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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케인 별세 애도물결, 트럼프는 장례식에 못 간다? 文 "한미동맹의 굳은 지지자"

  • Editor. 조승연 기자
  • 입력 2018.08.2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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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조승연 기자] “위대한 챔피언을 잃었다.”

지난해 뇌종양 판정을 받고 투병해온 ‘미국 보수의 양심’ 존 시드니 메케인 3세 공화당 상원의원이 25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1세.

의학 치료를 중단한다고 가족들이 밝힌 지 하루 만에 유명을 달리한 베트남전 전쟁영웅인 6선 의원에 대해 미국 정가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애도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보수의 양심' 매케인 상원의원이 별세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AP통신과 미국 언론에 따르면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막역한 사이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SNS를 통해 "미국과 자유는 가장 위대한 챔피언 중 한 명을 잃었다"며 "나는 가장 친한 친구와 멘토를 잃었다"고 애도했다.

폴 라이언 공화당 하원의장은 "매케인은 우리 시대의 거인"이라며 "그는 자기 자신보다 국가를 우선시했다"고 추모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도 매케인 상원의원 별세에 헌사를 보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우리는 모두 그에게 빚을 지고 있다"며 "모든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미국 이민자 세대들이 싸우고 행군하고 희생해 온 이상에 대한 신의를 공유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매케인과 세대, 배경, 정치적 관점 등이 모두 달랐지만 미국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단결했다고 강조한 것이다.

매케인 상원의원이 2008년 11월 대선에서 경쟁했던 오바마를 축복한 명연설이 재조명되는 헌사였다. 당시 매케인 상원의원은 “아프리칸 아메리칸을 위한 특별한 순간이자, 그들응 위한 특별한 밤이다. 나는 미국이 근면과 의지를 지닌 우리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완벽한 패패 인정과 함께 승자에게 가장 완벽한 지지를 당부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2016년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은 성명을 통해 "매케인은 올곧은 신념을 가졌던, 신뢰할 수 있었던 동료"라며 "당파를 넘어 국가에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일을 했던 인물"이라고 회고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존 매케인은 강한 신념을 가진 사람이었고 최고 수준의 애국자"라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훌륭한 전통을 지닌 공직자이자 내가 가장 그리워할 친구"라고 애도했다.

매케인 상원의원은 공화당 소속이지만 당론을 뛰어넘은 행보로 초당적인 존경을 받아왔다. 미 상원은 최근 채택된 국방수권법을 ‘매케인법’으로 명명해 그에 대한 존경심을 표명한 바 있다.

매케인 상원의원 별세로 미국 정가에 애도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지한파 매케인 의원은 만났던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굳은 지지자"라고 애도했다. [사진=AFP/연합뉴스]

고인은 공화당의 집권을 이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도 비판적인 입장을 유지해 백악관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깊은 연민과 존경을 표한다"며 "우리의 마음과 기도가 당신들과 함께 있다"는 트윗으로 고인을 애도했다.

미국 언론은 고인의 장례식에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할지 여부에 관심을 나타냈다. CNN, 뉴욕타임스 등은 고인이 생전에 자신의 장례식이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하지 말라는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매케인 의원은 지난 5월 출간된 자서전 '쉼 없는 파도(The Restless Wave)'에서도 언론 통제를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독재자 같은 면모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매케인 측은 부시,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장례식에서 조사를 해달라는 요청을 해놓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자신 모두 해군 출신으로 베트남전에 해군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했다가 5년간 포로생활을 하며 온갖 고초를 겪었던 고(故) 매케인 상원의원. 1982년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1987년 상원에 입성, 내리 6선을 지내면서 2008년 대선에서는 낙선했다.

고인은 강력한 소신 때문에 독불장군이란 뜻의 ‘매버릭’으로도 불리기도 했다. 반대편인 민주당 의견이 옳다고 믿으면 당론에 구애받지 않고 표를 던졌고, 미국민과 보편적인 가치를 지키기 위해 헌신해왔다.

지난해 7월 뇌종양 수술 후 아픈 몸을 이끌고 애리조나에서 워싱턴DC까지 날아가 일명 '오바마 케어'를 폐기하고 이를 대체하는 법안 표결에 참석, 반대표를 던져 충격파를 낳았다. 찬반 동수에서 그의 한 표가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 1호를 폐기시킨 것이다. 오바마 케어가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이를 무조건 없애기 위해 의료보험시스템이 위기에 처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트럼프의 대안 없는 ‘미국 우선주의’보다 정파를 떠나 국민 눈높이에서만 정치를 대하는는 팔순의 정치인이 던진 이 한 표는 왜 그가 ‘보수의 양심’으로 존경받는지를 잘 보여준 대표적인 사레였다.

베트남전 포로에서 풀려난 매케인이 닉슨 대통령의 환대를 받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대표적인 지한파로 통하는 매케인 상원의원의 별세 소식을 접하고 페이스북을 통해 "고인이 추구했던 자유와 평화가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에 뿌리내릴 수 있기를 기원한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고인은 한미동맹의 굳은 지지자이며 양국 간 협력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작년 워싱턴 방문 때 방미 지지결의안을 주도했고 미 상원의원들과의 면담도 이끌어줬다"고 떠올렸다. 이어 "평화의 한반도로 가기 위한 첫걸음에 큰 힘이 됐다"며 "대한민국에 대한 관심과 우정, 따뜻한 미소를 잊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 매케인 상원의 쾌유를 비는 서신을 전했던 문 대통령은 "오직 국가를 위해 한 길을 걸었던 고인의 삶은 우리로 하여금 애국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한다"며 "고인을 애도하며, 유가족과 고인을 기리는 모든 이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다시 한 번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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