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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이슈] '평양행'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일은 일, 논란은 논란?

  • Editor. 이상래 기자
  • 입력 2018.09.1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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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18일부터 사흘간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은 뜨거운 관심사다. 남북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총수들이 문재인 대통령 특별수행원으로 방북에 동행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발언도 덩달아 눈길을 끌고 있다. 재계 1위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태 핵심 피고인으로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자 임 실장이 “재판은 재판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보고 ‘일은 일이다’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하면서다.

동행하는 재벌총수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만이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남북경제협력 재개의 숙원을 품고 가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마찬가지다.

현대그룹은 금강산사업 등 7개의 핵심 남북경협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기업 사정도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현정은 회장이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그룹은 지난 4월 제1차 남북정상회담이 끝나고 5월 '남북경협사업 태스크포스팀(TFT)'을 가동했다.

‘일은 일’이지만 ‘재판도 재판’인 것은 이재용 부회장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현정은 회장도 이 부회장처럼 재판을 앞두고 있다.

현대그룹의 지주사 격인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주주 쉰들러가 현정은 회장 등 현대그룹 전·현직 경영진을 상대로 낸 7000억원대 민사소송의 2심 판결이 방북 기간인 19일에 나온다. 이 소송은 현대상선 경영권을 놓고 현대그룹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이 분쟁을 치르면서 촉발됐다. 업계에서는 현 회장과 정 이사장의 관계를 빗대 ‘시동생의 난’이라고도 일컫는다.

현대그룹 로고. [사진캡처=현대그룹 홈페이지]

발단은 현대엘리베이터가 이후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를 위해 5개 금융사를 우군으로 확보해 우호지분 매입 대가로 연 5.4~7.5%의 수익을 보장해 주는 파생상품 계약을 맺으면서다. 현대그룹 현대상선 주가가 오를 경우 수익을 배분하지만 주가가 떨어지면 현대엘리베이터가 금융사에 손실을 보전해주는 내용이었다.

쉰들러는 “대주주 일가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파생금융상품 계약을 맺어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도 쉰들러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정은 회장 등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을 상법 신용공여 금지 위반 등 혐의 고발 건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처분 결정에 불복해 항고장을 제출했다. 현정은 회장의 개인적 이익을 위한 경영권 방어를 뚜렷한 근거 없이 회사의 이익으로 간주한 잘못을 바로 잡고, 현 회장 등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의 상법 위반 및 배임 혐의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현정은 회장의 논란은 재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무벡스 상장이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현정은 회장 오너 일가의 편법적 부의 증식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현대무벡스 매출의 상당 부분은 현대그룹 계열사를 통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777억 원 가운데 그룹 계열사로부터 벌어들인 수익은 447억원(57.5%)에 이른다. 2016년에도 매출액(1081억원)의 절반가량인 504억원이 그룹 계열사를 통해서 발생했다.

현대무벡스의 최대주주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43.52%)이다. 여기에 현 회장의 맏딸인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5.49%)와 둘째딸인 정영이 현대무벡스 차장(0.19%), 막내아들인 정연선 현대투자파트너스 이사(0.25%)도 지분을 갖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30.51%)와 현대상선(18.95%)은 2, 3대 주주다.

이런 가운데 현정은 회장을 올해 말 상장하겠다는 복안을 내놓으면서 의혹은 더욱 힘이 실렸다.

대기업들이 내부거래를 유지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꼼수인 ‘주요 사업부문 인적 분할→오너일가 지분 확보→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성장→ 현대무벡스 인수 합병→사명변경→기업공개 추진’ 등 일련의 과정을 현대무벡스가 그대로 따라가면서 현정은 회장에게 따가운 눈총이 쏠리고 있는 실정이다.

‘일은 일, 재판은 재판’이듯이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관련 대법원 판결은 남북정상회담과 관계 없이 그대로 진행될 것이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이러한 논란들에 대해 현정은 회장이 어떻게 대처할지 지켜봐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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