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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이슈] 사기 분양과 일감 몰아주기, 정몽규 HDC 회장 사면초가

  • Editor. 이선영 기자
  • 입력 2018.09.1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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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선영 기자] “고객과 더불어 풍요로운 삶과 신뢰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겠다.”

HDC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몽규 회장이 평소 강조하고 있는 철학이다.

하지만 최근 HDC그룹 안팎서 불거지고 있는 각종 논란을 보노라면 부친인 고 정세영 명예회장 때부터 강조해 온 정몽규 회장의 ‘정도 경영’ 철학에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우선 HDC현대산업개발은 최근 경기도 운정신도시 입주 예정자들로부터 허위·과장 광고로 소비자를 속인 것 아니냐는 비판과 비난 세례를 받고 있다.

아이파크 단지는 지난 1월 수도권 광역 급행철도(GTX) 개통 예정에 따른 수혜로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쳤다. 하지만 문제가 불거졌다. 현대산업개발 측이 최우수라고 홍보했던 내용과 달리 녹색건축 인증에서 가장 낮은 일반등급을 받은 정황이 드러나면서 입주 예정자들 사이서 ‘사기 분양’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입주 예정자들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애초 홈페이지·블로그는 물론 홍보책자에도 ‘녹색건축 인증 최우수 1등급(예정)’이란 문구를 표시했다가 슬그머니 이를 지운 꼼수를 부렸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분양홍보 과정서 홈페이지 및 카탈로그에 표기할 때 실수가 있었다”고 시인한 뒤 “앞서 고객들에게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입주 예정자들은 “현대산업개발 측이 확정되지도 않은 인증등급을 허위로 기재한 뒤 단순 실수라고 해명한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현재 홈페이지·블로그 등에서 해당 문구가 삭제됐다. 현대산업개발이 소비자를 속여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없애 증거를 인멸하고 있다”고 목청을 돋웠다.

입주 예정자들이 현대산업개발 측이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법규를 위반하면서까지 성능등급 인증서를 입주자 공고문에서 고의 누락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이유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회사 내부적으로 이번 사안에 대해 검토했다”며 “현재 원만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입주 예정자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단 이 뿐만이 아니다. 현대산업개발은 크고 작은 ‘허위·과장 광고’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지난 3월 ‘일산 센트럴 아이파크’는 분양 당시 롯데마트가 입점할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입주가 지난 현재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또 2016년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세종메이져시티’는 300~400세대 별도 4개 블록으로 이뤄짐에도 불구하고 마치 한 블록에 3000세대 거대 단지인 것처럼 홍보해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그밖에 용곡아이파크(단지 바로 옆 초등학교 광고, 실제는 2km 떨어진 곳에 위치), 청주아이파크(분양 홍보물보다 안방 한쪽 길이가 30~49cm 작게 시공) 등등의 논란도 불거졌다.

HDC 현대산업개발 CI. [사진출처=현대산업개발 누리집]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3월 허위광고가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기도 했다.

공정위는 현대산업개발이 남가좌동 DMC 2차 아이파크 분양 당시 서부경전철 착공시기가 2020년인데, 2019년으로 광고한 것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허위·과장광고’에 해당하는 위법행위라고 판단했다. 2010년에는 경기 파주시 ‘자유로 아이파크’ 분양 당시 국토교통부 계획에도 없던 ‘경의선 신운정역이 신설될 예정’이라는 홍보문구가 허위·과장광고로 인정돼 입주자들에게 손해배상을 하기도 했다.

‘2018 시공능력평가’에서 지난해보다 2단계 하락한 10위를 차지한 현대산업계발이 이미지 제고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 KBS 추적60분 보도를 통해 2013년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 인테리어 공사 당시 HDC현대산업개발이 대한축구헙회장인 정몽규 회장의 여동생인 정유경 씨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종합인테리어 회사 코테F&D에 일감 몰아주기를 한 정황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KBS가 입수한 기업신용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코테F&D서 정유경 씨는 지분 26.7%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코테F&D의 경우 현대개발산업과의 내부거래 비중이 99%에 달했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정몽규 회장 → 여동생 정유경 씨 일감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코테F&D는 (현대개발산업) 계열사가 아닌 무관한 업체로 일감몰아주기 대상이 아니고 정유경 씨는 이사가 아닌 일반 주주로 보유하고 있는 지분도 많지 않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이 최근 시공한 아이파크 입주공고문에 따르면 추가선택품목 중 펜트리 및 주방 엔지니어드스톤(주방상판+주방벽)의 제조사 대부분이 코테F&D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은 여전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중이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정몽규 회장의 한 숨이 깊어지는 대목은 또 있다.

공정위가 지난달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HDC그룹 계열사 'HDC아이콘트롤스'가 규제의 칼날을 정면으로 맞게 되면서다. 공정위는 개정안에서 그룹 오너일가의 사익편취 규제 대상을 강화했다. 기존에는 총수일가 지분율이 상장회사 30%, 비상장회사 20%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했다. 하지만 이를 20%로 일원화시키고, 이들 기업이 지분을 과반수 보유한 자회사도 규제 대상에 포함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 규제대상에 아이콘트롤스가 포함됐다. 홈네트워크 시스템 업체인 아이콘트롤스는 HDC그룹 산하 계열사가 주 고객이다. 우리가 주변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파크 아파트의 홈네트워크 시스템도 아이콘트롤스 제품이다.

정몽규 회장은 아이콘트롤스 지분 29.89%를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규제망에서 아슬아슬하게 벗어났으나 이번 개정안으로 인해 지분 정리가 불가피하게 된 셈이다.

사기 분양, 허위·과장 광고, 일감몰아주기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몽규 회장이 난국을 어떻게 극복할지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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