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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박삼구 회장의 성희롱 논란은 끝난 게 아니다

[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 광경

지난 3일 기자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아시아나항공이었다. 골자는 박삼구 회장의 성희롱 논란을 기사에서 언급했다는 이유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회장님이 사과도 했고 더 이상 내부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사실 지금 이슈가 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는 입장이었다. 한마디로 박삼구 회장 성희롱 논란은 이미 끝난 과거 문제라는 얘기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한데 과연 그럴까?

“김정은 욕할 거 없네. 기쁨조라니….”(yong****)
“사이비교주 환영식 분위기와 유사하다.”(omga****)
“전문경영인을 회장으로 앉혀 놔야 이런 더러운 일이 없지.”(web1****)

6일 KBS 보도에 의해 공개된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이 승무원들로부터 받은 환영행사 동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한마디로 기가 차다는 반응 일색이었다. 승무원들은 박삼구 회장을 감동시키라며 눈물과 선물, 신체 접촉을 강요당했다고 털어놨다.

박삼구 회장이 성희롱 논란 후 사과를 한 것은 사실이다. 지난 2월 한겨레가 보도한 이후 각종 인터넷 익명의 게시판에 관련 의혹이 쏟아지자 박삼구 회장은 일주일 뒤 서둘러 사과했다. 물론 충격의 동영상 또한 사과 이전에 촬영된 것이기도 하다.

어쨌든 가해자는 사과하고 피해자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너무나도 익숙한 광경이 아닌가.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충격에 빠트린 미투(Me Too) 피해자들이 가해자의 여론무마용 형식적인 사과로는 상처가 아물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박삼구 회장에 대한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은 어땠을까?

8일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No Meal(노 밀)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서 쏟아진 발언을 살펴보면 그 상처의 크기와 깊이를 다소 짐작할 수 있다.

“화장실에, 식당에 숨어있는 승무원들 다 잡아냅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는지 아십니까? 회장님 만날 생각에 밤잠을 못 잤습니다. 사랑합니다. 이거 지금 저만 그런 거 아니죠. 이거 저희 자발적으로 합니까?”

발언대에 나선 아사아나항공 승무원이 이같이 외치자 객석에서는 “아니요”라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 승무원은 “이제 그만하고 싶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이 여전히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얼마 전 걸려온 아시아나항공 측의 해명 성 전화가 다시금 생각나는 이유다.

더 안타까운 것은 성희롱에 대한 아시아나항공의 인식 수준이다. 어쩌면 이런 사고와 태도가 아시아나항공의 현 사태를 더욱 키운 것은 아닌지 곱씹어 봐야할 대목이 아닐까?

“회장님이 저희가 안 안아줬다고 되게 서운하다고. 그럼 '회장님' 이러면서 안아드리고 또 사랑합니다 해드리고. (손을) 깊숙이 잡아라. 안을 때도 꽉 안아라 이런 식으로 지시를 하시죠.”

위 발언은 6일 KBS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나온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의 고백이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기자에게 “성희롱이라고 표현할 부분도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박삼구 회장에게 신체적 접촉을 지시하는 행위가 또는 신체 접촉의 수위가 성희롱이 아니라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노래와 율동은 교육생들이 스스로 준비했다는 해명을 늘어놓고 있다. 승무원들이 거리로 나오고 방송에 나와서 강요당했음을 폭로하는데도 말이다.

여전히 승무원들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한 채 보듬어주지 못하는 아시아나항공의 일방통행 식 사고와 경영 방식. 노 밀 사태의 근본 원인도 바로 여기에서 기인한 것은 아닐까?

금호아시아나 그룹 박삼구 회장이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할지 지켜볼 대목이다.

이상래 기자  srblessed@updow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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