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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정상에서 역사로 하나 된 남북 정상의 두 손, 희망가도 백두에서 한라까지?

  • Editor. 김기철 기자
  • 입력 2018.09.2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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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기철 기자]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다.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될 것이다. 남쪽 일반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믿는다.” (문재인 대통령)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을 담가서, 백두산 천지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이 천지 물에 다 담가서,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나가야겠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한민족의 영산 백두산 장군봉에 서서 천지를 응시하면서 굳게 두 손을 맞잡고 하나가 된 남과 북의 정상이 이같이 백두의 희망가를 불렀다.

18일부터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방북 마지막날인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백두산에 올라 감격의 순간을 맛봤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오전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고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평생 중국이 아니라 북쪽에서 오르는 백두산 등정을 꼭 이루겠다는 소원을 푼 문 대통령으로서는 감흥이 남달랐다. 그러면서도 이제 9월 평양공동선언으로 첫걸음을 내디딘 한반도의 평화가 완전히 뿌리내리기를 희원하면서 남녁의 국민들도 자유롭게 백두산을 오를 수 있는 날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믿음을 숨기지 않았다.

김정은 위원장도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들, 해외동포들 와서 백두산을 봐야지요"라며 "분단 이후에는 남쪽에서는 그저 바라만 보는 그리움의 산이 됐으니까"라고 공감을 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남북 정상은 이날 평양순안공항을 출발해 삼지연공항으로 이동한 뒤 자동차와 케이블카를 타고 김정숙‧리설주 여사와 부부 동반으로 백두산 장군봉에 올랐다. 특별수행원들과도 역사적인 기념촬영을 한 뒤 천지 주변을 산책하면서 평양남북정상회담의 뜻을 새롭게 새겼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0일 오전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와 백두산 천지를 산책하던 중 천지 물을 물병에 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천지에 도착했을 때 "오늘 천지에 내려가겠느냐"는 김 위원장의 질문에 문 대통령은 백두산에 대한 경외심 때문인 듯 웃으면서 "천지가 나무라지만 않는다면 손이라도 담가보고 싶다"고 답했다.

그래서 남과 북의 물도 합쳐졌다. 문 대통령 부부는 김 위원장 내외와 함께 천지 주변을 산책하다가 김 여사가 준비해온 생수병에 담긴 한라산 물을 천지에 조금 부었다. 백두와 한라의 '합수 순간이었다'. 무릎을 굽혀 앉은 문 대통령은 직접 천지에 손을 담가 물을 뜬 뒤 한라의 물이 담긴 생수병에 천지의 물을 옮겨 담았다.

이 백두산 천지의 물이 한라산 백록담에서 다시 합수될 수 있을까. 이날처럼 남북 정상 내외가 나란히 백록담에서 물을 합치는 날이 온다면 ‘백두에서 한라까지’라는 한민족의 마음속 통일부터 이뤄질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오전 함께 오른 백두산 천지.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평양 방문 첫날 만찬에서 ‘백두에서 한라까지’를 언급하면서 건배사를 했고, 전날 능라도 5·1경기장에서 북한 대중 앞에서 연설하면서는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확약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백두산을 함께 올라 한라와 백두의 합수까지 했고, 김 위원장이 서울 답방도 약속한 가운데 남북 정상의 한라산 동행이 성사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 방한 때 남북 정상이 함께 한라산을 가는 것은 어떠냐’는 질문에 “매우 좋은 아이디어다. 참고하겠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도 전날 성명을 통해 “김 위원장이 약속한 서울 방문 시 평화의 섬 제주의 한라산 방문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겨레가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미래를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도민과 함께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백두산 등반을 마치고 공식수행원과 삼지연 공항에서 공군 2호기를 타고 서울로 돌아오게 되면 역사적인 평양 방문도 마무리된다.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때 진지한 고민이 묻어난 ‘도보다리 대화’에 이어 남북 정상이 백두산 천지까지 동행한 것은 남북관계에서 큰 상징성을 띤 역사의 명장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백두산에 이어 한라산 정상에서도 남북 정상이 하나 된 손을 맞잡는 역사도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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