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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우즈벡 하이라이트, 황의조라 쓰고 황금발이라 읽는다

  • Editor. 조승연 기자
  • 입력 2018.08.27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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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조승연 기자] '만약 황의조를 안 뽑았다면?'

축구팬들의 탄식과 환호가 교차하면서 ‘황의조 가정법’이 갈수록 주목받는다. 황의조 골이 터질 때마다 이같은 아찔한 가정은 이내 안도와 신뢰로 바뀐다.

김학범 감독의 성남FC 시절 제자라는 이유만으로 ‘인맥축구’ 논란에 휩싸여 마음고생이 컸던 황의조. 그를 향한 싸늘한 의구심은 아시안게임이 시작되면서 따뜻한 시선으로 바뀌더니, 한국-우즈베키스탄 8강 결전 뒤엔 환호성 일색이다.

한국 우즈벡 하이라이트. 4강 진출의 주연 황의조와 조연 손흥민 환호. [사진=연합뉴스]

아시안게임 2연속 정상으로 가는 최대 고비.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불리기도 한 한국-우즈벡 하이라이트는 신들린 황의조의 황금발 골 퍼레이드였다. 해트트릭도 모자라 연장에서는 직접 페널티킥까지 따내며 ‘황의조 아시안게임’ 신드롬을 이어갔다.

한국 U-23축구대표팀의 창 황의조는 27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의 패트리엇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한국-우즈벡 8강전에서 전반 5분부터 후반 30분까지 해트트릭을 세우더니 3-3으로 비긴 뒤 접어든 연장 후반 13분에는 황희찬의 결승골로 연결된 페널티킥을 직접 얻어내는 군계일학의 활약으로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 한국-우즈벡 4강전 연장서만 3골을 얻어맞으며 1-4로 패했던 아우들의 한을 시원하게 풀어준 활약상이었다.

황의조는 한국-우즈벡전이 끝난 뒤 플래시 인터뷰에서 “동료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공격수는 설자리가 없다”고 자신을 낮추며 골 폭발의 공로를 도우미들에게 돌렸다.

손흥민과 황인범이 두 조연이다. 손흥민은 킥오프 5분 만에 역습 찬스에서 중앙 돌파 뒤 오른쪽 골마우스 오른쪽으로 침투하는 황의조의 골 루트를 열어줬다. 후반 30분에는 상대의 볼 컨트롤 미스를 틈타 인터셉트한 손흥민이 침투패스를 찔러주자 어김없이 황의조가 오른발 슛으로 3-3 동점골을 작렬했다.

황의조가 해트트릭으로 한국 우즈벡 하이라이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한국축구대표팀 신임 사령탑 벤투 감독은 황의조와 황인범을 1기 멤버로 나란히 발탁했는데 자축이라도 하듯 이들의 하모니는 두 번이나 빛났다. 전반 35분 황인범은 페널티박스 바깥 왼쪽에서 아크로 패스를 찔러주자 볼을 흐름을 살린 황의조가 오른발 중거리포로 우즈벡 네트를 갈라냈다. 승부차기로 접어들만 같던 연장 막판에는 황인범이 골마우스 오른쪽으로 전진패스를 이어주자 황의조가 샌드위치 마크하는 상대 선수들 키를 넘기면서 돌아서는 과정에서 천금같은 페널티킥을 만들어냈다.

한국 우즈벡 하이라이트는 단연 황의조였지만 언성 히어로 손흥민과 황인범의 눈부신 지원 덕에 대회 두 번째 해트트릭을 세우며 득점 단독선두를 질주할 수 있었다. 바레인과 첫판에서 해트트릭, 말레이시아와 2차전 1골, 이란과 16강전 결승골에 이어 8골까지 끌어올렸다.

한국이 기록한 14골 중 57%를 해결한 황의조이기에 ‘갓의조’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황의조가 기록한 슛이 모두 17회였으니 슛 하나당 0.5골이 폭발한 셈이다.

2018 아시안게임으로 황의조는 스트라이커 부재라는 한국축구의 고민을 씻어줄 새 희망봉으로 입지를 다졌다. 태극 황금발 계보를 이을 걸출한 재목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이다.

황의조는 여러모로 황선홍이 24년 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활약상과 비교된다. 황선홍보다는 뒤늦게 주목을 받았지만 같은 스물여섯 나이에 아시아드 무대에서 신들린 골 사냥으로 한 단계 도약한 것이 닮았다.

한국 우즈벡 하이라이트, 황의조의 3-3 동점골 작렬 순간. [사진=연합뉴스]

황의조는 황선홍이 보유한 아시안게임 최다골 기록에 3골차로 접근했다. 황선홍은 1994년 아시안게임 첫판에서 11-0으로 네팔을 대파할 때 무려 8골을 휘몰아쳤고 오만과 2차전에서 한골을 보탠 데 이어 8강 한일전(당시 8강전이 녹다운라운드 첫판)서 멀티골로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우즈벡과 준결승서 0-1로 패해 결국 4위로 마감했지만 황선홍은 한국축구의 에이스 골게터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우즈벡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황의조의 원맨쇼. 2002년부터 24세 초과 와일드 카드 도입 이후 피치에서 당당히 실력을 통해 최고 ‘신의 한 수’로 거듭난 황의조의 대반전은 축구팬들을 매혹하고 있다. 그의 발끝에서 뿜어 나오는 원샷원킬 골 행진은 아시안게임 2연패 진군을 이끄는 황금열쇠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황의조라 쓰고 황금발이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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