭇 다르다.
 
국내에서 번 돈을 바리바리 싸 갖고 가기 바쁜 모습이다. 연평균 1조2000억 원 상당의 자금을 본국에 송금하는 것으로 집계됐으니 하는 소리다. 이들 금융사는 한국에서 벌어들인 이익금 대부분을 본국에 보내버리고 사회공헌이나 고용 등 한국의 사회적인 이슈에선 지극히 모르쇠로 일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외국계 금융사별 본사 송금 금액. [사진출처=금융감독원/박용진 의원실 제공]

금융감독원이 8일 박용진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금융사들은 2013년부터 2018년 1분기까지 5년간 총 6조7805억 원을 본국에 송금했다. 집계 대상 외국계 금융사는 은행 40개, 증권사 11개, 보험사 28개, 자산운용사 23개 등 100개다. 단 올해 1분기에 보험사 수치가 빠져 있어 최근 5년간 실제 총액은 7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분석돼 놀라움을 더하고 있다.
    
외국계 금융사의 본국 송금액은 올해 1분기에만 6312억 원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금액의 절반 남짓에 달했다. 본사 송금액이 많은 업권은 단연 은행권이다. 외국계 은행의 5년간 송금액은 3조4587억 원으로 전체 송금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HSBC. [사진=연합뉴스]

은행권 중 한국에서 벌어들인 돈을 본국에 가장 많이 송금한 곳은 SC제일은행이다. 5년간 송금액이 8788억 원에 달한다. HSBC가 8302억 원으로 2위, 한국씨티은행이 4713억원으로 3위, JP모건이 1628억원으로 4위다. 2015년 6043억 원, 2016년 6302억 원이었던 외국계 은행의 본국 송금액이 올해 1분기에만 4857억 원을 기록했다.
 
외국계 은행의 배당 성향은 일반적인 국내 은행의 약 2배 수준이다. 배당금 거의 전액을 본국으로 송금해버리는 것도 이들의 특징이어서 씁쓸함을 자아내고 있다.
 
외국계 금융사의 본사 송금은 통상 이익금과 전산 이용료 등 위탁수수료, 광고비 등 본점 경비, 상표 이용료, 자문수수료 등으로 구성됐다.
 
일각에서는 외국계 금융사들이 이익금만 아니라 다양한 명목으로 막대한 돈을 본사에 보내고 있으나 적정하게 보내고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고 꼬집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박용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28개 외국계 보험사는 지난해 동안 2872억 원을 이익금 송금이라는 명목으로 본사에 보냈다. 이외에 다른 항목으로 보낸 돈도 355억 원에 달한다. 이중 본사에 위탁수수료로 193억 원을 보냈다. 여기에 본사 전산을 이용하는 사용료 등이 포함된다.
 
자문수수료로는 3억 원, 본점 경비로는 91억 원을 송금했고 기타 비용으로 68억 원 보냈다. 다양한 명목으로 수억 원에서 수백억 원씩 본사에 돈을 보냈지만 관련 정보 부족으로 적절한 대가인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금융당국의 고배당 자제 요청이 먹히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해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외국계 은행은 매년 고배당으로 논란이 됐다.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매년 배당금 전액을 모회사인 씨티그룹과 스탠다드차터드그룹에 보내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6월 이사회에서 배당 유보를 논의했지만 올해 초 배당 시점에는 결국 939억 원 배당을 결정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영업점 통폐합과 직원 재배치 관련해 노사간 원만한 합의가 이뤄졌고 실적이 호조를 보여 배당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SC제일은행. [사진=연합뉴스]

SC제일은행은 올해 1250억 원을 배당하고 배당금을 모두 본사에 보냈다.

물론 외국계 금융사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지만 한국에서 얻은 과실을 내부 구성원과 나누거나 국내 시장에 투자하고 사회공헌에 사용하는 데 인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외국계 금융사가 이익금 일부를 배당하고 나머지는 전산 투자, 임금 인상 등에 써야 하지만 배당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전국은행연합회가 지난해 발간한 은행사회공헌활동 보고서를 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NH농협)과 은행연합회를 포함한 21개 금융기관의 순이익 대비 사회공헌활동비 지출 부문에서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최하위권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국내 점포 90곳을 없앴다. 아직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발생하진 않았으나 당분간 신규 채용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국 사회공헌에 짜다고 추정할 수 있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