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데이, 이승우 황희찬 골포와 박병호 대포로 빛난 금빛 '극일' 피날레

[업다운뉴스 조승연 기자] ‘한일전 데이’에서 극일 의지는 강렬히 빛났고, 태극전사들의 릴레이 승전고로 이어졌다.

아시안게임 사상 처음으로 파이널 매치에서 격돌한 남자 축구도, 20년 만에 결승에서 만난 야구도 나란히 일본을 따돌리고 시상대 가운데에 올랐다. 비록 결승행에는 실패했지만 여자 배구도 일본을 누르고 동메달로 자존심을 세웠다.

한국 구기종목 피날레 금메달이 가장 극적인 드라마였다. 가시밭길을 걸었지만 결전을 거듭할수록 ‘원팀’으로 뭉친 한국 남자축구는 일본과 연장까지 가는 120분 대사투 끝에 이승우 황희찬의 연속골로 아시안게임 2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마음고생이 컸던 주장 손흥민이 김학범 감독을 들쳐업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남자축구 대표팀은 대회 2연패로 최다 5회 우승국이 됐다. [사진=연합뉴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23세 이하) 대표팀은 1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에서 2022 도쿄 올림픽을 겨냥해 구성된 일본 U-21 대표팀과 전,후반 득점 없이 비겼지만 연장 전반 3분 이승우의 선취골에 이어 8분 뒤 황희찬의 헤더골이 터져나와 극적인 2-1 승리를 거뒀다.

주장 손흥민의 주연같은 조연 활약이 빛났다. 일본 수비수 3명을 흔든 손흥민이 골마우스 왼쪽으로 볼을 치고 나가는 순간 이승우가 왼발로 벼락슛을 작렬했다. 이승우는 A보드로 올라가 환호작약했다.

연장 전반 종료 4분 전에는 손흥민이 골문 오른쪽을 향해 곡사포 같은 프리킥을 쏘아올리자 황희찬이 엄청난 체공력으로 솟구치더니 이마에 정확히 볼을 맞혀 반대편 골네트를 갈라냈다. 황희찬은 A보드를 뛰어넘어가 트랙을 돌며 예전 박지성의 산책 세리머니를 연상케 하는 뒤풀이를 펼쳤다.

한국은 연장 후반 10분 우에다 아야세에게 헤더 추격골을 내줬지만 주심의 휘슬이 울리는 순간 모두들 뒤엉켜 감격의 눈물을 피치에 쏟아냈다.

소속팀 토트넘에서 승리 뒤 SNS를 통해 축하 인사를 전할 정도로 영국에서 병역혜태이 걸린 손흥민의 금메달 도전이 관심을 모았을 만큼 기대와 부담이 컸던 손흥민은 주장의 무게를 금빛 환호로 떨쳐냈다. 희생과 헌신의 대명사로 후배들을 이끌며 한일전서도 도움 2개로 정상 가는 길을 활짝 연 손흥민은 감격에 겨워 포옹한 김학범 감독을 치켜 올리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한국은 최다 5회 우승국으로 아시아드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황의조는 이날 골을 추가하지 못했지만 9골로 득점왕에 올랐고, 황희찬은 4골, 이승우는 3골을 수확하며 한국축구 차세대 공격요원으로 성가를 높였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3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사진=연합뉴스]

‘인맥선발’ 논란의 당사자인 황의조가 실력으로 ‘갓의조’라는 애칭까지 얻으며 공격 구심점으로 거듭나 팬들의 의구심을 성원으로 바꿔놓았던 결실이 금메달로 이어졌다.

야구 대표팀은 일부 대표선발 논란의 여파가 자카르타에서도 이어졌지만 베테랑들의 활약으로 3연패를 달성했다.

전원 프로선발인 한국 야구대표팀은 사회인선수들로 짜여진 일본과 결승에서 에이스 양현종이 선발로 나서 6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 하나씩만 내주고 삼진 6개를 빼앗는 호투로 일본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가운데 안타는 4안타에 그쳤다. 하지만 안치홍이 1회 2타점 선제 결승타를 떠뜨린 데 이어 박병호가 3회 솔로포를 쏘아올리며 4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는 활약을 앞세워 3-0으로 승리, 3연속 정상에 섰다.

한국은 1994년 정식종목 채택 이후 7차례 무대에서 5번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정후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했던 이종범 주루코치는 한국 아시아드 첫 '부자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은 일본과 3·4위전에서 김연경이 32점을 퍼부으며 공격을 주도해 3-1로 승리, 동메달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일전으로 펼쳐진 정구 단체전 결승에서는 절반의 승리였다. 한국은 남자 정구에서 2-0으로 이겼지만, 여자 정구에서는 1-2로 패해 금, 은메달을 나눠가졌다.

결승에 오른 남자 배구 대표팀은 아시아 최강 이란에 0-3으로 완패. 2연속 동메달을 은빛으로 바꾸는데 만족해야 했다.

남자 농구 대표팀은 귀화선수 라건아가 37점 17리바운드로 골밑을 장악하며 대만을 89-81로 제압, 동메달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남자 럭비 7인제 대표팀은 스리랑카를 36-14로 꺾고 3연속 동메달을 따냈다.

여자농구 남북단일팀 '코리아' 선수단이 값진 은메달을 따낸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안게임 사상 첫 구기종목 남북 단일팀을 이룬 여자 농구는 마지막 코트에서 ‘작은 통일’을 이뤘다. 남북 단일팀 ‘코리아’는 4강부터 호흡을 맞춘 남측 박지수와 북측 로숙영의 '트윈타워'를 가동해 총력전을 펼쳤지만 중국에 65-71로 석패, 은메달을 차지했다.

비록 정상에서 아리랑을 합창하지 못했지만 시상대에 한반도기가 이번 대회 마지막으로 올라갔다. 코리아는 카누 용선에서 거둔 쾌거를 포함해 금 1, 은 1, 동메달 2개로 아시아드 데뷔무대에서 값진 성과를 남겼다.

한국은 음지 종목에서 막판 금메달을 수확했다.

쇠락의 길을 걷는 한국 복싱에서 여자 태극복서 오연지기 희망타를 작렬, 아시아드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오연지는 결승에서 태국 슈다포른 시손디에게 4-1 판정승을 거뒀다. 한국 여자 복싱은 정식 종목이 된 2010년 동메달, 2014년 은메달에 이어 이번에 금메달로 에스컬레이터 도약을 이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