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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BC '소매금융 털어내기' 논란, 고객도 정리대상?

  • Editor. 이선영 기자
  • 입력 2018.09.2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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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선영 기자] “금융거래 환경을 점점 악화시키는 계좌해지 압박식 영업은 고객도 정리 대상으로 인식하는 거대 횡포로 즉시 중단하고 마지막 한 명의 소비자가 금융거래를 종료할 때까지 거래에 불편이 없도록 해야 한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이 글로벌 뱅크인 HSBC(홍콩상하이은행)의 행태를 비판하면서 시정을 촉구한 주장이다.

HSBC(홍콩상하이은행). [사진=연합뉴스]

HSBC가 2014년 돈이 안 된다며 국내 소매지점을 폐쇄하더니 일방적인 약관 변경, 전자금융 서비스 철회 등을 통해 고객 불편을 초래하는 방식으로 ‘고객 털어내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정황이 논란을 빚고 있다.

21일 금융소비자연맹에 따르면 HSBC는 떨어지는 수익성을 이유로 국내 개인금융 분야에서 철수한다며 2014년 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인가를 받아 지점 10개를 폐쇄시키고 모든 업무를 서울지점으로 이관했다.

HSBC는 1984년 한국에 진출한 뒤 2007년 다이렉트뱅킹을 선보이는 등 소매금융계에 안착하려 했지만, 매출 부진으로 실패하고 2014년 이후 그나마 수익성이 양호한 기업금융만을 운용하고 있다.

HSBC의 ‘고객 털어내기’는 그해 6월 30일 인터넷서비스를, 12월 30일 ATM서비스를 종료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에 따라 HSBC의 고객들은 예금을 찾으려면 콜센터 상담원을 통해 다른 거래은행으로 자금을 이체한 후 타행에서 인출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

일각에서 HSBC가 은행이라면 마땅히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서비스를 종료한 것을 두고 그야말로 스스로 고객을 내치는 행태가 아니냐고 비판한 이유다.

HSBC는 전자금융서비스 철회로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7월 일방적으로 약관을 변경해 이체수수료를 부과하더니 10월에는 무이자 예금 한도를 증액하고 범위를 확대했다. 지난 3월에는 개인금융 콜센터 2개의 대표번호를 하나로 통합해 줄였다.

현재 HSBC 고객은 영업시간에 서울지점 고객센터를 방문하거나, 콜센터를 이용하지 않고는 단순 조회, 분실신고조차 할 수 없다. 물론 콜센터를 통해 계좌해지, 예금이체, 펀드 환매 신청 등을 할 수 있지만, 콜센터에서 처리할 수 없는 용무가 있거나 서울지점을 방문하기 어려운 소비자의 용무는 직원이 직접 출장 처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콜센터 상담원과 출장 직원이 부족해 콜센터 통화 장기 대기, 출장 직원과의 일정 조율 등 문제점으로 인해 소비자 불편과 피해가 심각하다는 게 금소연의 지적이다.

고객 입장으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HSBC가 금융자산 정보 중 매월 통지하는 잔액 이외의 정보는 제공하지 않아 고객이 콜센터에 전화해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등 부족한 정보와 업무지연 등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때 펀드를 환매할 수 없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소비자연맹에 따르면 HSBC 측은 금융거래를 종료하지 못한 개인 소비자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받기를 원하시는 고객님께서는 저희 은행 계좌를 해지할 것을 권장한다’는 입장이어서 고객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서 HSBC가 “소매금융 털어내기로 갑질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HSBC는 수익성이라는 잣대로만 개인고객 전담 직원 수를 축소하고, 소비자의 자산관리도 소홀히 하는 등 소비자들을 외면하면서 자사 개인고객이 스스로 거래를 끊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금융소비자연맹이 “HSBC가 소비자의 권익은 안중에도 없고, 은행으로서 당연한 고객 보호책임을 도외시하는 것은 소비자에 대한 배신과 횡포”라고 성토하는 이유다. 연맹은 “금융당국은 인가 조건에 위반이 있다면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하며, 관련 법령을 개정해 이동 불가 펀드 보유 고객들이 원하는 경우에 타금융사 이관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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