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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스페셜'이 최철원 이해욱 김만식 김동선 정일선을 소환한 이유

  • Editor. 엄정효 기자
  • 입력 2018.07.31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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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엄정효 기자] '봉건 영주처럼 행동하는 기업 임원이 부하나 하청업자를 학대하는 행위'

지난 4월 뉴욕타임즈가 대한항공 조현민 전 전무의 이른바 '물벼락 갑질 논란'을 대서특필하며 한국 사회에 자리 잡은 '갑질(Gapjil)'을 규정한 표현이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에 이어 동생 조현민 전 전무의 갑질 논란으로 여전히 국민들의 공분이 식지 않은 가운데 MBC 프로그램 'MBC 스페셜'이 재벌가의 갑질 논란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MBC 스페셜'이 조현민 전 전무와 조현아 전 부사장 등 재벌가 갑질 논란에 대해 집중조명했다. [사진출처=MBC 프로그램 'MBC 스페셜']

30일 방송된 'MBC 스페셜'에서는 조현민 전 전무의 음성 파일과 더불어 2014년 땅콩 회항 사태를 일으킨 조현아 전 부사장도 다뤘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항로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됐으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이에 실질적 피해자인 박창진 전 사무장은 조 전 부사장의 진정한 사과는 없었다고 밝혔다.

방송은 공식석상에서 온몸에 명품을 두르고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보이는 재벌 3세지만 사적인 공간인 집이나 차 안, 회사 사무실 등에서 그들은 민낯을 드러내고 갑질을 일삼는다며 그들의 운전기사로 일한 이들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이른바 '수행기사 매뉴얼'로 거센 논란을 일으킨 한 재벌 3세의 수행기사로 일한 A씨는 실제로 갑질 매뉴얼이 존재했으며 앞으로도 그들은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철원, 조원태, 김동원, 김동선, 정일선, 이해욱, 김만식. 'MBC 스페셜'은 대한항공 조현아 조현민 자매 외에도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이들의 ‘갑질’도 재조명했다.

방송은 영화 '베테랑'의 맷값 폭행의 모티브를 제공한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이자 최철원 전 M&M 대표의 폭행 사건의 피해자 유홍준 씨를 인터뷰했다. 유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최철원 대표가 야구방망이를 직접 들고 하는 소리가 '자 지금부터 한대에 100만원씩'이었다. 두 세대인가 맞고 쓰러졌다. 고통스러워서 살려달라고 애원했는데 임원들, 이사들 7~8명이 지켜보고만 있더라"라며 "열대 맞고는 안 되겠다고 몸부림치자 '지금부터 한 대에 300만원'이라며 3대를 더 폭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 가격 후 일으켜 세우더라고요. 두루마리 화장지를 손에 둘둘 말아 입에다 한 움큼 밀어넣고 주먹을 그냥 갈긴 거예요. 볼을. 피가 엄청났어요"라며 "볼이 다 찢어져서 합의서를 주면서 2000만원 수표를 던지더라고요"라고 덧붙였다. 유씨에 따르면 이 사건 직후 자신의 통장에는 화물차 매입가격이라며 5000만원이 입금됐다고 한다.

'MBC 스페셜'은 이른바 '맷값 폭행'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는 최철원 전 대표 폭행 피해자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사진출처=MBC프로그램 'MBC 스페셜']

당시 변론을 맡은 유씨 변호인은 "시민단체를 찾아가도 외면하고 알만한 언론사를 찾아가도 외면했다"며 "왜? SK라는 거대 광고주가 있잖아요"라고 밝혔다.

이후 한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보도된 후 파장이 거세게 일자 최철원 전 대표는 서울경찰청에 '당당하게' 출두했다. 최철원 전 대표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이후 13일 뒤 서울중앙지검은 유홍준 씨를 업무방해와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조현아 조현민 자매의 형제이자 한진그룹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2005년 난폭운전 시비 도중 70대 노인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했으나 처벌은 벌금 100만원의 약식기소에 불과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차남 김동원 씨도 2011년 뺑소니 사고로 이틀 뒤 조사를 받고 벌금 700만원 판결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그는 2010년 11월부터 2012년 7월까지 주한민군 사병이 군사우편으로 밀반입한 대마초 중 일부를 받아 4차례 흡연한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김동원 씨의 동생인 한화그룹 3남 김동선 씨는 2010년 술집 파손으로 불구속 입건됐으나 합의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으며 지난해 1월에는 술집 특수폭행 등으로 집행유예, 11월에는 회식 중 변호사 폭행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기도 했다.

운전기사에 대한 폭행으로 갑질 논란을 겪은 이들도 있다. 몽고식품 명예회장 김만식 씨는 2015년 구둣발로 운전기사를 폭행하는 등 피해자들의 폭로가 나와 사퇴와 대국민 사과에 나서기도 했다.

'MBC 스페셜'은 김만식 명예회장, 정일선 사장, 한화 김동원 김동선 형제, 이해욱 부회장 등을 둘러싼 갑질 논란도 다뤘다. [사진=연합뉴스]

현대 BNG스틸 정일선 사장도 2014년 운전기사 1명을 손가방으로 때렸고 고용노동부 조사결과 3년 동안 고용된 운전기사 61명에게 법정 근로시간인 56시간을 초과해 주 80시간 이상 노동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또한 140여장 분량의 '수행기사 매뉴얼'을 만들어 그대로 지키지 않을 경우 폭언과 폭행을 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기도 했다.

또한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은 2014~2015년 운전기사 어깨를 치는 등 수차례 폭행하고 상습적으로 폭언을 일삼았으며 사이드미러를 접은 채로 운전하도록 지시하는 등 무리한 요구를 한 사실이 전직 운전기사들의 폭로로 드러나기도 했다.

검사 출신인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MBC 스페셜'을 통해 뿌리 깊은 갑질 역사에 대해 "재벌들 입장에서는 국회의원, 대통령 전부 우습다. 박근혜, 이명박 전부 (구치소) 들어갔잖아요"라며 "재벌들은 수천억 횡령, 배임해도 1년쯤 구속됐다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으로 풀려나잖아요. 그게 바로 재벌 권력이 갖고 있는 힘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최철원 전 대표의 '맷값 폭행' 피해자 유홍준 씨는 사건 후 8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변한 것은 없다고 말한다. "법이라는 허울만 씌워놓고 약자들은 법대로, 가진 자들은 법의 범위를 넘어서 우리가 상상도 못 하는 핑계로 정당화시키고, 똑바로 정신차려서 다음에는 진짜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죠." 그의 마지막 바람처럼 재벌들의 갑질도 법대로 심판할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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