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조승연 기자] 한국 기계체조가 태극 오누이의 화려한 공중돌기로 '부활 착지'에 성공했다. 4년 전 인천에서 노골드에 그쳤지만 자카르타에서 김한솔과 여서정이 나란히 아시안게임 금빛 묘기로 부활찬가를 합창했다.
사격에서도 신현우가 더블트랩 사상 첫 금빛 총성을 울렸다. 이대훈은 태권도에서 아시안게임 첫 3연패의 신기원을 열었다.
2012 올림픽에서 한국 체조 1호 금메달을 따낸 ‘도마의 신’ 양학선으로 버텨오던 기계체조에 도마 스페셜리스트 김한솔과 여서정이 아시아드 데뷔전에서 동반 금메달을 따냈다.
특히 아시아드를 통해 시니어 국제무대에 데뷔한 열여섯살 여서정은 '부전여전' 금빛 연기로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1994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도마의 달인’ 여홍철 경희대 교수의 딸인 여서정은 2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국제전시장 체조장에서 벌어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여자 도마에서 14.387점으로 포디엄 정상에 올랐다.
1994, 1998년 남자 도마를 2연패한 아버지의 뒤를 이어 ‘부녀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라는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여홍철 교수는 이날 딸의 도약을 방송 중계하면서 자신의 뜀틀 DNA를 물려받아 아시아드 정상에 오른 딸의 금빛 도약을 대견해 하며 눈물을 보였다.
예선서 평균 14.450점으로 1위에 오른 여서정은 결승 1, 2차 시기에서 평균 14.387점을 획득, 7번이나 올림픽에 출전한 마흔세 살 전설 옥사나 추소비티나(우즈베키스탄)를 0.1점 차로 따돌리고 환호했다.
여서정은 자신이 개발한 기술 ‘여서정’은 2년 뒤 도쿄 올림픽 금메달 도전을 위해 아껴둔 채 안정적인 착지에 집중해 시니어 무대 데뷔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아버지가 20년 전 올림피아드에서 착지 실책으로 손아귀에 들어왔던 금메달을 놓쳤던 점에 비춰볼 때 딸은 '안전' 착지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스물셋 김한솔은 남자 마루운동 결승에서 난도(6.1점)와 연기 점수(8.575점)에서 모두 최고점을 찍으며 14.675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포스트 양학선’으로 불릴 만큼 뜀틀이 주종목인 김한솔은 24일 도마 결승에서 2관왕에 도전한다. 김한솔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도마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자카르타에서 금빛 총성이 울리지 않았던 사격에서는 신현우가 남자 더블트랩 개인 결승서 74점을 획득, 4년 전 개인전 5위에서 정상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24년 전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된 더블트랩에서 한국이 거둔 최고 성적은 2002년 정윤균이 따낸 동메달이었는데, 신현우가 금메달의 비원을 이룬 것이다.
태권도 에이스 이대훈은 겨루기 남자 68㎏급 결승에서 아미르모함마드 바크시칼호리(이란)에 12-10 역전승을 거두며 3회 연속 정상을 밟았다. 이대훈은 2010, 2014년 63kg급을 2연패한 뒤 한 체급을 올린 자카르타의 도전에서 1986년 정식종목이 채택된 태권도에선 아시안게임 최초의 3연패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구본길 김정환 오상욱 김준호로 짜여진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펜싱 단체전 결승에서 이란을 45-32로 꺾으며 금메달을 합작했다. 사흘 전 개인전 3연패를 달성한 구본길은 2관왕으로 겹경사를 맞았다. 특히 구본길은 개인전 결승에서 자신에게 불과 1점차로 패해 금메달을 놓친 오상욱에게 단체전 금메달로 꼭 병역면제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주겠다는 약속을 지켜내 모두들 피스트에서 관중을 향해 큰절을 한 뒤 포디엄에서 금메달을 깨물어볼 수 있었다.
펜싱 여자 플뢰레 대표팀은 일본에 패해 아시아게임 단체전 6연패 도전이 무산됐고, 이에 따라 베테랑 남현희도 7번째 금메달로 하계 아시아드 최다 금메달리스트에 오를 기회를 놓쳤다.
한국은 대회 6일째 금메달 5개를 수확해 금 16개, 은 20개, 동메달 27개로 중국(금 55개), 일본(금 25개)에 이어 국가별 메달 순위에서 3위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