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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상장' 하나제약, 여전히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

  • Editor. 이선영 기자
  • 입력 2018.09.18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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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선영 기자] 하나제약이 다음 달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탈세 전력이 있는 하나제약을 두고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 통과가 적절한지 논란이 일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하나제약은 지난 6일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달 17∼18일에 개인투자자 청약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상장 후 시가총액은 4000억∼4500억 원 정도 전망된다”고 밝혔다. 상장일자는 10월 2일이 유력하지만 변동 가능성도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상장 주관을 맡았다.

하나제약 공모 희망가는 2만4500∼2만8000원이다. 희망가 상단을 기준으로 1143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공모 자금은 유럽 기준에 맞춘 의약품 제조생산기준(EU-GMP) 수준의 제3공장을 신축하고 기존 공장의 설비를 확충하는 데 활용할 방침이다.

그렇다면 하나제약은 어떤 제약사일까?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이한 하나제약은 마취제와 의료용 마약제제 등 특수 의약품을 중심으로 탄탄한 기반을 다졌다. 대표제품 하나구연산펜타닐주는 동일 성분 시장점유율 56%로 마약성 진통제 분야 점유율 1위 제품으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흡입 마취제인 세보프란흡입액도 시장 점유율 49%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하나제약의 회심의 카드는 또 있다. 이른바 ‘혁신 마취제’로 불리는 레미마졸람은 회사의 미래 기대주로 꼽힌다. 독일 업체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은 레미마졸람은 진정효과는 높이고 독성은 줄인 마취제 신약 후보물질로 현재 임상 3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하나제약 지난해 매출액은 1393억원으로 전년(1245억원)보다 11% 늘었고 영업이익도 319억원으로 전년(237억원) 대비 35% 증가했다.

업계서는 주요제품들만 놓고 볼 때 하나제약은 당분간 탄탄대로를 걸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00세 시대 만성질환 유병률이 높아지면서 진통제 수요가 늘고 있으며 건강검진과 성형 증가세로 마취제 사용량도 많아져 덩달아 하나제약의 영업이익 증가가 기대되고 있어서다.

하나제약. [사진출처=하나제약 누리집]

하지만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 또한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나제약이 최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두 차례에 걸친 세무조사서 모두 탈세혐의를 받아 245억원의 세액이 추징됐고, 이로 인해 전 대표이사인 조경일과 전영실, 허인구 씨 등 3인이 2016년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바 있기 때문이다.

조경일 전 회장 외 2인과 하나제약은 조세포탈혐의로 검찰에 기소돼 1심판결에서는 모두 유죄판결을 받았고, 올해 5월 말에 있었던 2심 판결에서 조경일 전 회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및 벌금 77억원을 선고 받았다. 하나제약은 1심에서 산정한 벌금액 33억원보다 더 늘어난 50억원의 벌금 선고유예 판결을 받기도 했다.

세무조사 당시 국세청 직원들은 하나제약 지점들이 제출한 간이영수증을 추출해 조사한 결과 90% 이상 허위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나제약은 주로 직원들의 식대나 복리후생비 등으로 분류한 항목에 허위 영수증을 증빙하는 꼼수를 부려 세금을 빼돌렸다. 또 건축공사 공사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는데도 허위 신고한 뒤 부가가치세를 포탈한 정황도 드러났다.

1·2심 재판부는 이렇게 빼돌린 세금이 병·의원 접대비로 지출된 것으로 판단했다.

일각에서 수년간 탈세를 벌여온 하나제약이 한국증권거래소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것을 두고 투자자보호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판단이라며 투자자들을 ‘봉’으로 보고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고 있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이윤하 하나제약 대표. [사진출처=하나제약 누리집]

하나제약 측은 “세무조사 지적사항에 대해 보완을 완료했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해 상장 승인을 받았다”면서 "현재는 제약 연구개발 전문가인 이윤하 대표가 전문 경영인으로서 공정하게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조경일 전 회장이 지난 3월 퇴사했지만 오너 일가 소유 지분이 82%로 절대적인데 이윤하 대표가 제 목소리를 낼 수 있겠느냐며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기업 내부 구조를 보면 더 그렇다.

현재 최대주주인 조동훈 씨는 조경일 전 회장의 막내아들로 회사 지분 34%를 보유하고 있다. 조동훈씨는 현재 하나제약 부사장으로 경영을 총괄하고 있고 세무조사가 있었던 지난 2010년부터 2015년 1월까지 경영본부장을 맡았다. 조경일 전 회장의 딸 조혜림 씨 또한 등기이사로 하나제약의 자금관리를 총괄하고 있으며 회사지분 14.6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조 이사는 2006년부터 2015년 11월 까지 경리부에서 근무했다.

일각에서 "하나제약은 사실상 조경일 전 회장 가족회사이며 조 부사장과 조 이사 등도 하나제약의 조세탈루혐의와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하나제약이 이번 코스피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탈세기업’ 불명예를 말끔하게 씻어낼 수 있을지 앞으로 세심하게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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