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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인정' CJ대한통운, 엉뚱한 곳에서 불똥

  • Editor. 이상래 기자
  • 입력 2018.07.1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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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전 세계 고객을 즐겁게 할 Great Global CJ가 되겠다.”

“자신감을 갖고 즐겁게 일하며 최고의 성과를 내는 '하고잡이'가 돼 달라.”

CJ그룹을 이끌어가는 총수 이재현 회장의 발언이다. 고객뿐만 아니라 회사 직원들 모두 즐거움과 만족감을 주는 CJ그룹을 만들겠다는 이재현 회장의 포부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하고잡이’란 마음에서 스스로 우러나와 자발적으로 일하는 사람을 뜻하는 단어로 이재현 회장이 평소 즐겨 사용하는 말로 전해진다.

하지만 박근태 사장이 이끄는 CJ대한통운은 고객과 직원 모두가 만족하는 CJ그룹을 꿈꾸는 이재현 회장의 철학과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CJ대한통운이 주거침입 혐의를 받고 있는 택배기사를 피해자가 사는 지역에 다시 배치해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은 CJ대한통운 박근태 사장. [사진출처=CJ대한통운 홈페이지]

CJ대한통운이 주거침입 혐의를 받고 있는 택배기사를 피해자가 사는 지역에 다시 배치했던 조치는 고객 입장을 조금이라도 고려했다면 가능하겠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뉴시스에 따르면 CJ대한통운 택배기사 A씨는 지난해 11월 경북경산에 사는 미혼여성 B씨 자택에 침입하려 한 혐의로 현재까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문제는 사건 후 B씨 지역 담당 택배기사가 바뀌었지만 CJ대한통운이 이달 초 다시 A씨에게 이 지역을 맡겼다는 점이다.

B씨에 따르면 택배기사 A씨는 도어락 7~8회 누르며 B씨 집 문을 열려고 시도했다. 문고리도 잡고 여러 번 돌렸다. 반면, 택배기사 A씨는 문을 두드리고 벨을 눌렀지만 도어락에 손을 대지는 않았다고 맞서고 있다.

경찰은 B씨 이웃으로부터 “누군가 도어락 번호를 여러번 틀리게 누르는 소리를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A씨는 도어락을 만진 적이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현재로선 유죄로 결정되지 않았다. 고객이 순수하게 오해를 하고 있는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B씨가 최근 다시 문제를 제기했고, 유무죄에 대한 결론이 나오지 않았지만 고객이 불편해하면 바꾸는 것이 맞다고 판단해 A씨 담당구역을 바꿨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B씨는 여전히 정신적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 B씨는 CJ대한통운에 수차례 전화를 시도해 다시 항의했고, 대한통운은 그제야 담당자를 교체했다는 입장이다. 또한 B씨는 “지금도 도어락 소리가 들리면 심장이 떨리고 불안하다”며 “고객 불안을 생각한다면 배송지역을 다른 곳으로 바꿔주는 것이 맞다”고 울분을 토했다.

전 세계 고객을 즐겁게 하겠다는 이재현 회장의 공언이 참으로 무색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직원들이라도 행복한 것은 아니다.

'하고잡이' 경영철학을 내세운 이재현 회장의 방침과 CJ대한통운이 엇나간다는 비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1일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열린 재벌택배 갑질 폭로 기자회견에서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본사와 택배기사 갈등으로 촉발된 영남권 CJ대한통운 택배 지연 배송 사태가 수도권으로 확대되고 양상은 직원들의 불만이 얼마나 극에 달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12일 MBC 보도에 따르면 전국택배연대노조는 지난달 말 영남권에서 시작된 택배 분류작업 거부 운동에 경기 분당구의 B터미널과 여주시의 여주터미널 조합원들이 동참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말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의 경우, 다른 택배사와 달리 기사가 배송할 물품을 분류하는데 6~7시간이 걸려 그 시간만큼 공짜 노동을 하고 있다”며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CJ대한통운 직원들이 이재현 회장이 말하는 ‘하고잡이’와는 괴리가 보인다는 일부의 평가다.

한데 CJ대한통운이 11일에는 실버택배로 한 해 동안 가장 뛰어난 지속가능경영을 한 기업에 주는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기업이행상을 받았다. ‘실버택배’란 택배 차량이 물건을 싣고 오면 거주 노인들이 친환경 전동 카트를 이용해 각 가정까지 배송하는 사업모델이다.

요즘 CJ대한통운의 희비가 교차되는 이유다.

박근태 사장은 CJ가 옛 대한통운을 인수할 때 그룹의 숙원 사업이라 할 수 있는 물류사업을 맡을 만큼 이재현 회장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크고 작은 파고를 어떻게 돌파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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