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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라이프와 KDB생명의 엇갈린 행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생각은?

[업다운뉴스 이선영 기자] “KDB생명보험은 산업은행이 손실을 보더라도 매각하는 게 정답이다. 다만 임기 내 바람직하게 매각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이동걸 행장이 최근 보험사 인수합병이 활발한 상황에서 KDB생명 매각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뜻을 피력한 것이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사진=연합뉴스]
 

그렇다면 이동걸 회장은 왜 손해를 보더라도 KDB생명보험을 매각하려는 것일까.

산업은행이 만든 펀드가 2009년 인수한 KDB생명(옛 금호생명)은 이후 하락을 면치 못했다. 실적 악화와 자산건전성 하락, 설계사 이탈 등 악재가 넘쳐났다. KDB생명의 시장 가치가 1000억원에도 미치치 못한다는 것은 산업은행이 지난 10년 동안 공들여온 경영정상화가 그야말로 도로 아미타불이라는 것을 말해 준다.

KDB생명이 상대적으로 쪽박이라는 사실은 사모펀드 MBK가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최근 2조3000억원에 신한금융에 매각한 대박 신화를 보면 더욱 극명하게 대조를 이룬다.

MBK파트너스는 2013년 1조8400억원에 인수한 오렌지라이프를 신한금융지주에 2조3000억원에 넘겼다. 5년 사이 배당금만 6000억원을, 지난해 상장할 때는 지분을 팔아 1조1000억원을 이미 챙긴 터여서 5년 만에 투자 원금의 배가 넘는 이익을 냈다.

오렌지라이프와 KDB생명의 차이나는 클래스는 숫자로도 여실히 드러난다.

보험사가 얼마나 건강한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에서도 상당한 차이를 드러낸다. 금융감독원은 RBC 비율을 150% 이상 유지토록 권장한다.

지난해 말 오렌지라이프 455%, KDB생명 109%다.

KDB생명보험 CI. [사진출처=KDB생명보험 누리집]

KDB생명의 RBC 비율은 2014년까지 208% 수준이었으나 4년 사이 절반 가까이 날아갔다. 산업은행은 올해 초 3000억원을 유상증자 형식으로 긴급 투입해 RBC 비율을 지난 6월 말 기준 가까스로 195%까지 끌어올렸다. 산업은행은 2010년 말에도 3000억원을 퍼부었는데, 경영 실적은 2016년과 지난해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순이익 지표를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오렌지라이프의 경우 순이익은 MBK 인수 직후인 2014년 2235억원이었는데 지난해 340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에 반해 KDB생명 순이익은 같은 기간 653억원에서 지난해 –761억원으로 끝모를 내리막길로 곤두박질쳤다.

이렇다보니 KDB생명 매각도 될 턱이 없었다. 세 차례 모두 불발로 끝났다.

일각서 산업은행이 그동안 KDB생명을 운영하는 데 있어 너무 안일했던 것 아니냐고 꼬집고 있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실제로 KDB생명은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인 안양수 대표(2015~2018년)가 취임한 2015년부터 당기순이익이 현저하게 감소했다. 2014년 655억원에서 2015년 274억원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2016년에는 당기순손실 102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정재욱 KDB생명보험 사장. [사진출처=KDB생명보험 누리집]

설상가상으로 올해 선임된 정재욱 KDB생명보험 사장은 낙하산 인사 논란을 빚었다. 보험 실전 경험이 없는 CEO라는 비판이 그것이다. 또 이동걸 회장과 2000~2003년 한국금융연구원에서 연구위원으로 같이 근무한 이력과 학계에서도 함께 활동한 경력을 지적하며 이동걸 회장이 낙하산 인사를 감행한 것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도 없지 않았다.

이들 뿐만이 아니다. 최익종 전 사장(2010~2011년)을 비롯해 안동명·권영민 전 부사장, 임해진 현 부사장 등이 모두 보험 경험 없는 산업은행 출신이다.

이동걸 회장은 1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서 “리딩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전 기업들이 4차산업 혁명과 접목해 뼈를 깎는 노력으로 변해야 한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하지만 이동걸 회장이 매각이 정답이라는 KDB생명의 씁쓸한 현주소를 보면 뼈를 깎는 노력으로 변해야 하는 것은 산업은행 자체가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이선영 기자  bbilly0411@updow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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