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엄정효 기자] 2016년 11월 박근혜 정부 시절 총리 내정자로 지목된 바 있는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대위원장. 당시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국민들의 공분이 일고 있는 상황이었으나 김병준 위원장은 국민들은 안중에 없고 총리로 내정됐다는 사실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로 인해 그를 향한 비난이 이어지자 다음날 김 위원장은 사무실에 출근하며 심각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웃을 수도 그렇다고 울 수도 없는 이같은 상황이 김병준 위원장에게 또 한 번 찾아왔다. 한국당 비대위원장으로 선임된 날 골프 접대 의혹으로 내사 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김병준 위원장은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골프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접대라고 하기엔 곤란하다"며 "정식시합을 하기 전에 사회각계각층 여러 명을 초대하는데 초대받아 갔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제가 그 기사를 봤지만 당시 대회를 주최한 대표가 범위를 넘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것도 저는 모른다"며 "그래서 한 번 기다려달라. 어느 쪽이 옳을지 결론이 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앞서 17일 강원지방경찰청은 김병준 위원장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내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교수 신분으로 있던 지난해 8월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의 초청으로 100만원이 넘는 골프 접대와 기념품 등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으며 최근 제보를 받은 국민권익위원회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같은 골프 접대 의혹에 대해 한국당은 김병준 위원장에 대한 적극 엄호에 나섰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18일 원내대책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의 혼란 수습을 위해 비대위원장을 어렵게 선출해 모신 어제 불가피하게 언론에서 그런 기사가 나왔어야 했는지 의문스럽다"며 "진위 파악에 더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김 위원장도 이 부분에 관한 입장을 기자회견에서 해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청장 출신 이철규 의원은 내사 공개 시점에 의문을 제기하며 "청탁금지법이 명예교수를 법 적용 대상으로 한 것은 강의하고 성적을 관리할 때 한한 것이다. 청탁금지법에 해당하지 않은 사안을 가지고 언론에 흘려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는 것은 정치공작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채익 의원은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전격으로 발표하는 것을 보면 과연 '국민의 경찰인가' 싶다"며 "민갑룡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철저하게 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김병준 위원장을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이른바 '노무현의 남자'로 불리며 노무현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 위원장이 한국당 구원투수로 나선 것에 대한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박영선 의원은 18일 SNS를 통해 "2006년 12월 김병준 실장이 나를 찾아와 금산분리법 상정 연기를 압박했다"며 "아마도 노무현 대통령의 눈과 귀를 혼란케 했던 몇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무현정부 당시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전재수 의원은 17일 SNS를 통해 "(김병준 비대위원장) 당신의 그 권력욕이 참 두렵다. 그쪽 일을 하면서 당신의 출세를 위해 노무현 대통령님을 입에 올리거나 언급하지 말아 주길 당부드린다"고 꼬집었다.
2년 전 결국 울었던 김병준 위원장이 이번에는 웃을 수 있을지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