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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이슈] '압수수색' 롯데건설 하석주 사장, 실적은 보이는데 '사회적 책임'은 안 보인다?

  • Editor. 이상래 기자
  • 입력 2018.08.2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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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롯데그룹이 협력 중소기업과 동반성장을 위한 대금결제 시스템인 ‘상생결제’를 그룹 내 모든 계열사에 도입하기로 발표한 27일, 서울 강남권 재건축 수주비리 의혹과 관련해 롯데건설 본사가 경찰로부터 전격 압수수색을 당했다.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정신이 담긴 ‘롯데인의 행동강령’을 지키겠다는 롯데건설 하석주 사장의 체면이 구겨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적으로 평가하면 하석주 사장 경영능력에는 이견이 없다. 롯데건설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2조7903억원, 영업이익 2357억원, 당기순이익 100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9.1%, 18.3%, 58.8% 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보다 0.6%포인트 오른 8.4%로 대형건설사 중 3번째 수준에 이를 정도다.

롯데건설 하석주 사장. [사진캡처=롯데건설 홈페이지]

하석주 사장은 취임 첫해부터 눈에 띄는 실적을 올렸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매출 5조4249억원, 영업이익 3771억원, 당기순이익 326억원을 올렸다. 2016년 대비 매출(4조6662억원) 16%, 영업이익(2554억원) 47%가 증가했고, 당기순이익(114억원)은 212%나 늘었다.

하지만 하석주 사장이 강조한 ‘기업시민으로서의 소임’에 롯데건설이 과연 충실했는지는 의구심이 드는 분위기다.

경찰은 27일 수사관 14명을 투입해 롯데건설 본사를 장시간에 걸친 고강도 압수수색을 펼쳤다. 롯데건설은 강남권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롯데건설은 비슷한 시기에 따낸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 시공권 과정에서도 금품 살포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이 롯데건설이 갑질과 비리 의혹에 휩싸인 것은 하석주 사장이 지난해 2월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 롯데건설 현장 팀장이 건설노동자로부터 공사 투입 조건으로 뒷돈을 챙겼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민주노총은 “공사 현장에 들어가는 조건으로 롯데건설 팀장이라는 사람이 한 현장 노동자에게 300만원을 요구했으며 술값 270만원 대납을 요구하기도 했다”며 “우리는 해당 노동자로부터 입금한 통장 내역서와 녹취록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에는 사업규모 6000억원대 군산바이오발전소 건설 입찰 비리와 관련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가 롯데건설 하석주 대표이사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하석주 사장은 롯데건설이 중부발전 자회사에서 발주한 군산바이오 발전소 건설사업 입찰에 참여하기 직전 대표이사에 임명됐다. 군산바이오발전소 사업 입찰 심사 기간 중 롯데건설로부터 골프접대를 받은 중부발전 간부가 검찰 수사를 앞두고 투신자살을 하면서 관련 의혹이 더욱 증폭됐다.

사진은 롯데건설 본사 주택사업본부가 있는 건물. [사진=연합뉴스]

갑질과 비리 의혹만 구설에 오르는 것이 아니다. 하석주 사장이 강조한 사회적 책임이 공염불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석주 사장은 CEO 메시지에서 “롯데건설은 건설회사의 기본인 건설현장에서의 작업자 안전재해 예방은 물론, 환경 부담 최소화, 온실가스 저감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 활동도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강화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달 롯데건설 서울 사당2구역 재건축 ‘사당 롯데캐슬 골든포레’ 건설현장에서는 세륜기 오염수가 하수도로 유입되는 모습이 발견돼 논란이 일었다. 스포츠조선 보도에 따르면 롯데건설 사당 2구역 건설현장에서 나온 세륜기 오염수는 거센 빗줄기 속에서도 선명한 황토색을 띠며 대량으로 하수도로 빨려 들어가 환경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석주 사장이 언급한 ‘환경 부담 최소화’뿐만 아니라 ‘작업자 안전 재해 예방’도 무색해진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경기 용인시 롯데건설 물류센터 공사현장의 축대 벽이 무너져 작업하던 근로자들 10명이 흙더미에 묻혔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하석주 사장은 2018년을 롯데건설 글로벌 진출의 원년으로 삼았다.

그렇다면 하석주 사장이 말하는 글로벌 진출을 위한 롯데건설의 비전은 무엇일까?

하석주 사장이 직접 “과거 기업들은 경쟁력 강화와 수익 창출만을 사명으로 인식했으나, 최근 기업들은 사회의 근본 문제해결에 보다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고 밝힌 대목에서 대략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롯데건설을 둘러싼 최근의 논란은 하석주 사장의 경영철학과 달리 ‘실적주의’에 매몰됐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롯데건설이 갑질, 비리 의혹에서 자유롭고 안전·환경 분야에서도 앞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할지 국민들이 예의주시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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