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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카누 용선 남북 단일팀, 눈물의 첫 금빛물살...이젠 여자농구 '원팀 슛'

  • Editor. 조승연 기자
  • 입력 2018.08.26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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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조승연 기자] 남북이 하나된 힘으로 노를 저어 역사적인 금빛 물살을 갈랐다.
역대급 폭염 속에서 충주 탄금호에서 구릿빛 땀방울로 담금질한 남북 카누의 단합의 힘은 한달 만에 첫 종합대회 남북 단일팀 첫 금메달로 영롱하게 열매 맺었다.

시상대에 남북 단일팀 ‘한반도기’가 힘차게 펄럭였고, 코리아의 ‘아리랑’이 우렁차게 메아리쳤다. 남북의 패들러들은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아리랑을 함께 목놓아 불렀고, ‘원팀 코리아’의 기개와 긍지는 반환점을 돈 45억 아시아드 스포츠 축제의 하이라이트로 주목을 받았다.

여자 카누 용선 남북 단일팀이 시상대에서 한반도기를 펼쳐들고 금메달을 깨물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분단 70년 넘게 남과 북으로 갈라져 살아왔던 이산가족 상봉이 마무리되는 날 여자 카누 남북 단일팀이 일궈낸 금빛 신화여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카누 남북 단일팀은 26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조정·카누 레가타 코스에서 벌어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카누 여자 용선 500m 결승에서 2분24초788로 중국을 0.304초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남자 팀은 결승 진출에 실패했으나 순위전인 B파이널에서 2분20초837로 1위를 차지, 출전 11개국 가운데 7위에 올랐다.

여자 카누 남북 단일팀은 전날 200m에서 동메달로 종합스포츠대회 사상 최초의 메달을 따낸 여세를 몰아 주종목에서 예선과 준결승을 잇따라 1위로 통과한 끝에 마침내 결승에서 정상에 우뚝 섰다. 변은정, 최유승, 김현희, 조민지, 이예린, 장현정, 강초희 등 남측 선수 7명과 정예성, 허수정, 차은영, 차은경, 현재찬 등 북측 선수 5명은 역사적인 ‘원팀 코리아’의 종합대회 1호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이번 금메달은 국제 종합스포츠대회 사상 최초의 쾌거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시상식에서 '아리랑'이 울려 퍼진 것도 처음이다.

여자 카누 용선 남북 단일팀이 포디엄에서 한반도기가 가장 높게 게양되는 가운데 아리랑 선율에 맞춰 환희의 찬가를 합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남과 북은 그동안 단일 종목에서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여자 단체전 우승)과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8강)과 지난달 세계탁구선수권(혼합복식 우승) 등에서 단일팀의 성과를 빛냈지만 종합대회에서는 이번에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에서 종합대회 사상 최초의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했으나 선전에도 5전 전패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여자농구, 조정, 카누 등 3개 종목에서 남북 단일팀을 꾸려 여자농구가 사상 첫승을 거두었다. 조정에서는 입상에는 실패했지만 카누에서 동메달에 이어 금메달까지 수확, 남북 체육사에 신기원을 열었다.

동계올림픽에서 남북 단일팀이 급조되면서 올림픽만 바라보고 땀 흘린 남측 선수가 상대적으로 소외된다는 비판여론도 나왔다. 하지만 카누 용선은 대한카누연맹에서 지난해부터 남북단일팀 구성을 위한 준비를 해왔고, 선수층도 얇아 남북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종목으로 지난 6월 남북체육회담에서 결정된 기대에 한껏 부응했다.

그늘종목이지만 남과 북이 합심해 전력을 극대화해 성과를 낼 수 있는 모범사례로 꼽히게 된 것이다. 카누용선은 노를 젓는 10명의 패들러와 북을 치는 고수 1명, 키잡이 1명 등 12명이 단합된 힘으로 펼치는 수상 경기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기록에 따라 순위를 가린다.

남북 지도자들은 40도에 육박하는 폭염 속에 20일 남짓 굵고 짧은 강훈련을 이겨낸 선수들의 의지를 우승 요인으로 꼽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장 인터뷰에서 남측 사령탑인 강근영 감독은 “우리가 함께 훈련한 것이 20일 정도인데 정말 악착같이 하루를 열흘처럼 보냈다”며 “새벽 4시부터 밤 8시 반까지 웨이트 트레이닝, 수상 훈련 등에 매진했다”고 혹독한 훈련을 이겨낸 남북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북측 김광철 감독도 “만나서 한 배를 타면서 힘은 물론 뜻과 마음을 합쳐서 노를 저어 나가는 힘을 느꼈을 때는 민족의 단합된 힘을 얻겠구나 하는 신심이 생겼다”고 우승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카누 용선 남북단일팀 금메달 획득으로 아시안게임 역사에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메달 집계가 금메달 1개, 동메달 1개가 아로새겨지게 됐다. 한국과 북한 메달 집계에는 반영되지 않고 오로지 제3국처럼 ‘코리아’로만 별도 집계되는 것이다.

여자 카누 용선 남북 단일팀 선수들이 한반도기를 흔드는 응원단에 손을 흔들어 금메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정 남북 단일팀의 도전이 남자 무타포어(6위)와 에이트(5위), 여자 경량급 더블스컬(6위)로 마무리되면서 전날 작별한 가운데 이제 남북 단일팀의 도전은 여자 농구의 진군만이 남았다.

조별리그를 2승1패로 통과한 여자 농구 단일팀은 이날 8강전에서 태국을 106-63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조별리그에서 유일하게 1패를 안긴 대만과 준결승에서 설욕하게 되면 금메달의 꿈을 끌어올리게 된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정규리그를 마치고 전날 남북 단일팀에 합류한 남측 센터 박지수와 북측 센터 로숙영과 ‘더블타워’의 파워를 뿜어낸다면 카누 용선에 이은 구기종목 첫 금빛 신화까지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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