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조승연 기자] “역겨운 가짜 뉴스만을 다룬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언론은 국민의 적이 아니다.”(보스톤 글로브 마조리 프리처드 편집부주간)
언론을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공공연하게 반감을 드러내는 등 끝없이 대척점에 서 온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미국 언론의 대응이 집단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언론을 국민의 적’이라고까지 수위를 높인 트럼프의 ‘언론 저격’을 놓고 인내심이 바닥난 미 언론의 응전은 ‘사설(社說) 연대’다.
AP통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미 보스턴 글로브지가 미국 전역의 70개 신문들에 트럼프 미 대통령의 언론에 대한 빈번한 공격에 공동 사설로 대응할 것을 촉구한 뒤 각 신문사 편집국과 연락을 취해 오는 16일 '자유 언론에 반대하는 더러운 전쟁'을 비판하는 공동 사설을 게재하기로 했다.
이날까지 ‘사설 연대’에 참여 의사를 밝힌 신문사는 70여개사다. 휴스턴 크로니클이나 미니애폴리스 스타 트리뷴, 마이애미 헤럴드, 덴버 포스트처럼 대도시 일간지 등을 위시해 지역 주간지까지 망라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스턴 글로브의 프리처드 편집부주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윌크스배리 연설에서 언론에 대해 "역겨운 가짜 뉴스만을 다룬다"고 규정한 것에 대해 "우리는 국민의 적이 아니다"라며 공동 대응을 제안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동을 앞두고도 “많은 뉴스 미디어들이 실로 국민의 적"이라고 비판하는 등 언론이 자신을 부당하게 대우하고 있다며 취임 이후 줄곧 ‘가짜 뉴스’ 카드로 언론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프리처드는 이번 70개 미 신문 공동사설이 미국민들에게 수정헌법 1조에 대한 공격은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을 일깨워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수정헌법 1조는 언론·종교·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는 있는데, 프리처드는 “자유롭고 독립된 언론이야말로 수정헙법 1조가 기술하고 있는 가장 신성한 원칙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보스턴 글로브는 각 신문사들마다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찬성과 반대로 엇갈릴 수 인정하면서도 언론에 대한 대통령의 공격이 경악스럽다는 점에는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공동사설 제안서에 담았다. 최소한 언론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이 우려스럽다는 점에 대한 공감대에서 출발하자는 제안으로 보스톤 글로브는 '사설 연대' 참여 신문사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