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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유럽 안보 독립 선언…EU가 트럼프에 대립각 세우는 까닭은

  • Editor. 이선영 기자
  • 입력 2018.08.29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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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선영 기자] “미국에만 의존할 수 없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엘리제궁서 재외공관장들에 연설하면서 한 말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유럽의 전통적인 동맹들을 무시하고 일방주의적인 태도로 일관한다면서 불만 의사를 직접적으로 표출했다.

마크롱은 유럽의 안보를 미국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면서 미국이 계속 일방주의를 보일 경우 독자적인 안보체제 수립에 나설 수 있음을 경고했다.

마크롱, 유럽 안보 독립 선언. 사진은 재외공관장들에 연설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엘리제궁으로 재외공관장들을 초청해 "무엇보다 미국의 정책 탓에 다자주의가 중대한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우리의 모든 외교활동과 (미국의 접근방식이) 충돌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롱은 "유럽과 함께 전후(戰後) 세계질서를 구축한 파트너가 공동의 역사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 같다"면서 "유럽은 더는 안보를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유럽의 안전을 보장해야 하는 것은 바로 우리"라면서 미국을 거치지 않고 러시아와 유럽의 안보 문제에 관한 직접 대화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마크롱은 “중국과 미국은 유럽이 자신들만큼의 독자성을 가졌다고 생각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런 것(안보의 독자성)을 확립하지 못하면 유럽은 암울한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이란 제재 부활과 관련해서는 유럽이 자신의 전략적 이익과 재정적 독립을 지켜내면서 교역과 경제의 주요행위자로서의 위상을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의 이날 발언은 2차대전 종전 후 마셜플랜 등 대규모 지원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을 통해 유럽에 자유주의적 세계질서를 구축해온 미국이 트럼프 집권 이후 돌변해 전통적인 동맹국들을 무시하고 일방주의 전략을 펴는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한 것이란 분석이다.

눈에 띄는 점은 프랑스가 나토 내서 미국과 유럽의 동맹국들이 방위비 분담 등으로 갈등하고, 미국이 우방들과 무역전쟁까지 벌이는 상황에서 미국을 더는 신뢰할 수 없다는 뜻을 직설적으로 표출한 것에 있다.

유럽연합(EU)은 최근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부쩍 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선봉에 섰고 독일의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도 가세한 형국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루마니아를 방문한 마스 장관은 이날 현지 외교 관계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중국에 이어 유럽까지도 미국의 적으로 묘사하거나 나토에 의문을 제기할 때 당연히 우리는 짜증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 우선주의'는 우리의 주의를 일깨우는 신호였다. 그에 대한 우리의 답변은 '단합된 유럽'(Europe United)이어야 한다"면서 "EU는 이름에 걸맞은 공동의 외교·안보 정책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유럽 안보 독립 선언. 사진은 메르켈과 마크롱. [사진=연합뉴스]

EU가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에 무조건 끌려가지 않겠다는 점을 공언한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EU와의 경색 국면은 당분간은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이 같은 '각 세우기'는 양 측이 서로 주도권을 잡으려는 기 싸움의 성격이 있어 전면적인 대치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대서양 동맹' 하에서 상대적으로 소원했던 EU와 러시아와 관계의 경우 앞으로 사안별로 공조할 여지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이 이날 미국을 거치지 않고 러시아와 유럽의 안보 문제에 관한 직접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미국의 반대에도 양국이 추진 중인 '노드 스트림 2' 가스관 공사에서의 협력을 다짐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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