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8년 만의 외출' 퓨마 호롱이, 결국 4시간 만에 사살…봇물 국민청원에 먹먹해지는 까닭

  • Editor. 이선영 기자
  • 입력 2018.09.19 17: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이선영 기자] 18일 테마공원 대전오월드 동물원에서 사육 중인 퓨마 ‘호롱이’가 사육장을 제 발로 걸어 나왔다가 4시간반 만에 결국 사살된 사건을 두고 동물원 폐쇄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19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퓨마 사살 사건과 관련한 청원이 오전까지 50여건이나 올라왔다. 청원 대부분이 퓨마 관리인과 퓨마를 사살한 관계자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거나 동물원 자체를 폐쇄해 달라는 내용이다.

대전오월드 퓨마 '호롱이'. [사진출처=대전오월드 누리집]

한 청원인은 “야생의 넓은 산림에서 자유를 누려야 할 퓨마가 8년을 철장 안에서 살다 탈출해 4시간의 자유를 채 만끽하기도 전에 사살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동물원이라는 감옥 안에 가두어지고 평생을 그저 인간들의 눈요깃거리로 사는 많은 동물들이 아직도 철장 안에 갇혀 있다”며 “동물원에서 많은 동물들을 가둬 놓는 것은 엄연한 학대행위이고 꼭 필요한 행위가 아니라는 점에서 조속히 동물원의 폐쇄를 청원한다”고 밝혔다.

퓨마 탈출 사건이 발생한 대전 중구 사정동의 오월드 동물원 인근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다른 청원인은 “재난문자를 접하고 두려움과 안타까움이 공존하는 시간이었다. 이번 일을 통해 동물원의 필요성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며 “퓨마의 경우 멸종 위기종이라 한다. 보호가 필요하다. 그게 좁은 우리에서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며 사육당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퓨마가 사살되기 전까지 평생을 좁은 동물원 사육장 안에 갇혀 있었다는 데 대한 세간의 안타까움이 전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물원을 폐지하거나 동물원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 퓨마 사살 사건이야말로 청소 뒤 사육장 문을 열어둔 사람의 실수로 비롯된 인재라는 점에서 더 안타깝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50분께 대전오월드 동물원 내 퓨마 사육장에서 퓨마 한 마리가 탈출한 것을 직원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청소를 마친 직원이 사육장 문을 잠그지 않은 틈을 타서 퓨마가 사육장을 빠져나갔다. 사육장을 탈출한 생후 8년 된 60kg가량의 암컷 퓨마 이름은 호롱이였다.

그 사이 대전시는 시민들에게 오월드와 주변 보문산 외출을 자제해달라는 재난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텅 빈  대전오월드 퓨마 사육장. [사진=연합뉴스]

그렇다면 퓨마 ‘호롱이’는 왜 사살된 것일까.

119특수구조단과 경찰타격대, 동물원 측이 수색에 나서 1시간반 만에 동물원 내 배수구 쪽에서 웅크리고 있던 퓨마를 발견했다. 동물원 측이 마취총 한 발을 쐈지만 퓨마는 완전히 마취되지 않은 채 달아났고, 수색대는 오후 9시 45분경 우리에서 400m 떨어진 동물원 내 퇴비사 근처서 다시 퓨마를 조우한 뒤 결국 사살했다.

동물보호 전문가는 퓨마 사살 조치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동물권단체 케어 관계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1987년 창경원에서 침팬지가 탈출하고 2005년 어린이 대공원에서 코끼리 6마리가 탈출하는 등 동물원에서 동물이 탈출한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사건이 발생했을 때마다 동물 포획이 불가피한데 반드시 사살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전오월드 관리기관인 대전도시공사는 "시민안전을 위해 사살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유영균 대전도시공사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민안전을 위협한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안타깝게도 일몰이 돼 매뉴얼에 따라 사살했다"고 말했다. 이어 "포획하려 했는데 너무 위험했다. (동물원) 외부 경계가 2m나 돼 넘어갈 수 있는 높이였다"며 "대전시 감사관실이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며, 사실관계 확인한 뒤 그에 따른 책임을 엄중하게 책임 묻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유 사장은 "맹수류 관리에 위성항법장치(GPS) 칩을 내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체계적인 매뉴얼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금강유역환경청은 퓨마가 탈출한 사건을 두고 대전오월드에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관리소홀로 책임을 묻고 경고 처분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