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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포커스] 공공은행 IBK기업은행의 놀라운 반전, 김도진 은행장의 '무신불립(無信不立)' 철학은?

  • Editor. 이상래 기자
  • 입력 2018.08.1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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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IBK기업은행은 지난 1일 57주년을 맞았다. 첫 글로벌 100대 은행 진입에 성공했고, 올해는 7년 만에 상반기 최고 실적을 달성하는 등 승승장구다. 지난달 27일 발표한 기업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3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2% 늘었다. 반기 기준으로 2011년 이후 최고치. 자회사를 뺀 은행 부문 순익은 8038억원으로 같은 기간 13.7% 뛰었다.

하지만 IBK기업은행은 실적만으로 말할 수 없다. 금융 공기관인 기업은행은 공공은행이기 때문이다. 다른 일반 금융기관보다 사회적 책임에 더 방점을 두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이다.

IBK기업은행 김도진 은행장. [사진=연합뉴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창립 57주년 기념식에서 “'동반자 금융'이라는 본질적 가치를 통해 따뜻한 금융, 사회와 함께하는 금융을 펼쳐 나갈 것”이라며 ‘무신불립(無信不立·신뢰가 없으면 설 수 없다)’ 철학과 ‘동반자 금융’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현실은 김도진 은행장 공언과 괴리감이 느껴진다는 평가다. IBK기업은행이 임직원 출자회사에 181억원 규모의 일감을 몰아주다 감사원에 적발되고, 시중은행들보다 ‘이자 장사’에 치중한다는 비판을 받으면서다.

‘사회와 금융’을 내세운 김도진 기업은행장의 반전이 아닐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지난 9일 감사원의 '공공부문 불공정관행 기동점검 공개문'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일반경쟁 입찰을 해야 하는 청소서비스 등의 시설물 유지관리 계약 대부분을 KDR한국기업서비스와 수의계약을 통해 맡겼다. 이번에 적발된 IBK기업은행과 KDR한국기업서비스의 수의계약은 2013년 1월 1일부터 지난해 12월 20일까지 5년간 체결한 시설물 관리 관련 9개 계약 33건으로 총금액은 181억2300만원에 달한다.

더 놀라운 것은 수년간 끊임없이 정치권과 금융감독원 등이 지적해 왔지만 IBK기업은행의 KDR한국기업서비스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특혜 의혹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멈추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2016년 국정감사에서 기업은행이 행우회 출자회사인 IBK서비스와 2010년부터 7년여간 1303억원 규모의 거래를 했으며 수의계약 비중은 52.8%(687억원 규모)라고 지적하며 일감몰아주기 문제를 제기했다.

IBK 기업은행 로고. [사진캡처=기업은행 홈페이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DR한국기업서비스가 2016년 12월 이사회를 열고 행우회에 30억원 규모의 중간 배당을 했고, 배당금은 행우회 가입 직원의 스마트기기 구입에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매년 수백억원에 달하는 일감을 몰아줘 얻은 수익으로 결국 '직원 배불리기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IBK기업은행 측은 최근 감사원 지적 사항을 수용해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공공은행의 수장으로서의 김도진 은행장에 대한 비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공공은행인 기업은행이 시중은행보다 ‘이자 놀이’에 더 치중했다는 주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IBK기업은행은 순이자마진에서 시중은행들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은행의 순이자마진은 1.96%로, 주요 시중은행보다 높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KB국민은행은 1.71%, 신한은행은 1.63%, KEB하나은행은 1.57%, 우리은행은 1.52%다. 기업은행의 예대금리차 또한 지난해 3분기 1.92%에서 지난해 말 1.88%로 소폭 줄어든 뒤 올해 들어 1분기 1.89%, 2분기 1.90%로 상승세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금융은 산업자본의 역할을 해야 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기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며 공공은행으로서의 사회적 책임도 잊지 않는 지론을 펴왔다.

김도진 은행장에게 ‘일감 몰아주기’와 ‘이자 놀이’ 논란이 과연 김 은행장이 만들고 싶은 ‘사회적 기치’인지 되묻고 싶은 국민들이 적지 않을 듯하다. ‘무신불립’처럼 IBK기업은행도 국민들의 신뢰가 없으면 공공은행으로서 설 수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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